[Y현장] "국민 세금 아직도 낭비"...4대강 사업 '삽질'을 멈추려면 (종합)

[Y현장] "국민 세금 아직도 낭비"...4대강 사업 '삽질'을 멈추려면 (종합)

2019.10.23.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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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국민 세금 아직도 낭비"...4대강 사업 '삽질'을 멈추려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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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삽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4대강을 주도했던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 4대강 삽질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김병기 감독)

23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삽질'(감독 김병기, 제작 오마이뉴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김병기 감독, 김종술 시민기자, 안정호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삽질'은 대한민국 모두를 잘살게 해주겠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들의 뒤통수를 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12년간 밀착 취재해 그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는 영화다.

'자백' '공범자들' '그날, 바다'를 잇는 팩트추척 사회고발 작품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큰 화제를 모으며 다큐멘터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김병기 감독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제2의, 3의 4대강 삽질이 계속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4대강 사업은 일회성 사업이 아니다. 김무성 의원은 보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매년 5천억 원에서 1조원의 국민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여전히 보는 강을 해치고 있고 홍수와 가뭄 예방 효과도 없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세금이 지금도 허투루 쓰이고 있다'는 걸 알고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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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감독은 2006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제1공약으로 내세운 대운하 사업에 주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의 실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에 찾아갔다. 김 감독 또한 "대운하 사업은 그의 제1공약이었기 때문에 저널리스트로 검증이 필요했다"면서 "현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난 사람들을 직접 만났다. 운하를 만들면 강이 좋아진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수질도 악화하고 지역 경제도 죽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라고 밝혔다.

'삽질'은 이명박 정권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살리기로 둔갑 시켜 국민들을 상대로 한 희대의 사기극의 내막과 그로 인해 '녹조라떼'가 되어버린 강의 모습, 또 그러한 일들을 벌인 진짜 이유를 흥미롭게 추적해간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대형 보 16개 등을 설치해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취지로 예산 22조 2000억 원을 투입한 단국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이다.

이명박 정권이 대학동문과 현대건설 재직 당시 동료들을 모두 불러 모아 건설사들과 함께 담합하여 나눠먹기식 돈 잔치를 벌인 대국민 사기극으로 전문가들의 우려는 물론 전 세계의 질타를 무시하고 공사를 감행했다.

[Y현장] "국민 세금 아직도 낭비"...4대강 사업 '삽질'을 멈추려면 (종합)

'금강요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종술 기자는 지난 10년 동안 금강에 터를 잡고 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강의 변화를 기록했다. 김 기자는 "현재 충남 공주에 살고 있다. 4대강 사업 초기에 지역 언론에서 취재했는데 압박이 가해졌다. 전 4대강 사업이 잘못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 취재하러 가면 욕설과 폭행이 수시로 일어났다"면서 "1년에 340일 정도 강에 나간다. 4대강 사업 관련 기사만 1700개 정도 썼다. 수문이 개방되는 구간과 닫힌 곳의 차이는 극과 극이다. 이 영화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4대강을 한 번쯤 가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은 환경문제도 있지만, 지역공동체를 파괴했다. 4대강 사업이 시작하면서 강변에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돈이 뿌려졌다. 그 돈으로 가장이 파탄되고 자살하고 이혼하는 사람도 생겼다"면서 "그때 돈으로 마을 주민들이 갈라졌고 아직도 소송을 벌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으로 인위적으로 강들을 막은 결과,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공사 당시 16개 보 주위엔 이름도 생소한 큰빗이끼벌레부터 일명 깔따구, 실지렁이, 녹조현상 등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삽질' 사업이라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Y현장] "국민 세금 아직도 낭비"...4대강 사업 '삽질'을 멈추려면 (종합)

4대강 사업은 2017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가 '눈길을 끄는 자본의 쓰레기들'로 표현한 세계 10대 건축물/시설과 돈만 먹는 애물단지를 뜻하는 '흰 코끼리' 건축물/시설로 선정된 10개 중 3번째 사례로 꼽혔다.

김병기 감독은 "22조라는 교육비를 지출하고도 4대강 사업으로부터 한 줄도 배우지 못한 게 아닐까 한다. 많은 사람이 끝나지 않은 4대강 사업에 공감하고 함께 배워보자는 차원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22조라는 돈 잔치가 벌어졌는데 영화에 나오는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이 잘못한 걸까 싶었다"라면서 "우리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부자 만들어 준다고 해서 뽑았다. 우리 안의 이명박, 내 안의 이명박이라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지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바를 이야기했다.

안정호 기자는 "기존 몇 년 동안 저널리즘 다큐멘터리가 꽤 개봉했다. 기존 다큐멘터리와 '삽질'의 차이를 묻는다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영화에 4대강 사업을 담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만큼 질문의 폭도 넓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삽질'은 오는 11월 14일 개봉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앳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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