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③] '자이언트 펭TV'PD "제2회 '이육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Y메이커③] '자이언트 펭TV'PD "제2회 '이육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2019.10.22.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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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③] '자이언트 펭TV'PD "제2회 '이육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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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나때)는 말이야~."

까마득한 후배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대선배. 현실밀착형 오피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 상황은 다름 아닌 EBS 어린이 캐릭터, 뚝딱이와 펭수간의 대화다.

유아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대사에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자녀 때문이 아니라면 EBS를 통 볼 일 없었던 2030세대들이 펭수와 '자이언트 펭TV'에 환호하는 이유다.

남극에서 왔다는데 이름부터 왠지 친숙한 펭수는 EBS가 최근 선보인 펭귄 캐릭터로,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펭귄 유튜버다. 그가 출연하는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채널은 개설 8개월 만에 구독자수 20만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금요일 오전 9시30분에서 가족 시간대인 오후 8시30분으로 편성도 변경됐다. 펭수에 열광하는 '어른이'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자이언트 펭TV'는 남녀노소가 함께 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뚝딱이부터 뿡뿡이, 번개맨, 짜잔형, 뽀로로, 먹니, 당당맨, 펭수에 이르기까지 역대 EBS를 이끌어 온 캐릭터들이 총출동한 'EBS 아이돌 육상대회'(일명 '이육대')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캐릭터 잔치, '아육대'를 패러디한 신선한 시도가 화제를 모은 '이육대'는 펭수가 '2030 뽀로로'로 부상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예능 프로그램 뺨치는 '자이언트 펭TV'의 유쾌한 발상은 과연 어디서 오는 걸까? EBS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이 색다른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슬예나 PD는 "오히려 "EBS여서 가능했다"고 답했다.

[Y메이커③] '자이언트 펭TV'PD "제2회 '이육대'? 가능성은 열려 있다"

Q. '자이언트 펭TV'의 가능성을 언제 예감했나요?
A : 사실 '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기 구독자수 2만 명이 안 될 때에도 그 충성도만은 굉장히 탄탄했거든요. 당시 광화문에서 팬 사인회를 했는데 번호표를 나눠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까지 오실까' 했는데 어린이 팬은 물론 어른들까지 선물을 준비해서 오시고, 심지어 부산에서까지 올라오신 걸 보고 놀랐어요.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해주시는구나 실감했죠. 충성도가 있으니 어떤 계기만 있으면 확산될 거란 가능성을 느꼈죠.

Q. 아무래도 '이육대'(EBS 아이돌 육상대회)가 그런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A : 사인회 때도 그렇고 마치 실제 아이돌 연습생을 보듯이 선물을 주고 사인 받으러 오는 팬들을 보면서 언뜻 '펭수가 '아육대'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고 보니까 육상대회는 EBS에서 해도 되겠다 싶었죠. 특히 사인회 때 2030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걸 느껴서, 그 분들이 어렸을 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캐릭터들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EBS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니까 '뚝딱이는 대선배'고, '번개맨은 늘 영웅의 면모를 유지해야 하고' 이런 특성들이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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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육대' 시즌2도 나올까요?
A : 스케줄이 맞을 때 특집 성으로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협업해보려고 노력 중이고요. '이육대' 같은 경우는 어린이날이나 명절 같은 때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해보고 있어요. 저희가 장기적으로 플랜을 짜지 않아서 확답은 드리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죠.

Q. EBS 캐릭터가 총출동했는데 섭외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A : 다들 스케줄이 바빠서 다 맞추기는 쉽지 않았어요. 제작진이 그동안은 펭수만 챙기면 됐는데, 현장에 보조해 주실 분을 많이 부르긴 했지만, 한 자리엔 모인 많은 캐릭터들과 작업이 쉽지 않았죠. 또 시뮬레이션 해 본 적이 없는 기획이라, 어떤 종목으로 경기를 해야 재미있게 흘러갈지 예상이 안 됐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 한정적인 제작비를 다른 에피소드에서 아껴서 '이육대'에 쏟아 부었어요. 사실 저희 팀에는 굉장한 대기획이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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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자이언트 펭TV'가 예능 못잖은 화제성을 모으고 있는데, EBS가 아닌 다른 채널이었다면 어땠을까요?
A: 만약 어른 대상 프로그램이었거나 타 채널이었다면 다른 재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 같은 형태의 사랑은 못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EBS가 지금까지 지켜 온 가치가 있고, 그것에 대한 기대가 있잖아요. 물론 EBS내에서는 선을 넘는 콘텐츠이긴 하지만,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지 않기 위해 구성이나 자막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거든요. 가족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같이 봤을 때 너무 자극적이거나 비교육적인 요소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죠. 펭수를 사랑해 주시고 힐링을 얻는 이유가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라는 분들도 있고, '이육대'도 선배님들이 잘 구축해 놓은 캐릭터를 패러디해서 사랑받았죠.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EBS에 대해 '어릴 때 내 친구였던 채널'로 기억하고 있어서 '자이언트 펭TV'가 포근하고 따뜻하게 다가가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자이언트 펭TV' 이전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연출했는지 궁금해요. 뿌듯했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A : 9년간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했어요. 다큐멘터리도 했고, 웹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상이나 시청률 수치보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거나 반향을 일으켰을 때 뿌듯하더라고요. '하나뿐인 지구'라는 환경 다큐에서 '물건 다이어트'라고 해서 미니멀리즘을 다룬 적이 있어요. 당시에 우리나라에 많이 안 알려져 있었는데 많은 관심을 받아서 뿌듯했죠. 작년엔 '보니하니'를 하면서 '멍냥꽁냥'이라는 웹드라마를 했어요. 지금의 '자이언트 펭TV'랑 비슷한 포인트가 있는데, 4회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업로드가 되면 순식간에 조회 수가 올라가고 댓글이 달렸어요. '시즌2 나왔으면 좋겠다', '힘든 학교 생활에 큰 힘이 됐다' 등의 반응을 접했을 때 뿌듯했죠. '자이언트 펭TV'도 가능하면 모든 댓글을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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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상적인 구독자 반응이 있다면요?
A : 펭수한테 듣기로 DM이 많이 온다고 해요. 실제로 펭수가 인스타그램 관리를 직접 하고 있거든요. 하하. 펭수가 답장을 다 해 주려고 하다가 너무 많아서 다는 못 하지만 꾸준히 읽고 있어요. '힘들 때 펭수를 보고 웃고 힘을 얻는다'는 반응들이 가장 뿌듯하죠.

Q. 김명중 사장님이 자주 언급되세요. 사장님, 또 사내 반응은 어떤가요?
A : 사장님도 펭수 콘텐츠를 다 보시고 댓글도 읽고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펭수가 초기 때부터 EBS 내에 팬이 많았어요. 그때도 젊은 조연출이나 작가님들부터 나이 많은 부장님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해 주셨죠. 그래서 잠깐 '혹시 EBS 내에서만 인기 많으면 어떡하지' 고민하기도 했어요.(웃음) 1~2화가 방송 됐을 때 선배님들이 '새롭고 재밌고 기존에 없던 콘셉트라 기대가 된다'는 응원과 유용한 조언들을 많이 해 주셨어요.

Q. 구독자와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 저희 콘텐츠가 약간 선을 넘는 부분들에서 재미를 느껴주시는데, 출연진과 펭수의 갈등 상황도 그런 요소 중 하나거든요. 그런데 보시는 분들이 실제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생겨서, 혹시라도 상처받는 분이 생길까봐 조심스러워요. 극중 상황들은 재미있는 유머 코드라고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이언트 펭TV'가 많은 관심을 얻고 펭수가 사랑을 받으면서 생기는 오해 같아요. 앞으로도 피드백을 잘 반영해서 계속 성장하는 프로그램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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