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공유 "용기 있다고요? 다름을 인정하는 거부터 시작"

[Y터뷰] 공유 "용기 있다고요? 다름을 인정하는 거부터 시작"

2019.10.19.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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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공유 "용기 있다고요? 다름을 인정하는 거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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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보고 본능적으로 '이 영화는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되는 영화는 흔치 않거든요. 제 역할의 크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책임감이나 의무감, 거창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봐줘서 감사하지만 부끄럽네요."

오는 23일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제작 봄바람영화사)을 선보일 배우 공유가 영화를 향한 진심을 이같이 말했다.

영화는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공감을 안기며 출간 2년 만에 100만 부를 돌파했지만 '페미니즘 도서'로 낙인찍히며 남녀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영화는 제작 전부터 낮은 평점을 받으며 평점 테러를 당했다.

"책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읽어봤어요. 이전에 뉴스를 통해서 이 책을 읽은 사람에게 비난이 폭주했다는 걸 접했죠.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잖아요. 다 떠나서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안타까웠죠. 저라는 사람의 상식에서는 그렇습니다."

[Y터뷰] 공유 "용기 있다고요? 다름을 인정하는 거부터 시작"

공유는 "여성의 영화고 82년생 김지영의 영화라고 하지만 결국은 사람으로 귀결이 되는 작품"이라고 영화를 정의했다. 그는 "주변에서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위험할 수도 있는 선택을 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면서 "이건 용기라고 말하기도 창피하다. 용기라는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저도 한없이 부족하고 편협한 인물일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람으로서 생각하는 건, 나와 다름에 대해 인정을 하는 게 진짜 용기라고 봐요.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노력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용기가 있으면 조금은 희망적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앞서 공유는 "시나리오를 읽고 위로를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시나리오를 읽고)배우로서, 한 사람으로 관계 속에서 받았던 상처들이 떠올랐다. 아들로서, 사회인으로서, 제가 해야 하는 역할 속에서 저도 모르게 상처들이 쌓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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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공유는 시나리오를 "덮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했다"라고 밝혔다.

"생각이 정리된 게 아니라 두서없이 다짜고짜 엄마한테 얘기했어요. 전화를 자주 걸지 않아서 바로 '무슨 일 있어?'라고 묻더라고요. '나 어떻게 키웠어?'라고 물어봤죠. 황당해했는데, 이런 시나리오를 받았고 읽었는데 울었다고 수다를 떨었어요. 엄마가 질문에 대한 의도는 이해한 거 같았죠. 생뚱맞고 그간 안 해왔던 대화였지만 (엄마와)교감이 오갔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읽고 엄마의 삶이 궁금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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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좀비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 의열단을 연기한 '밀정',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도깨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품으로 2016년을 채웠던 공유는 '82년생 김지영'으로 무려 3년 만에 작품으로 복귀한다.

김지영의 남편 정대현 역을 통해 공유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남편으로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생활 연기와 아내에 대한 깊은 진심과 배려를 더한 세밀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소소하고 작은 거에 행복해하는 사람이에요. 대현을 연기할 때 하나도 불편함이 없었고 편안했죠. 영화적인 캐릭터보다 주변에서 한 번쯤 볼 수 있음 직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해요. 제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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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이후 '82년생 김지영'까지. 공유의 필모그래피에서 두드러지는 사회적인 작품이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역할을 언급했다.

"저는 사회적이거나 혹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아서 일어서는, 그런 대범한 사람은 아니에요. 직업이 배우잖아요. 보편적인 정서로 더욱더 많은 사람이 쉽게 (문제를)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죠. 작품 안에 들어가서 그걸 보는 사람들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연기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어떤 분들은 제 필모그래피가 들쑥날쑥 하다고 표현하더라고요. 그건 제 마음이 그렇기 때문일 거예요. 당연히 (작품을 선택하면서)전략과 계획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좀 덜 구애받고 제 마음 가는 대로 연기하고 싶어요."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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