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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Posted : 2019-10-17 15:50
 '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대현아, 요즘 지영이 많이 힘들 거야. 저 때가 몸은 조금씩 편해지는데 마음이 많이 조급해지는 때거든. 잘한다, 고생한다, 고맙다, 자주 말해 줘."

지영(정유미)이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남편 대현(공유)에게 말을 건넨다.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며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영은 어쩌다 석양을 보며 가슴이 쿵 내려앉고 자신의 목소리를 잃게 된 걸까.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제작 봄바람영화사)은 과하지 않게, 늘 "괜찮다"고 웃는 지영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와 아픔을 되짚는 작품이다.

영화는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다. 1982년에 태어나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엄마, 그리고 직장 동료인 김지영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다.

 '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소설과 영화에서 보편적인 인물로 그려진 김지영은 여자라서 겪는, 만연한 차별과 불평등을 지켜봤고 노출됐다. 엄마는 오빠들 뒷바라지하느라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빠는 지영을 스토킹한 남학생이 아닌 "치마가 너무 짧다"라고 지영을 나무란다. 여자라서 중요한 업무에서 제외되고 여자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가 설치돼 제대로 볼일도 못 보고 공포에 휩싸인다. 아이를 데리고 커피 한 잔 마신 것뿐인데 "팔자 좋다"는 모진 말을 듣기도 한다.

꼭 82년생만이 아니더라도 이 땅에서 자라난 여성이라면 지영이 보고 경험한 일들이 낯설지만은 않다. 이는 소설이 출간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하며 폭발력을 과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공감을 안긴 소설이지만 '페미니즘 도서'로 낙인찍히며 남녀 갈등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영화는 제작 전부터 낮은 평점을 받으며 평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정유미와 공유는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논란과 화제 속에 베일을 벗은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갈등보다 김지영의 삶을 통한 먹먹한 울림이 더욱 두드러지는 작품이었다.

1982년 봄에 태어난 지영은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결혼과 출산 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영이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편 대현과 사랑스러운 딸, 자주 만나지 못해도 든든한 가족들이 지영에겐 큰 힘이다.

그런 지영이 언젠가부터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한다. 시어머니 앞에서는 자신의 엄마로 엄마 앞에서는 자신의 할머니로 남편 앞에서는 아이를 낳다가 죽은 대학교 선배로 '빙의'해 그들에게 말을 건넨다.

 '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행복할 때도 있다"던 지영이지만 이내 "어딘가 갇혀 있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또 그런 자신이 "낙오했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지영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남아선호사상, 지영의 직장 생활을 지배했던 성차별은 지영이 말을 잃게 했다. 영화는 늘 "괜찮다"고 대수롭지 않게 상황을 넘겼던 지영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생각을 직접 내뱉으면서 작은 희망을 보여준다. 그 과정서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또 앞으로 나아간다.

 '82년생 김지영', 보편적인 '지영'을 위로하고 나아가다

김도영 감독은 영화에 대해 "자신의 말을 잃어버린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서 이야기했던 여자가 제 생각을 말하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원작보다 더욱 밝아진 결말에 대해서는 "원작의 결말이 씁쓸한 현실을 그렸다면 영화로는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에게 '괜찮다' '더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라면서 "첫 관객이 돼준 조남주 작가님이 '소설보다 한발 더 나아간 이야기 같다'라고 과찬해 줬다. 굉장히 안도하고 기뻤다. 관객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겠다고 희망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오는 23일 개봉. 러닝타임 118분. 12세 이상 관람가.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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