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수첩] 악플ing…故 설리→최자 공격, 시급한 문제의식

[Y수첩] 악플ing…故 설리→최자 공격, 시급한 문제의식

2019.10.16.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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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수첩] 악플ing…故 설리→최자 공격, 시급한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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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설리가 악성댓글(악플) 피해자로 남은 상태서, 악플러들은 여전히 또 다른 대상을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다.

지난 14일 설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비공개로 장례가 치러지고 있으며 팬들의 조문도 이어지고 있다. 16일 경찰은 부검 결과 '외력이나 타살 혐의점 없음'이라는 소견을 받은 상황. 갑작스런 설리의 사망 소식에 그가 과거부터 받아온 악플들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 사람을 향한 무자비한 악플들은 하루 수십, 수천 개씩 연예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설리가 그 대상 중 한 명이었으며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한 결정적 이유라고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악플러들은 여전히 대상만 바꿨을 뿐, 그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설리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의 최자가 지목된 것.

일부 네티즌은 최자의 SNS를 찾아 설리의 죽음이 최자의 탓인 마냥 악플을 쏘아대고 있다. 심지어 최자의 마지막 게시물은 설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 올린 글임에도 불구, 해당 네티즌은 "이런 사진 올릴 시간이 있느냐",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말들을 무자비하게 내뱉고 있다.

이후 최자는 16일 오후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함께했다. 이토록 안타깝게 널 보내지만 추억들은 나 눈 감는 날까지 고이 간직할게 무척 보고싶다"라는 말로 고인을 기억했다. 도를 넘는 악플에 일부 팬들은 최자를 위로하며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단순 과거 연인이었던 최자가 다시금 악플의 대상이 됐으며 그는 공인이라는 이유로 반박은커녕, 묵묵히 악플을 감수하고 있다.

악플로 인해 한 사람이 희생되었음에도 불구, 문제의식이 없는 일부 네티즌은 여전히 악플을 달고 있다. 이번 사건 발생의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기 보다, 상대를 비난하는 데 이미 습관이 돼버린 것.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악플러들은 자기 생각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은 채, 온라인이라는 익명성을 무기로 행동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 등 비상식적인 비난을 하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연예인은 공인이며, 대중의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존재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근거 없는 악플들로 여러 연예인들이 무차별적으로 희생되고 있다. 악플러들은 이번 설리 사건을 계기로 악플 대상을 찾기보다 어떤 이유로 이들이 희생됐는지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YTN Star 지승훈 기자 (jiwin@ytnplus.co.kr)
[사진제공 = 오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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