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2019.10.11. 오전 08: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AD
배우 공효진의 전성시대가 또다시 열렸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제작 영화사 집)와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이 승승장구 중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지난 2일 개봉해 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극장가에 멜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동백꽃 필 무렵' 9일자 방송은 시청률 13.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돌파했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쓴 반가운 기록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재훈은 미련에 허우적대며 밤새 이별의 아픔을 술로 달래고 다음 날이면 수많은 통화 기록을 보며 후회하는 '흑역사'를 무한 반복한다. 선영은 다사다난한 경험을 통해 사랑은 거기서 거기고 사람은 그놈이 그놈이라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 없는 인물이다.

영화는 두 남녀가 우연한 만남의 연속 끝에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흔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벗어던졌다. 달달한 사랑이 아닌 뒤끝 있는 이별 경험을 내세워 미련과 후회, 분노와 부정을 오가는 '연애의 쓴맛'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영화 찍는 동안 선영이 도대체 '언제 재훈을 좋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던 공효진이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니까 재훈이 안 됐고 위로해주고 싶은 남자더라. 재훈은 보호해주고 싶다. 그런 남자 주인공은 드물다. 투명함이 있다. 술 없이 맨 정신으로 지내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너무 솔직하게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요즘은 포장하느라 바쁘잖아요. 상처 안 받은 척, 외롭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재훈은 포장을 못하는 남자인데 거기에 선영이가 정이 가는 거 같아요. 우리 영화는 모두가 좋아할 만한 판타지를 가진 인물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꼭 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내 친구 일처럼 느껴지는 기분이 드는 거죠."

공효진은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에 혹하기보다 전체적인 내용을 중요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재치 넘치고 재기 발랄했다. 사실 감독님이 특별히 남성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여성일 거라고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시나리오를 본 뒤 감독님을 처음 뵙는 자리에서 여성 감독님인 걸 알고 감독님이 도대체 어떤 연애를 해왔는지 궁금해졌다"라고 말했다.

"재훈이랑 선영이 술자리에서 하는 게임 등 에피소드가 터프했어요. 또 선영은 성을 무기로 호소하지 않아요. 똑같이 인간으로서 일을 해결하려고 하죠. 영화가 남녀노소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응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공효진은 "돌아보니까 제가 생각했을 때 대본이 좋은 걸 하면 되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예전에는 제 취향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재밌는 걸 잘 보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가족의 탄생'(2006)부터 대본이 중요하지 캐릭터가 중요한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캐릭터가 유독 돋보이는 작품도 있었지만 사실 이번에는 선영이 '사이다' 캐릭터라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 역할도 꽤 했고요. 신선하고 반가운 작품이라서 마음이 더 끌렸죠."

현재 방영 중인 '동백꽃 필 무렵'에서 공효진은 미혼모라는 편견에 갇힌 동백 역으로 열연 중이다. 작은 시골 마을 웅산에 나타나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 여자로 황용식(강하늘)은 그런 동백에게 '폭격형' 사랑을 퍼부으며 직진 중이다. 그간 공효진이 연기했던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 비슷한 느낌을 안기지만 공효진은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는 "변주를 주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다"라 고백했다.

[Y터뷰] '동백꽃'→'가보연'...공효진 "대중은 매의 눈, 바뀌려 노력"

"요즘 시청자와 관객은 매의 눈이에요. 보는 수준이 높아서 피해 갈 수 없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번엔 제가 연기를 많이 안 하고 있어요. 표현을 거둬냈죠. 그간 제가 하고 싶은 대사를 피력하고 어필하며 에너지를 뿜어댔는데 그걸 안 하고 있어요. 전 표정을 많이 쓰는 배우거든요. 감정 표현을 다이내믹하게 했는데 지금은 플랫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마 동백이가 감정 표현이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까 해요."

"제 나름대로 많이 바뀌었다"던 공효진은 "100%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같다. 전작과 같으면 절대로 하지 않는 배우가 아니다. 좋은 대본이 들어오면 '에이 모르겠다' '잘하면 할 수 있을 거야'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어렸을 때는 실수하고 샛길로 빠져도 되는데 이제는 그럴 수 있는 나이가 아니잖아요. 저도 좋아하는 걸 해도 되지 않을까요? 작품을 고를 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거기에 '동백꽃 필 무렵'이 포함됐었죠."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NEW]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