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그는 어떻게 '조커'가 됐나...충격의 탄생기

[Y리뷰] 그는 어떻게 '조커'가 됐나...충격의 탄생기

2019.09.27.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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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그는 어떻게 '조커'가 됐나...충격의 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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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에서 브루스 웨인은 선을 넘는 범행을 저지르는 조커를 두고 "그자가 뭘 노리는지 알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알프레드는 "그들은 단지 세상이 몰락하길 바란다"라고 대꾸한다. 목적 따위 없는 악당. 광대 분장을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을 하며 살기를 자아내는 조커에 대한 이야기다.

조커는 배트맨의 숙적이다. 그간 시저 로메로, 잭 니콜슨, 히스레저, 자레드 레토 등 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조커를 연기했다. 특히 히스레저는 '다크 나이트'에서 마치 조커에 동화된 듯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조커 하면 히스 레저가 당연히 떠오르게 됐다. 새롭게 공개되는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를 통해 호아킨 피닉스가 이를 뒤집을 것으로 보인다. 묵직하면서도 충격적인, 조커의 탄생기가 펼쳐진다.

'조커'는 어떻게 조커가 희대의 악당이 되어가는지를 그린다. 코믹북 기반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조커의 탄생 서사를 다룬다.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행오버' 시리즈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아 조커가 되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스크린 위로 구현했다.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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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웃음을 참으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 불안하고 불안정해 보이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갈수록 세상이 미쳐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노쇠한 어머니 페니 플렉(프란시스 콘로이)을 모시고 고담(Gotham)시에서 광대로 일하는 그는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니로)처럼 유명한 코미디언을 꿈꾼다.

인생의 한 줄기 빛을 기다리는 아서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도하지만, 오히려 본인이 웃음거리 신세가 된다. 좌절은 거듭되고 그의 자아는 더욱 분열된다. 어떻게 해도 드러나지 않던 아서의 존재감은 폭력에 맞선 살인으로 반전된다. 사람들이 광대 분장을 한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른이 돼서도 세상에 버림받고 분노에 차오르던 아서는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조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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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아서가 왜 조커가 될 수밖에 없는지 그의 연기력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하루에 사과 하나만 먹으면서 23kg 가까이 감량한 호아킨 피닉스는 한 남자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보여줬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에 "호아킨 피닉스 연기 덕이 컸다"며 "그 연기가 이후에도 기억될 거 같다"고 말했다. 아서와 조커 때의 다른 몸놀림, 슬펐다가도 천진하고 좌절했다가 분노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가 스크린을 뚫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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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하고 우울하다. 연민, 공감 따위는 없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고담시의 참담한 모습은 아서의 비극에 기름을 붓는다. 부패한 검찰과 경찰, 환경미화원 파업으로 넘치는 쓰레기와 우글대는 쥐, 약한 자는 약하다는 이유로 더욱 괴롭힘당한다. 그들에게 무례하고 배려가 없는 바로 그곳. 서로에 대한 증오가 넘쳐나는 그곳. 영화는 아동 학대, 지위에 따른 차별, 양극화, 환경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며 현 사회에 비판적 메시지를 던진다.

이 때문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미국 사회의 곪은 상처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는 모방 범죄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 이에 워너브러더스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조커는 물론 영화도 현실 속 폭력을 옹호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야말로 걸작과 문제작의 경계에 놓인 '조커'다.

오는 10월 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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