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의 기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바스크립트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자바스크립트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참고 하세요.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Posted : 2019-09-26 08:00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를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실화 영화] 메이커, 곽경택 감독입니다.


"선입견이요? 이 영화가 지닌 태생적인 딜레마죠.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이분법적인 사고로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곽경택 감독)

인천상륙작전 성공 뒤에 가려져 있던 장사상륙작전을 스크린으로 불러낸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장사리에서 치열하게 전투했지만 잊혀진 영웅들을 통해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고 희생된 이들에 대한 헌사를 담았다. 물량이 총동원된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지만,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은 "작지만 단단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기억돼야 할 영웅들은 왜 잊혔고 왜 우리가 그들을 잊으면 안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가 자체가 크지 않아요. 방대한 서사를 다루는 게 아니라 학도병이 장사리에 가서 치열하게 전투했고 인민군에 당할까 봐 선제공격하고 그 와중에 구축선이 와서 간신히 돌아가는. 딱 그 정도의 이야기에요. 러닝타임이 104분이지만 영화의 절반이 전투신(scene)이에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스케일을 벌릴수록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곽경택 감독은 영화 연출 제안을 받고 거절했었다. 그는 "처음에 나온 시나리오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달라 정중히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는 장사상륙작전과 관련된 자료를 곽 감독에게 보내주면서 그를 설득했다.

"정 대표가 시나리오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면 고쳐서라도 같이 해보자고 했죠. 그래서 일단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트리트먼트를 써보겠다고 했어요. 있는 자료들을 취합해서 과감하게 뺄 건 빼고 글을 썼습니다. 이 정도 이야기면 동의할 수 있다고, 한배를 타자고 해서 연출을 맡게 됐죠."

영화는 한국영화 제작환경에서 보기 드문 시도를 했다.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역할 분담 아래 유닛으로 나눠 공동연출을 맡은 것. 곽 감독은 공동연출에 대해 "규모가 있는 영화를 할 때 필요한 작업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영화를 찍을 때 유닛을 많이 쪼개서 아무리 큰 영화라도 두 달 안에 촬영이 끝나요. 이제 감독이 현장에서 고민하던 시기는 끝났어요. 콘티를 가지고 찍어야 하죠. 사실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커뮤니케이션, 드라마의 연결성 문제가 있더라고요.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안정을 찾았어요. 점수를 주자면 60점에서 70점을 주고 싶어요. 프로덕션의 3분의 1은 힘들었거든요."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곽경택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친구'로 약 820만 관객을 동원, 청소년 관람불가영화라는 등급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2001년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썼다.

이처럼 곽 감독은 주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사랑을 받았다. '극비수사'는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탄생해 역 290만 관객을 선택을 받았다.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실화에서 출발해 약 3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역시 장사상륙작전에서 살아남은,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과의 인터뷰와 철저한 자료 조사 등을 통해 구축해나갔다. 장사상륙작전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방백서를 보면 의미 있는 작전이라고 해놓은 곳도 있지만 실패한 작전이라고 규정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얼마 없던 수송함인 문산호를 잃어버렸고 많은 병력이 희생됐죠. 더군다나 기밀작전으로 부쳐졌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실제 이명흠 대위는 사형을 구형받았어요. 나중에 면책을 받게 된 거죠. 가급적이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길 바랐을 거예요. 그러다가 맥아더 장군이 장사리 전투에 참여했던 분들에게 쓴 편지가 발견됐고 재조명되기 시작했죠."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곽경택 감독의 아버지는 실향민이다. 그 때문에 곽 감독은 어렸을 때 그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북한 사람은 개나 돼지, 늑대로 나왔어요. 북한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마음이 생겼죠.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는데 한국 선수와 북한 선수가 대결을 했죠. 저도 모르게 북한 선수를 보고 '죽어라'라고 외쳤죠. 그 모습을 아버지가 보고 '왜 죽어야 하니?'라고 묻더라고요. 얼마나 죄송했는지 몰라요.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북한 관련된 책을 읽었어요. 또 아버지는 저보다 더 이야기꾼의 재능이 많은 분이기에 본인의 고향에서 있었던 일들, 전쟁 상황, 남한에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많이 해줬죠."

그런 그에게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연출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곽 감독은 "영화 속 이명준 대위의 마지막 법정 진술처럼 학도병들은 장사리에서 죽지 않았다면 세상을 멋지게 살았을 청춘들"이라면서 "그것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겠는가. 아무도 못 진다. 다만 기억은 해야 한다. 영화를 보고 그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장사리' 곽경택 감독 "희생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극 중에서 선장이 '우째 이리 준비도 안 하고 아들을 태웠노'라는 대사를 해요. 정신없이 학도병을 장사리로 데리고 간 이면에는 북한의 침략을 준비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정권의 안일함이 있었죠. 이 이야기를 선택한 건 제가 몰랐던 이야기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희생이 있었고 그 덕분에 이렇게 제가 잘 지내고 있어요. 이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었죠. 거기에 어느 정도 동의가 되거나 공감이 되면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댓글등 이미지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