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우혜미, 오늘(23일) 발인…손승연·팬들 애도 "천생 음악인"(종합)

故우혜미, 오늘(23일) 발인…손승연·팬들 애도 "천생 음악인"(종합)

2019.09.23.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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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우혜미, 오늘(23일) 발인…손승연·팬들 애도 "천생 음악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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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우혜미의 발인식이 오늘(23일) 엄수된다.

세상을 떠난 고(故) 우혜미의 발인식은 오늘(23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장례를 조용히 치르고 싶다는 유족의 뜻에 따라 발인식은 비공개로 이뤄지며,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이다.

앞서 故우혜미의 소속사 다운타운이엔엠 측은 "우혜미가 지난 21일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짧은 생을 마감한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故우혜미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자택에서 숨진 채 지인과 경찰에 발견됐다. 향년 31세.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우혜미는 경찰에 발견되기 이틀 전부터 지인들과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故우혜미는 지난 2012년 엠넷 '보이스코리아' 시즌1에 출연해 톱4까지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김광석의 '나의 노래', 윤시내의 '마리아', 서태지의 '필승' 등을 자신만의 색깔로 가창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19일에는 첫 번째 EP 앨범 's.s.t'를 발매하고 활동했다. 앨범을 발매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음악활동을 할 것"이라며 열정을 드러냈던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보이스코리아'에 함께 출연했던 동료가수 손승연은 "먹고살기 바쁘다고 연락도 자주 못 하고 만나지도 못했던 못난 동생을 용서해"라며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편히 쉬길 바래"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 이하 손승연 글 전문

언니는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했고, 언니는 보이스 코리아에서 마지막 결승 무대를 '필승'을 불렀지. 랩을 할 거라고 좋아했고, 나는 나도 랩 잘 할 수 있다며 시덥지 않은 장난도 많이 쳤었지. 우리는 보이스 코리아를 끝내고 Top4로 "Stand up for love" 앨범도 냈었고, 생애 첫 뮤직비디오라는 것도 같이 찍었어. 그때 날도 샜었는데. 언니 새벽에 녹음할 때 체력 딸린다고 했었고, 우리 그 노래로 첫 라이브 무대 같이 하게 되었을 때 언니가 후렴 파트 부르기 힘없다고 나보고 부르라고 그랬었는데,,ㅋㅋ 그래서 제일 성대 쨍쨍한 막내인 내가 그날 라이브 거의 다했잖아ㅎㅎ

우리 스케줄 같이하는 날엔 언닌 아침에 힘이 없으니 나보고 생수를 따 달라고 했었고, 끝나고 같이 합정동에서 치킨에 맥주를 마신 적도 있고, 거기서 음악 들으면서 춤도 추고 그랬었는데. 언니는 작사 작곡한 노래가 많다고 그랬어. 난 그게 너무 부럽고 신기했었어.

오랜만에 만날 때마다 내가 언니 살이 빠진 거 같다고 하니까 언니는 나도 너만 했을 땐 통통했었어! 지금은 힘이 없다고 막 웃었는데. 쪼그만하고 독특하고 귀여웠던 언니는, 맥주 마시고 무대를 자주 해서 내가 잔소리 진짜 많이 했잖아~ 그럴 때마다 항상 나보고 넌 나보다 언니같아ㅎㅎ 하면서 나한테 매미처럼 매달려서 킥킥거렸어.

언니가 '미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언니가 부른 '바람이나 좀 쐐'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사람들이 좋아할 때 난 누구보다 기뻤어. 드디어 사람들이 언니의 진가를 알게 되겠다고.. 이제 잘 될 일만 남았다. 하면서. '스케치북'에 나온 언니 모습 보면서 언니 같지 않아서 어찌나 웃었는지 몰라.
아니나 다를까 언니가 너무 독특해서 회사에서도 걱정하고 주변에서 계속 잔소릴 해서 언니가 그냥 모두를 위해 얌전히 인터뷰했다고 그래서 우리 엄청 웃었잖아.

우리들은 데뷔하고 각자의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나지도, 어울리지도 못하고 각자 먹고살기 바빴지. 그래도 나한테는 보이스 코리아를 같이 한, 나와 내 처음을 같이 했던 언니들 생각 항상 하면서 지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활동도 같이하고 자주 마주치면 참 좋으련만. 그게 참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잖아,, 그치.

각자 이 일을 하면서 겪는 많은 일들을 모일 때마다 서로 고민을 공유하고 한탄도 하고. 그래도 이런 이야기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직업이 쉽지 않은 일인 것도 알아. 난 그래서 더더욱 우리가 "촛불 하나" 같이 부르자고 연락했을 때 모두가 모여서 참 좋았고 고마웠어 나는. 너무 행복했잖아. 그때. 오랜만에 모여서 서로 쳐다보면서 웃고, 노래하고. 이런 게 음악 하는 거라면서 즐거워하고. 이제 그 노래 우리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혜미 언니. 사람들은 그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았고 우리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했었는데. 우리는 이제 그 무대를 다시 보는 것도, 그 노래를 다시 부르는 것도. 전부 다 다시 할 수 있을까.

언니 먹고살기 바쁘다고 연락도 자주 못 하고 만나지도 못했던 못난 동생을 용서해. 다 같이 술 한 잔 기울이면서, 힘든 거 있음 힘들다고 얘기하지.. 그건 좀 밉다. 언니는 내가 아는 가수 중 제일 독특했고, 아티스트였고, 작사 작곡도 잘하는.. 천생 음악인이었어. 이제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편히 쉬길 바래.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출처 = 다운타운이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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