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2019.09.1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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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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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의 위기가 거론될수록 공동제작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는 셈이죠."

지상파 방송사 적자 2000억 시대. 방송사를 둘러싼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저마다 자구책을 찾기 위해 연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활로를 모색해온 SBS의 행보는 눈에 띈다.

SBS 최장수 예능 '런닝맨'은 단연 모범 사례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 이어 베트남까지 사로잡았다. 지난달 20일 종영한 베트남판 '런닝맨'은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베트남 예능 프로그램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전역에 런닝맨 열풍을 불러왔다.

[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그 중심에 글로벌 공동제작의 마이다스의 손 김용재 SBS 글로벌제작사업팀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가 있다. PD 출신인 그는 일찍이 단순 포맷 수출을 넘어 공동 제작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실행에 옮겼다.

2014년부터 전략적인 접근으로 꾸준히 글로벌 시장을 두드렸다. 지난한 걸음이었지만 색다른 시도는 차원이 다른 성과로 돌아왔다. 최근 상암동 모처에서 만난 김용재 PD는 "해외 콘텐츠 시장 진출 시 성공의 키워드는 결국 공동 제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상파가 위기라고 하잖아요. 공동 제작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문화, 역사, 언어를 지닌 두 나라가 다른 방송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현지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만큼 기존의 국내 히트 프로그램을 유통, 판매하는 것보다 그 과정은 훨씬 복잡해요. 대신 노하우를 판매하기 때문에 광고, 수익 사업까지 가능하죠."

[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글로벌 공동 제작은 쉽지 않다.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만큼 언어적 문제가 얽혀있다. 파트너와 신뢰도 중요하다. 김 EP는 "상대를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로 인식해야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집단이 함께 일하다보니 가장 기본적이지만 언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해요. 신뢰도 놓쳐선 안되는 요소입니다. 간혹 한국 스태프들이 현지인들을 부하 다루듯이 수직적 관계로 대해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거든요. 상대방을 수평적 지위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지난한 과정만큼 공동 제작이 지닌 장점은 단연 뚜렷하다. 콘텐츠 수출에서 오는 이익은 물론, 각종 부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포맷 판매와 차이가 두드러진다. e-커머스, 에이전시, 음원 사업까지 사업 가능한 분야도 다양하다.

"세계적인 프로그램이라도 단순 수출은 회당 1억을 넘지 못해요. 공동 제작으로 성공할 경우는 시장마다 다르지만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까지 벌 수 있죠. 또한 e-커머스를 통해 한국 중소 기업 제품을 유통하는데 수월하고 매니지먼트, 음원사업 등 부가적인 사업을 함께 진행할 수 있어 추가 수익 창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기회의 장이지만 문을 열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했다. 시행착오 끝에 김 EP가 깨달은 건 파트너 선택과 플랫폼 협력의 중요성이다.

“현지 파트너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외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것은 제작 자체보다도 외부적 요인을 해결하는 게 무척 어렵거든요. 촬영 협조, 허가, 연예인 캐스팅 등 여러 이슈를 조율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불어 플랫폼과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그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대와 채널에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김 EP는 콘텐츠의 확산뿐 아니라 유통의 기회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공동제작은 현지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유통시켜 세계적 브랜드로 만들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공동 제작이 의미가 있는 것은 중소기업 브랜드를 세계화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인기 한류 콘텐츠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거죠. 방송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을 브랜드화 시켜서 수출 증진하는 효과도 낳을 수 있고요. 한류 콘텐츠가 가야 될 방향이 아닐까 싶어요.”

[Y메이커①] 김용재 EP "지상파 적자 2000억 시대, 돌파구는 공동제작"

김 EP가 밝힌 공동 제작의 향후 방향성은 새로운 시장 진출이다. 실제로 오랜 시간 공들인 '런닝맨'의 미국 시장 진출이 현지에서 긍정적 신호를 얻고 있다.

"'런닝맨' 뿐 아니라 공동개발한 '상속자'라는 프로그램도 아마존과 FOX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이 먼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동남아에선 베트남판 런닝맨 시즌2, 인도네시아에서 2~3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고요. 마지막 시장인 중동과 인도도 실행 단계에 와 있습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YTN Star 이준혁 PD (xellos9541@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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