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2019.09.12.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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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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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빔밥'보다 맛있는 비빔밥은 '이번주비빔밥'이고 '미국에서 비가 온다'를 세 글자로 하면 'USB'(유에스비)라며 미소 짓는다.

배우 김상중과의 첫 대면은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앞으로의 바람은 '아재 개그' 시리즈를 내는 것"이라며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도 타율이 3할인데 제 개그 타율은 4할에서 5할은 된다"며 본인의 개그에 자부심을 보였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속 진지한 진행자의 모습은 잠시 숨겼다. 김상중은 주변 분위기를 유쾌하고 화기애애하게 하는 걸 즐겼다. 함께 호흡을 맞춘 장기용은 기자에게 "김상중 선배님이 3분 만에 9번의 아재 개그를 날린 적도 있다"고 증언(?)을 하기도 했다.

김상중이 개그를 하게 된 이유는 지극히 어른스러운 이유였다. 선배가 되니 "선배 대접을 받으면 안 되겠다"던 그는 "촬영을 가면 대부분 저보다 어린 후배들이다. 그러다 보니 저의 기분이나 감정이 현장 전체에 영향을 주더라. 그래서 아재 개그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모범을 보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유쾌한 배려로 대중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김상중이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감독 손용호, 제작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비단길)로 돌아왔다. 2014년 OCN에서 방송된 드라마에 이어 나쁜 녀석들의 설계자 오구탁으로 등장한다. 영화 출연은 '우리 선희'(2013)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영화 시나리오가 많이 안 들어왔다"라고 앓는 소리를 낸 김상중은 이내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라고 말문을 뗐다.

"진행자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캐릭터는 지양하고 있어요. 너무 막장이나 진정성이나 개연성 없는 인물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다 보니까 영화보다 드라마로 연기를 보여줄 일이 더 많게 되더라고요."

김상중은 "30년 연기자 생활 중 13년을 '그알'과 함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뭘 해도 '그알' 같다는 이야기도 듣기도 하지만 이제 김상중 하면 떠오르는 것이 '그알'이다. 그 때문에 진행자로서 의무나 책임을 소홀히 할 수 없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나쁜 녀석들' 속 오구탁은 강력 범죄자들을 한데 모아 더 악질 범죄자들을 잡는 특수범죄수사과를 결성한 형사다. 김상중은 "오구탁은 제 '최애' 캐릭터 중 하나"라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사실 '그알'은 시원한 한방을 주지는 못하잖아요.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고 재수사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저도 그렇고 제작진도 답답함이 있어요. 오구탁은 그런 아쉬움이 없는 인물이에요. 오구탁을 통해 대리만족도 얻고 카타르시스도 느끼죠. 그래서 좋고 더욱 애정이 가요."

영화는 나쁜 녀석들 해체 후 몇 년 뒤 범죄자들을 호송 중이던 차량이 전복되어 탈주 사태가 발생하고 오구탁이 심상치 않은 사건의 냄새를 맡으며 시작된다. 오구탁은 탈주범들을 사냥하기 위해 다시 미친개들을 푼다.

다만 영화 속 오구탁의 활약은 그리 크지 않다. 김상중은 이에 대해 "감히 '나쁜 녀석들'은 마동석의 '나쁜 녀석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속에서 마동석의 존재감이 크다. 오구탁은 딸을 잃었고 몸 상태도 안 좋아졌다. 그래서 활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제가 욕심을 냈다면 영화 전체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딱 제 역할만큼 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랬기에 더욱 "'나쁜 녀석들' 속편을 꼭 만들고 싶다"고 희망했다.

[Y터뷰] 김상중 "뭘 해도 '그알' 같다고...그래도 제 대표작"

사실 더 이상 '그알'을 빼놓고 김상중을 얘기할 수 없다. 영화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금세 "또 '그알' 이야기인데"라고 말하던 그였다. 김상중은 "김상중의 대표작은 '그알'"이라며 "앞으로 다른 작품을 할 수 있겠지만 '그알' 진행자로서의 모습은 계속 남고 싶다"고 고백했다. 물론 그 역시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전 진행자이기 이전에 배우잖아요. 딜레마는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그건 제가 풀어야 할 숙제죠.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드라마를 보고 있고 연기를 하지 않았던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보면서도 배우고 있어요. 과거에는 정확한 발음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그러지 않잖아요. 트레이닝을 통한 연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연기를 배우고 있는 거죠. 정형화된 모습 또한 제가 풀어나가야겠죠.”

실제 '그알' 제작진에게도 "스튜디오 말고 밖으로 나가자"라고 말한단다. 그는 "시청자들이 집중할 수 있게 계속 진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3년간 보여준 모습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 출연 역시 "희소성이 있는 배우니 많이 써주길 바란다"라며 욕심을 보였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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