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타짜3' 출연 두려웠지만"...박정민이 베팅한 이유

[Y터뷰] "'타짜3' 출연 두려웠지만"...박정민이 베팅한 이유

2019.09.08.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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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타짜3' 출연 두려웠지만"...박정민이 베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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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님이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타짜' 캐스팅 제의를 받고 (김)의성 선배님한테 조언을 구하고자 전화를 건 적이 있어요. 의성 선배님이 최동훈 감독님한테 전화했는데 '네가 타짜 하는 거 보고 싶다고 하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박정민)

'타짜'(2006)를 통해 고니(조승우)라는 한국 영화사에 남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든 최동훈 감독의 말은 배우 박정민에게 용기를 줬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 제작 싸이더스)으로 조승우와 최승현(탑)을 잇는 3대 타짜가 된 박정민의 어깨가 무겁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타짜'(568만 명) '타짜-신의 손'(2014, 401만 명)을 잇는 '타짜' 세 번째 시즌으로 기존 시리즈를 이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

박정민은 2018년 초반에 캐스팅이 확정됐다. 준비, 촬영, 개봉까지 무려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타짜'에 투자했다. 개봉을 앞두고 "긴장이 많이 된다"던 박정민은 "이 영화를 사랑하면서 찍었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점에서 지금이 가장 고민되고 걱정이 된다. 사실 공개되는 그 시점이 두려워서 영화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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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을 때는 개봉 생각을 하지 않고 즐겁게 찍었어요. 지금은 제 주변에도 기대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걱정되고 무섭네요. 한 가지 자부할 수 있는 건 절대로 허투루 직은 영화는 아니라는 거예요. 최선을 다해 찍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박정민이 저런 것도 할 줄 아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보람찰 거 같아요. 너무 사랑하면서 찍었기 때문에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은데, 그 마음이 커져서 무서움을 느끼나 봐요."

이번 '타짜'는 전작들과 달리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을 바꿨고, 개인플레이에서 팀플레이로 설정이 바뀌었다. 박정민은 능숙한 플레이를 위해 캐스팅 후 7개월간 카드 기술을 익혔다. '그것만이 내 세상' 속 피아노, '변산' 속 랩 등 작품을 통해 늘 뭔가를 도전하고 배우는 박정민의 노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휘했다. 영화 속 이질감 없는 그의 손기술이 이를 증명한다. 무엇보다 그가 연기한 도일출이 공시생인 만큼 이번 '타짜'에서는 청춘들의 고민 또한 엿볼 수 있다.

"현시대의 모습을 영화로 끌어온 점이 신선했어요. '타짜'에 공시생이라니! 도일출이 현실적인 인물인 만큼 그가 어두운 세계로 빨려 들어갈 때 관객들로 하여금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감정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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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출은 전설의 타짜 짝귀의 아들답게 타고난 배짱과 센스가 있다. 도박 빚에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애꾸의 제안으로 '원 아이드 잭'팀에 합류해 인생을 바꿀 찬스를 맞는다.

박정민은 도일출에 대해 "포커는 금수저나 흙수저나 카드 7장 들고 치는 건 똑같으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그게 아닌 걸 느끼면서 성장한다. 도일출의 열등감과 분노가 원동력이 된 부분이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것과 맞닿아있었다"고 고백했다.

"전 승부욕이 없는 편은 아니에요. 세상에 대해 항상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살았어요.(웃음)"

"소년의 얼굴로 시작해 성인 남자의 얼굴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권오광 감독의 요청에 따라 박정민은 영화 촬영 초반과 비교해 20kg을 감량했다. 그는 "다 잃어버린, 버석버석한 도일출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살을 빼니 "사람이 건조해지더라. 활기가 없어졌다. 안 먹고 숙소 앞에서 1~2시간씩 뛰었다. 드라마가 진해지면서 살이 빠져 감독님이 원했던 남자의 얼굴과 맞닿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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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동료들이 보면 많이 놀릴 것 같아요.(웃음) 사람 만들어준 제작진에게 감사해요. 맞춤 양복 때문에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도 알고 있어요. 아침에 얼굴이 부으면 마사지도 해주셨어요. 붓지 않으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별걸 다 했던 기억이 있네요."

박정민은 함께 출연하는 류승범에게 편지를 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류승범이 영화 언론시사회에서 언급하기도. 박정민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면서 "어렸을 때 류승범 선배님을 보며 꿈을 키워갔다"고 말했다. 편지 내용에 대해서는 "'영화에 출연해주세요'가 아닌 저의 진심을 담은 팬레터였다. 절 보자마자 안아줬는데, 그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했다"고 미소 지었다.

"(류)승범이 형 첫 촬영 날 촬영이 없는데 현장에 놀러 갔어요. 스태프들이 모두 카메라 앞에 모이더라고요. 아우라가 엄청났죠. 개인적으로 외국에서 느꼈던 것과 한국에서 촬영할 때 느꼈던 것들을 말해줬어요. 그런 이야기에 도움을 받고 힘이 됐죠. 처음부터 선배님이라고 하지 말고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더라고요. 노력하니까 되더라고요.(웃음) 저 정말 행복하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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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이번 현장에 대해 "감동적일 정도로 좋았다"고 돌이켰다. "다들 너무 예뻤다. 훗날 돌아봤을 때 너무 행복해서 쓸쓸할 정도일 것 같다. 왜 이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아마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타짜' 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박정민은 모든 현장을 사랑한다. 바로 전작인 '사바하' 때도 그랬고 '변산' 때도 그랬다. '그것만이 내 세상' 당시에도 함께 출연했던 선배와 현장에 대한 애정을 뚝뚝 흘렸다.

"제 장점은 제 작품들이에요. 부끄럽지 않은 필모그래피가 있다는 것밖에 내세울 게 없어요. 모든 작품을 사랑하면서 찍었어요. 자부심이 있죠. 같이 찍었던 사람들도 너무 좋았죠. 인복이 있는데, 그것이 제가 내세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는 추석 연휴에 개봉해 차승원 주연의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마동석 주연의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등과 경쟁한다. '시동'을 함께 촬영한 마동석은 박정민에게 "'타짜'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했다고 한다. 그는 "저 역시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중에서도 제일 잘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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