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2019.09.04. 오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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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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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런닝맨' 멤버들은 정말 인품과 성품이 좋다. 사고도 안 친다. 9주년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4일 서울 마포구 독막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연출 정철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정철민 PD가 참석해 팬미팅 '런닝구'를 마친 소감과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소회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2010년 첫 선을 보인 '런닝맨'은 올해로 9주년을 맞이 했고 SBS 최장수 예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를 제작진은 기념해 팬미팅 '런닝구'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이날 정철민 PD는 "SBS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9년을 넘은 프로그램은 '런닝맨'이 유일하다. 팬미팅을 진행한 이유는 하나였다. 해외 팬미팅 영상을 보고 호흡을 맞추는 게 좋아 보였다. 멤버들이 더 많이 친해졌으면, 더 진솔한 사이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주년 맞춰 팬미팅을 하면 좋지만 사람 일이란 알 수 없지 않나. 멤버들에게 참 고맙다. 하다보니 동작 어렵고 노래 어렵고, 시간도 많이 빼야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정 PD는 "'런닝구' 끝나고 나서도 멤버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끝나면 공허하고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하더라.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힘든 걸 참고 했다. 잘했다는 생각이다. 좋고 벅찼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정 PD는 이번 음원 수익은 기부할 예정이라 밝힌 뒤 "멤버들이 욕심이 나서 무대와 음원을 엄청 수정했다. 그래서 곡 퀄리티가 정말 좋다. 살을 깎아 만든 노래들이다. 3개월간 미친듯이 연습한 이들의 땀이 배어있어서 허름하지 않은 무대였다. 그래서 음원 수익을 좋은 곳에 사용하며 사랑해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9년간 이어오며 위기도 있었다. 정 PD는 "가장 위기였을 때는 개리 형이 나가겠다고 결심했을 때였다. 그때 시청률 두 자리에서 한 자리수, 5%대로 떨어졌었다. 그래서 모두들 힘들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름표 뜯기가 핵심적인 코너였는데 이름표 뜯기를 하면 시청률이 떨어지더라. 뭘 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던 시기에 개리 형이 나가야겠다고 얘기를 했다. 설득하려 했으나 개인적인 인생관이 있어서 나가게 됐다. 한 명이 이탈하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위기가 왔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결국 멤버들 덕분이었다고. 정 PD는 "유재석씨가 포기를 모르는 분이기도 하고 기존 멤버들이 새 멤버를 영입할 때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새 멤버 양세찬, 전소민 씨도 너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멤버들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 PD는 유재석, 지석진, 송지효, 이광수, 전소민, 김종국, 이광수, 하하, 양세찬 등을 언급하며 "인품과 성품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다. 사고 안치고 자기 관리 철저하고 약자를 보호하려는 마음도 강하다. 그래서 제가 메인 연출을 맡으면서 인간 유재석, 송지효, 김종국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프로그램 향후 방향성은 어떨까. 정 PD는 "게임 버라이어티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 확장성의 한계를 많이 느끼는 것도 사실"라면서 "초기와 지금의 '런닝맨'은 성격이 다르다. 초기에는 초능력도 나오고 스토리텔링 위주였고, 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따랐다"고 말했다.

정 PD는 "토크, 팬미팅도 했고, 해외도 가봤기에, 이 이상 남아있는 버라이어티가 뭐가 있을까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버라이어티한 아이템을 잡아서 '런닝맨스러운', 또 '런닝맨스럽지 않은' 요소로 녹여내려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정 PD는 "그럼에도 아이디어가 고갈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제 밑에 총기어린 후배들과 작가들이 많이 있다. '런닝맨' 멤버만 유지된다면 여러 모습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Y현장] "버라이어티 향한 애정"...'런닝맨' PD가 9년간 달린 이유(종합)

마지막으로 정 PD는 '런닝맨'을 필두로 한 '버라이어티' 그 자체에 대한 애정도 함께 드러냈다.

정 PD는 "어린 친구들은 유튜브 스타에 몰리고, 그 윗 세대는 TV만 안고 산다. 그러면서 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 관찰 예능이 인기있긴 하지만 버라이어티는 안 없어지고 끝까지 존재해서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 밑 후배들도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를 계속 잡고 있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런닝맨'은 팬미팅 '런닝구' 특집을 오는 7일부터 3주간 편성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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