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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Posted : 2019-08-03 09:00
 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전 영화를 좋아해요. 현장이 너무 좋아요. 계속하고 싶죠. 제 내면에서 끓는 게 있어요." (안성기)

1952년생, 만 67세 배우의 두 눈은 반짝였다. 1957년 '황혼열차'로 연기를 시작했다. 5세의 나이였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와 무려 62년을 동고동락했다. 60년 이상을 달렸지만 지치기는커녕 앞으로 달려갈 일이 더욱더 걱정이다. 배우 안성기다.

'사자' 인터뷰차 만난 안성기는 '대배우'다운 여유와 품격이 넘쳤다. 시종일관 취재진을 웃게 만드는 유머는 덤이었다.

 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 "박서준은 주먹, 나는 라틴어로 싸웠다"

안성기가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제작 키이스트)로 '사냥'(2016) 이후 3년여 만에 상업영화 주연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안성기는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를 연기했다. 박서준 우도환 등 젊은 피의 존재감에 뒤지지 않는다. 강렬한 카리스마부터 따뜻한 매력 등 다채로운 빛깔로 극의 매력을 살렸다.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안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던 안성기지만 라틴어로 연기를 해야 하는 건 부담이 컸다. 그는 "가톨릭 신자라서 그 분위를 알지만 구마 사제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라틴어를 잘 표현하는 수밖에 없더라. 너무나도 낯설어서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잘 외워야겠다'고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워낙 많이 외워서 입에 붙었죠. 긴 대사는 그걸 뱉어내는데 급급할 수 있는데 제가 생각해도 너무나 많은 시간을 라틴어를 외우는데 할애했거든요. 라틴어 발음을 우리말로 써놓고 통째로 외웠어요. 나중에는 감정이 들어가더라고요. 용후가 주먹으로 싸운다면 안신부는 라틴어로 싸우는 느낌이죠. 그렇게 하다 보니 애초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이 됐습니다."

안성기는 안신부를 연기하면서 액션에도 욕심을 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액션을 해도 되겠다고 설정했다"던 그는 "극 중 최우식이 도망 나가고 나와 부마자, 둘이 남았을 때 당연히 격투를 생각했다. '나 정도 힘이면 되겠지'란 마음으로 무술 감독한테 여러 가지를 제안했는데 단칼에 '안 됩니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극 중에서 어린아이한테도 당해요. 계속 당했죠.(웃음)"

 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 "낯선 사람으로 있으면 안 된다"

'사자'의 매력을 꼽아달라는 말에 "매력투성이인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은 안성기는 곧바로 "한여름을 식혀줄 서늘함도 악령을 통쾌하게 물리치는 액션도 있다"며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안신부의 유머도 있다"고 미소 지었다.

"여러 가지가 조합된 만큼 재미난 영화인 거 같아요. 많이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앞서 안성기는 KBS2 '연예가 중계' 게릴라 데이트를 했다. 길거리서 만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그를 김상중으로 착각했다. 안성기는 "근래에 가장 큰 충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앞으로 쭉 연기해야 하는데 낯선 사람으로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일해서 밖에 나가면 다들 아는 체를 했어요. 인사를 하거나 무엇인가 표현을 했는데 요즘은 저를 보고도 전혀 감지를 못하니까 '이거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다른 일도 아니고 배우를 하는데 말이죠. 어린 친구들은 저를 영화에서 많이 못 봤을 거예요. 그래서 빨리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자'를 통해 많이 만났으면 하죠."

 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 "한눈팔 시간이 없다"

오랜 시간 배우 생활을 위해 안성기는 "매일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고 했다. '사자'에서 호흡을 맞춘 우도환은 지방 촬영 당시 본인보다 먼저 숙소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안성기를 보고 "자기 관리를 끝까지 해야 오래 배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안성기는 "나 혼자 쾌적한 분위기에서 운동하려는데 박서준과 우도환이 들어왔다"고 농담을 던졌다.

무엇보다 안성기는 여전히 현장에서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다. 그는 "영화는 촬영 후 몇 개월 뒤 혹은 1년 후에 관객들을 만난다"면서 "그걸 느끼지 못하고 촬영 당시 준비를 덜 했거나 허점이 있다면 관객들이 그걸 귀신같이 느낀다. 쉽게 하고 순발력으로 대충한 건 쉽게 받아들인다. 관객들의 눈은 속일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촬영하는 그 순간을 위해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많은 준비를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하고요. 한눈팔 시간이 없죠. 집중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62년차 안성기, 여전히 "영화가 너무 좋다"

◇ 안성기의 숙제

안성기의 배우 생활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앞으로 얼마까지 힘을 가지고 관객들을 만나고 얼마만큼의 매력을 갖춰야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지가 숙제"라고 고백했다.

"로버트 드니로는 저보다 10살 정도가 많은데 아직도 건재하고 매력 있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걸 보면서 저도 10년은 가능하겠다고 싶죠. 그런데 '그럼 더는 안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지치지 않는 힘을 계속 가져가야 할 거 같아요."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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