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저항과 승리의 역사"...'봉오동 전투'가 전할 시의적절한 감동(종합)

[Y현장] "저항과 승리의 역사"...'봉오동 전투'가 전할 시의적절한 감동(종합)

2019.07.29.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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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저항과 승리의 역사"...'봉오동 전투'가 전할 시의적절한 감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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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승리의 역사가 한일 관계의 경색으로 답답해진 관객들의 속을 달랠까?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 '가발'(2005), '구타유발자들'(2006), '세븐 데이즈'(2007), '용의자'(2013), '살인자의 기억법'(2017)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이 2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을 건 독립군으로 분했다.

그동안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의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름 없는 영웅들을 들여다본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봉오동 전투'는 어제 농사 짓던 인물이 오늘 독립군이 되어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과 그들의 승리에 관한 영화이다. 기억되지 못 했고, 한 줄의 기록조차 남겨지지 않았던 이들이 뜨겁게 저항해 쟁취한 승리가 바로 봉오동 전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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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봉오동 전투'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원신연 감독과 주연배우인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한일 관계 경색과 더불어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시기적 요소가 흥행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원신연 감독은 "말씀드리기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시나리오로부터 시작해서 기획된 지 5~6년이 넘었다. 당시에는 현실이 이렇게 변할지 알지 못했다. 일제 감정기에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아 있는 사료가 많지 않아서 고증하는데 벽에 부딪혔다. 일제강점기에 독립 운동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사건이라서, 일제 입장에서 왜곡하고 숨겨야 했을 거다. 때문에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라며 "그럼에도 독립신문에 과정과 성과가 분명이 기록돼 있다. 그것을 근거로 해서 만들었다. 제가 궁금해 했고 조금 더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승리의 순간보다, 봉오동 골짜기까지 유인해 가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승리했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 속에서 독립군의 활약을 그려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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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는 목숨을 담보로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까지 달리고 또 달려 일본군을 유인, 고립시키고 그들에게 승리를 쟁취하기까지의 과정을 숨가쁘고 박진감 넘치게 담아낸다. 능선과 계곡을 무기삼아 매복과 공격을 반복하는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일본군에 맞서는 치열한 액션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험준한 골짜기를 전력질주하는 주인공들의 피땀 흐르는 모습이 보는 관객마저 숨차게 만든다.

배우들의 의지와 노력도 완성도 높은 액션에 큰 몫을 했다. 유해진은 온 몸으로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사실적인 액션으로 독립군 황해철과 하나가 되었고, 류준열은 필사의 달리기부터 첫 와이어 액션까지 두려움 없이 도전해 류준열표 질주액션을 탄생시켰다. 조우진 역시 날쌔게 총구를 겨누는 사격수의 진면목을 발휘하며 한 축을 담당했다.

원 감독은 독립군으로 열연한 배우들의 캐스팅 배경에 대해 "일단 진정성 있는 배우들이다. 무명의 독립군이 주인공인데 굉장히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고, 체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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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을 연기한 유해진은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그보다 어떻게 진정성있게 담아낼 수 있을까,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액션 연기에 대해서도 "사실 칼이 되게 무겁다. 기술을 익히지는 않았던 거 같다. 기교를 보여주는 움직임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서, 대신 어떻게 감정을 실을까에 대해 더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장하 역의 류준열은 촬영 하며 힘든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좀 지나면 덥다 춥다 정도만 기억나고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잊게 된다. 실제 독립군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를 썼구나하고, 실제의 반의 반도 안 되지만 느꼈던거 같다. 촬영하면서 숙연해지는 순간이 많았다"라고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Y현장] "저항과 승리의 역사"...'봉오동 전투'가 전할 시의적절한 감동(종합)

조우진은 해철의 오른팔이자 날쌘 저격수 병구 역을 맡았다. 그는 "진정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모였던 현장 같다. 어떤 한 장면이 힘들었다기보다 산지건 평지건 함께 땀 흘리며 뛰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달리고 달려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까지 일본군을 유인했던 이름 없는 독립군들, 그리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그들의 저항과 전투를 고스란히 그려낸 원신연 감독과 세 배우의 진심과 열정이 99년의 시간을 거슬러 스크린에서 조우한다.


조우진은 "매 회차 촬영이 감동적이었다. 시나리오가 담고 있는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다. 언덕을 올라가는데 40분 정도 걸리는 오름이 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땀 흘리면서 장비를 나눠서 들고 올라가고, 제작부 몇 몇 분은 한 번 오르기도 힘든데 3~4번 반복하며 오르 내리는 것을 봤다. 땀 맺힌 얼굴로 항상 웃고 있었다. 절대 다치지 말고 힘내서 끝까지 올라가라고 응원해 주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혼자 눈물 핑 도는 순간이 있었다. 그런 노력이 스크린에 담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로 힘내서 완주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며 촬영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전했다.

류준열 또한 "특별히 감독님이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셔서 스태프와 배우들 크게 부상없이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스태프들이 배우들 배려하면서 2~3배 더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속상하기도 하고 감사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꼽아달라는 물음에 유해진은 "마지막에 '어제의 농민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뛰어가는 장면이 영화가 얘기하려는 메시지인거 같아서,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 와 닿았다"라고 밝혔다.

류준열은 "전투신보다 오히려 일상적인 장면들"을 꼽으며 "독립군들이 잠을 자고 밥을 먹는 순간마저 편히 보내지 못하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생을 감수했다는 것이 느껴져서 울컥했다"라고 답했다.

[Y현장] "저항과 승리의 역사"...'봉오동 전투'가 전할 시의적절한 감동(종합)

이번 작품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악행을 리얼하게 그려낸 가운데, 실제 일본인 배우들이 역할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원 감독은 "일본인 캐릭터는 일본인 배우가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진정성도 그렇고 리얼함이 배가될 거라 생각했다. 다만, 실화를 근거로 한 영화에 일본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은 출연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타진했는데 의외로 많은 배우들이 출연 의사를 전해오셔서 상당히 놀랐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묻혔던 이야기는 8월 7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5세 관람가.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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