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2019.07.2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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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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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인연이 결국 일을 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함께한 4번째 작품 '기생충'. 국외에선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최고상을 받더니, 국내에선 천만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누적 관객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5월 30일 개봉 이후 53일, 9주차에 거둔 성과다.

개봉 전부터 '기생충'은 주목받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 격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대단한 권위만큼 3대 영화제 중에 유독 쉬이 곁을 내주지 않았던 칸에서 한국 영화 100년사 중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

['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기생충'의 가장 큰 수확은 평단과 관객을 모두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그간 칸의 부름을 받은 한국 영화들은 '지루하고 난해하다'는 선입견으로 흥행에 성공한 경우가 흔치 않았다. '기생충'을 제외하면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428만 명)가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역할은 지대하다. 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라 재밌을 것이라는 관객들의 기대가 상당했고, 여기에 티켓 파워와 연기력을 두루 갖춘 송강호의 출연 역시 대중성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흥행 요인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시너지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기록"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기생충'은 두 사람이 감독과 주연 배우로 호흡을 맞춘 4번째 작품이다. 시작은 '살인의 추억'(2003)이었다. 이후 '괴물'(2006) '설국열차'(2013) 등을 거치며 20여 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을 늘 함께했다.

봉준호 감독의 경우 ‘기생충’은 '괴물'에 이어 두 번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다.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에 이어 '콰트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봉준호 감독은 천만 영화의 기쁨을 송강호와 함께하게 됐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송강호를 향한 봉 감독의 신뢰는 단연 남달랐다. 봉준호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제게 송강호 선배는 캐스팅, 출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배와 함께했기에 더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그는 "'기생충'의 시작부터 송강호와 함께였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캐스팅뿐 아니라 영화적 만듦새에도 지대한 역할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송강호 역시 봉 감독을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 통찰력으로 도전하고 영화를 만드는 분"이라고 말한 송강호는 "감독님이 만든 세계라면 그 속에서 마음 놓고 즐기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봉 감독과 작업을 하면 배우가 시공간을 메꿔야 한다는 강박증이 없어진다. 봉준호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계산됐고 정교하게 구축되어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편하게 임할 수 있다"고 봉 감독만의 특징을 언급하기도 했다.

['기생충' 천만②] "흥행·작품성 모두 잡아"...20년지기 '봉송'이 해냈다

실제로 지난 5월 프랑스 칸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봉 감독에게) 왜 이 시점에서 이 영화를 하느냐, 어떤 계기로 하느냐 이런 걸 저는 하나 안 물어본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봉 감독도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다른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면서 '기생충'에 대해 "봉준호 감독, 한국 영화의 진화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동시에 송강호라 가능한, 송강호이니까 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다수의 작품을 거치며 동료이자 인간으로서 서로를 향한 신뢰는 더욱더 굳건해졌다. 또한 이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이라는 값진 수확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쓸 새로운 기록에 영화계의 눈과 귀가 쏠린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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