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2019.07.20.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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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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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상부터 공항패션까지, 매번 감각적인 패션으로 화제를 모으는 스타 커플이 있다. 바로 연예계 대표 스타일 아이콘인 현아와 효종. 그리고 이들의 패션은 이 사람의 손끝에서 마무리된다. 바로 스타일리스트 정설(36)이다.

YTN Star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스타일리스트 정설의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촛농 아트와 층층이 쌓인 TV 모니터로 꾸며져 있어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업실에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의 이름. 2003년부터 패션 업계 일을 시작해 스타일링 컴퍼니 '런던프라이드'를 거쳐 자신의 작업실을 세우기까지, 많은 연예계 패셔니스타들과 함께 작업했다.

스타일리스트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에피소드와 앞으로의 목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늘 옷을 좋아했다…'런던프라이드'서 첫 시작"

이름을 알린 첫 시작은 유명 스타일링 컴퍼니 '런던 프라이드'에서부터다. 여기서 약 10년을 일했다. 런던프라이드에서 이효리, 동방신기, 오렌지캬라멜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의 스타일링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YTN Star: 현재 담당하고 계신 스타들을 소개해주세요.

정설: 2003년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현재는 가수 현아와 효종, '십센치' 권정열, 폴킴, 다비치, 모모랜드, 에버글로우, 배우 송지효의 스타일링을 맡고 있습니다.

YTN Star: 처음에는 주로 아이돌 가수의 패션을 담당하셨죠?

정설: 맞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가수로 시작해서 배우로 전향하는 케이스가 많잖아요. 저희가 담당하는 셀럽이 무대도 하고, 연기도 하다보니까 저희도 자연스럽게 배우도 맡게 됐어요.

YTN Star: 스타일리스트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정설: '스타일리스트가 되어야지' 하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원래 옷을 좋아했어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스타일리스트 학과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계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엄마가 학원 등록을 해줘서 수강을 했어요. 처음에 런던프라이드에서 일을 했고, 좋은 계기가 되어 혼자 나와서 일을 하면서 현아, 나나 씨와 같이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YTN Star: 스타일리스트가 되려면 꼭 패션을 전공해야하나요?

정설: 전혀 아니에요. 저희도 팀원을 뽑을 때 옷을 좋아하고 관심 많은 분이라면 학력이나 경력을 보지 않고 채용해요. 단, 스타일리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이라면 '센스' 아닐까요? 스타일리스트는 다른 사람의 옷을 입혀주는 거잖아요. 마네킹에 상의와 하의를 그냥 걸쳐주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입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하면 안 돼요. 옷을 입을 대상을 설득할 줄 알아야 하고,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입혀지기까지 소통하려는 노력과 센스가 필요한 것 같아요.

[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셀럽이 완벽히 소화해줄 때, 가장 큰 보람 느껴"

자신이 담당하는 스타가 기획한 의상 콘셉트에 맞춰 공식 석상에 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 생각만 해도 뿌듯하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다.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시간적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다고.

YTN Star: 긴 시간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정설: 많죠. 하지만 정말 다행인 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힘든 순간은 의상을 준비하다가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때, 빨리 준비를 해야할 때 등 많아요. 아티스트가 소속된 회사에서 컴백 시기를 잡고, 곡을 받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친 다음에 의상을 준비하야하는데 시간이 촉박할 때 제일 힘들어요. 저희는 항상 좋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YTN Star: 가수의 경우 보통 의상 준비 기간을 얼마 정도 갖게 되나요?

정설: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아이돌의 경우에는 곡을 들려주고 한 달 만에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현아 같은 경우는 아예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지 생각한 다음에 이미지를 찾고, 곡작업을 현아가 하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좀 있는 편이에요. 옷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데까지 3~4개월 정도 작업하는 편이에요.

YTN Star: 현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굉장히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추고 있잖아요. 패션 아이콘으로도 사랑받고 있는데, 함께 작업할 때 어떤 스타일인가요?

정설: 현아는 패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아티스트에요. 사진을 보낼 때도 그냥 한 두 장이 아니라 단톡방에 헤어·메이크업, 의상, 액세서리와 관련한 사진 몇백 장을 보내요(웃음). 패션 센스도 뛰어나죠. 현아와 효종 씨는 사복도 너무 잘 입고, 쇼핑도 좋아해요. 담당하고 있는 아티스트 중에서 '다비치' 민경 씨도 패션에 대한 의견이 확실하고, '십센치' 권정열 씨도 옷을 굉장히 잘 입어요.

YTN Star: 그렇다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정설: 제가 생각한 비주얼이나 콘셉트가 있는데, 셀럽이 그걸 완벽하게 소화를 해줬을 때요. 가수의 경우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에서 훨씬 멋있게 표현을 해줬을 때가 제일 보람된 것 같아요.

YTN Star: 지금까지 기획한 의상 중에서 가장 만족했던 의상은 무엇이었나요?

정설: 2017년 12월 현아의 '립앤힙(Lip&Hip)' 활동 때 의상 콘셉트가 기억나요. 보통 의상 콘셉트를 잡고 활동하는데, '립앤힙' 같은 경우는 그동안 찾아봤던 재미있는 시안, 재미있는 아이템을 다 해보자는 게 콘셉트였거든요. 그때 제일 재미있게 했던 것 같아요.

[Y메이커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추구하죠"…스타일리스트 정설

◆"앞으로의 목표? 남들 안하는 것 뭔가, 찾아내고파"

2003년 일을 시작해 올해 17년 차를 맞았다. 스타일리스트로 많은 아티스트를 담당했고, 많은 스타들을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미 성공을 거뒀지만, 스타일리스트가 천직이라는 그를 보며 앞으로의 목표 또한 궁금해졌다.

YTN Star: 17년 동안 일을 하시면서 업계 흐름의 변화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아요.

정설: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라면 지금은 젊고 어린 친구들이 일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유명한 스타일리스트에게만 일을 맡기지 않고, 실력이 있고 아이디어가 좋은 젊은 친구들에게 러브콜을 많이 보내면서 시장이 더 넓어진 것 같아서 좋아요.

YTN Star: 가수들의 무대 의상 변화도 궁금한데요. 과거에는 제작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떤가요?

정설: 예전에는 제작한 의상을 많이 입었지만, 2010년 즈음부터 해서 편집숍들이 많이 생기면서 무대 의상도 사서 입는 흐름을 보였던 것 같아요.

YTN Star: 요즘에는 그룹 멤버들이 각기 다른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정설: 제복이나 통일된 유니폼 계열을 입을 땐 똑같이 맞춰 입는 게 예쁘죠.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입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경우 데뷔를 앞두고 콘셉트를 잡을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멤버들이 키도 정말 다 다르고 이미지도 다르고, 각자의 개성이 정말 강하거든요. 많은 회의와 자료를 가지고 콘셉트를 잡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YTN Star: 한번 작업을 함께 하면 오랜 시간 함께 하는데요. 스타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설: 저희 팀은 남들이 하지 않는 콘셉트, 남들이 입지 않았던 옷 그리고 최대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성도 있는 스타일링을 하고 싶어 해요. 그런 점이 셀럽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특히 현아의 경우에는 저희 팀에서 액세서리까지 직접 다 만들어요. 협찬을 받을 때도 있지만, 특히 무대에서는 남들이 안 하는 좀 더 특별한 아이템을 선호하다 보니 직접 제작을 많이 하는 편이고, 그런 걸 좋아해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YTN Star: 마지막으로 스타일리스트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정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일은 지금도 너무 재미있으니 계속하겠죠? 더불어 저는 남들이 하지 않는 재미있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가 일을 하는 동안에는 남들이 안 하는 뭔가를 찾아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영상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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