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품은 음악] 마이클잭슨 사망 10주기, 작곡가로서 마잭은?

[뉴스를 품은 음악] 마이클잭슨 사망 10주기, 작곡가로서 마잭은?

2019.06.26.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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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품은 음악] 마이클잭슨 사망 10주기, 작곡가로서 마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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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마이클잭슨 사망 10주기, 작곡가로서 마잭은?




지난 24일, 월요일이었죠.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한국을 찾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이 있었는데요. 부다페스트 유람선 참사 후에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열린 이 음악회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이반 피셰르’는 ‘슬픔을 공유하겠다.’는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다뉴브 참사'를 어루만진 음악의 힘, 우리는 매주 수요일, 이분과 함께 실감해볼게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뉴스를 품은 음악>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안녕하세요. 지난주 방송 마무리할 때쯤에 청취자 문자가 하나 왔어요. 오늘은 당연히 이 주제로 하시겠죠? 하면서요. 기억나시나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그럼요. 제가 어떤 주제인지 감을 못 잡고 되묻지 않았습니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10주기를 맞아 마이클 잭슨 특집을 하자는 문자였는데, 덕분에 오늘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야기 나누면서 노래들 들어보려고 합니다.

조현지 : 좋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의 문자와 사연도 좀 받아보죠. 가장 좋아하시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 마이클 잭슨과 관련한 특별한 사연 있으신 분들은 문자, 유튜브 댓글 창에 남겨주시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10주기가 정확히 언제였나요?

정민재 : 바로 어제였습니다. 미국 시각으로 2009년 6월 25일 오후에 세상을 떠났는데요, 우리 시간으로는 2009년 6월 26일 새벽이었죠. 우리 뉴스에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이 뉴스 속보로 뜨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처음에는 사망이라고 나오지 않고 자택에서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보도가 먼저 나와서 부디 별일이 없길 바랐던 기억도 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이때 기억나세요?

조현지 : 저는 이렇게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나고, 그당시 마이클 잭슨 사인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게 기억나요. 그런데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실 정도면 마이클 잭슨을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정민재 : 저는 마이클 잭슨을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모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동경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제가 음악과 관련해서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기억도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것들이고요, 이분의 노래, 춤, 무대, 의상을 줄줄 꿰곤 했죠. 조현지 아나운서는 마이클 잭슨 좋아하셨나요?

조현지 : 워낙 세계적인 뮤지션이고, 당연히 좋아하죠. 마이클 잭슨의 어떤 점들이 그렇게 좋으셨어요?

정민재 : 마이클 잭슨의 우수성은 분야별로 얘기할 수 있고 그 수준이 전부 수준급입니다만, 우선 빼놓을 수 없는 게 춤이죠. 일단은 실력 측면에서 요즘 말로 ‘넘사벽’이에요. 아주 정교한 스텝, 힘 있고 정확한 동작들,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빠른 회전 같은 것들이 전문 무용수의 수준이었어요. 물론 마이클 잭슨 이전에도 할리우드에 프레드 아스테어가 있었고 제임스 브라운 같은 전설적인 가수가 뛰어난 춤사위를 보여줬지만, 마이클 잭슨 같은 춤을 가수가 추면서 노래를 한 경우는 없었어요. 한마디로 정의하면 대중음악 속 댄스 팝의 역사는 마이클 잭슨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조현지 : 춤을 잘 모르는 일반인이 봐도 마이클 잭슨의 춤은 차원이 다르죠. 문 워크는 지금 봐도 정말 놀랍잖아요.

정민재 : 그렇죠. 앞으로 걷는 듯 행동을 취하면서 뒤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문 워크는 춤꾼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그런 필수 기술처럼 됐는데, 이걸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 게 마이클 잭슨입니다.

이분이 개발한 춤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알렸죠. 이 춤을 처음으로 선보인 건 마이클 잭슨이 속했던 레이블 모타운의 25주년 특별 공연에서였는데요, 1983년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이니,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Billie Jean’ 무대 중 처음으로 문 워크를 췄는데, 이 노래는 마이클 잭슨의 여섯 번째 솔로 앨범이자 성인이 되고 낸 앨범으로는 두 번째였던, 마이클 잭슨 광풍의 한 가운데 있었던 앨범 [Thriller]에 실린 노래였죠.

조현지 : 그럼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 들어보죠.

M. ‘Billie Jean’ - Michael Jackson

조현지 : 10주기를 맞은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노래를 들으니 정말 눈앞에 마이클 잭슨의 춤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한번 느끼지만, 노래를 참 잘 불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민재 : 맞습니다. 앞서서 마이클 잭슨의 춤 얘기를 나눴는데, 마이클 잭슨을 기억해야 할 두 번째 포인트가 바로 음악입니다. 노래와 작곡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분 노래를 정말 잘 불렀어요. 성인이 되기 전 10대 초반에 이미 잭슨 파이브라는 형제 그룹으로 가수 데뷔를 했는데, 그 어린 꼬맹이가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했던 겁니다. 잭슨 파이브의 히트곡들 ‘I want you back’, ‘ABC’, ‘The love you save’, ‘I’ll be there’ 이런 노래들 들어보면 발성부터 음감, 리듬감, 감정 표현까지 환상이에요. ‘Got to be there’, ‘Ben’ 같은 어린 시절 솔로 곡은 정말 듣는 어른들 마음을 울립니다. 전 지금까지도 어린 나이에 데뷔한 가수 중에 노래 가장 잘 한 가수는 마이클 잭슨이라고 생각해요.

조현지 :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그렇게 잘했군요.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얼마나 더 깊어졌겠어요.

정민재 : 그러니까요. 나이가 들어 경험이 좀 쌓인 뒤에는 음정과 리듬을 그야말로 갖고 노는 경지가 됐습니다. ‘Don’t stop till you get enough’ 같은 노래에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유자재의 가성이 빛을 발하고요, ‘Beat it’이나 ‘Man in the Mirror’ 같은 곡에선 섬세하고도 파워풀한 진성이 일품입니다. 요약하면 아주 넓은 음역대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가성과 진성, 센 곡과 여린 곡, 알앤비와 록을 오간 전천후 보컬리스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현지 : 설명을 들으니 노래를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듣고 싶은데요, 그런데 작곡도 마이클 잭슨의 포인트라고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많은 일반인이 마이클 잭슨의 작곡 실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춤과 노래, 의상과 퍼포먼스에 가려져서 그런 것 같은데요, 작곡가, 프로듀서로서도 천재였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은 거의 대부분 마이클 잭슨이 직접 쓴 곡들이고요, ‘Beat it’, ‘Billie Jean’, ‘Don’t stop till you get enough’, ‘Heal the world’ 같은 노래들은 혼자서 만든 노래입니다. 그야말로 멜로디의 귀재라고 할 수 있죠. 프로듀서로서도 아주 좋은 귀를 갖고 있어서, 물론 퀸시 존스라든지 테디 라일리 같은 프로듀서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음향을 정확하게 찾고 구사했습니다. 그래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은 낡지 않아요.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훌쩍 지난 ‘Thriller’가 지금 들어도 멜로디, 악기, 녹음 수준면에서 월등한 건 이 때문입니다.

조현지 : 마이클 잭슨이 뛰어난 작곡가인지는 미처 몰랐네요.

정민재 : 아마 마이클 잭슨이 그 얘기를 들으면 아주 섭섭해할 겁니다. 사람들이 ‘이 노래 누가 만든 거야?’라고 할 때마다 정말 서운했대요. 자기가 만든 건데 몰라줘서요. 노래를 한 곡 더 들으면 좋겠는데, 1990년대에서 들어보죠. 이 노래는 마이클 잭슨이 싱글로 발표한 곡은 아닌데, 시상식에서 선보인 너무나 멋진 퍼포먼스 덕분에 다들 기억하는 곡입니다. 국내에서도 정말 많은 가수들이 이 무대를 흉내 냈어요. 1991년 노래 ‘Dangerous’입니다.

M. ‘Dangerous’ - Michael Jackson

조현지 : 10주기를 맞은 마이클 잭슨 얘기를 나눠봤는데, 얼마나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마이클 잭슨의 어떤 점이 좋았냐고 여쭤봤는데 듣다 보니 마이클 잭슨의 위대함에 대한 수업을 들은 것 같아요. 정말 처음 마이클 잭슨이 민재 씨 마음에 들어왔을 때 얘기를 끝으로 전해주시죠.

정민재 : 어릴 때부터 라디오도 참 많이 들었는데, 어느 날 밤에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딱 나왔어요. 그런데 전주부터 심장이 너무나 두근두근 뛰는 거예요. 세상에 이런 노래가 있구나. 노래가 정말 멋져서 제목을 써뒀다가 한참을 반복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제게 이 노래는 ‘인생곡’이라고 할 만한 노래이고요, 군대에 처음 갔을 때 훈련소에서 1달 동안 음악을 못 듣다가 나와서 제일 먼저 들은 노래도 이 노래였습니다. 제게 정말 각별한 노래이고, 그래서 마이클 잭슨은 참 많은 의미를 갖는 가수입니다. 1982년 [Thriller] 앨범에 들어있는 노래이고요, 제목은 ‘Beat it’입니다.

조현지 : 네, 마이클 잭슨의 ‘Beat it’ 들으면서 뉴스를 품은 음악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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