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박해일·전미선, '살추'→'나랏말싸미' 다시 쓸 흥행의 추억(종합)

송강호·박해일·전미선, '살추'→'나랏말싸미' 다시 쓸 흥행의 추억(종합)

2019.06.25.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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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박해일·전미선, '살추'→'나랏말싸미' 다시 쓸 흥행의 추억(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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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와 박해일, 전미선이 영화 '나랏말싸미'로 다시 한 번 흥행 전설을 예고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선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조철현 감독과 주연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이 참석했다.

‘나랏말싸미’는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임금 세종과 가장 천한 신분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가 세종대왕 역을, 박해일이 신미 스님 역을, 전미선이 소헌왕후 역을 연기했다. '사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의 각본 작업을 했던 조철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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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목을 '훈민정음'으로 하려다가 작가가 우리말로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서 '나랏말싸미'로 지었다"고 운을 뗀 조현철 감독은 "우리나라 오천년 역사 중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는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팔만대장경과 훈민정음 사이에 신미스님이란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설정이 마음을 끌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하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이 왜 비밀 프로젝트였을까. 유교 국가의 왕이 불교의 승려와 국가의 문자는 만든다면 비밀일 수밖에 없겠구나 싶더라. 이를 근간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며 "단순히 한글의 창제 원리와 그 원리에 기반해 만드는 과정을 바탕으로, 그 과정에서 만난 세종대왕, 신미 스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인연들을 담았다"며 영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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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을 연기한 송강호는 "개인적으로 세종대왕 님을 연기할 수 있다는게 벅차고 영광스럽다"며 "사극을 세 편째 찍었는데 '사도'에서 영조 역할을 하고, 역사적으로 성군인 세종대왕을 연기한다는 게 부담도 됐다. 그런데 또 이런 기회에 안 하면 언제 해보겠나 싶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세종대왕께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얘기들이 많지만, 한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나 인간적인 고뇌, 왕으로서 외로움, 고통 등은 심도 깊게 접하고 만나진 못했던 것 같았다. 결과물인 한글 창제의 위대한 업적만 생각했지 신념이나 군주로서 고뇌를 이 작품을 통해서 느꼈다. 부담도 느꼈지만,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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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은 역적의 아들로 유교 조선이 금지한 불교를 진리로 받드는 스님 신미로 분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세종대왕의 이야기이고,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이야기, 평범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한글 창제의 과정 안에서 조력자가 스님이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컸다. 그 호기심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스님 역할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박해일은 "크게 안 어울린다는 얘기는 못 들어서 머리카락을 잘랐다"며 "관객분들이 나중에 역할을 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갈 때 스님이 어색하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최소한 절에도 가고, 스님도 지켜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또한 신미가 외국 문자에 능통한 캐릭터라며 "산스크리트어가 정말 어려웠는데, 벼락치기로 외웠다. 쉽지 않은 인도의 고대어였다. 예전에 만주어도 해봤는데 그것보다 더 어려웠다. 거기에 중요한 감정도 넣어야해서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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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여장부 소헌왕후로 열연한 전미선은 "가정 에서 아내들은 외조를 하는데 티가 안 난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 성품을 소원왕후가 가지고 있어서 너무 하고 싶어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단 번에 선택했다.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세 사람은 지난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만에 '나랏말싸미'로 뭉치며 관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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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송강호는 "다시 만나니까 '나만 늙었구나' 싶더라. 둘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고, 나만 늙었다", 박해일은 "16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정신없이 지나갔다. 우선 작품으로 다시 만나는 것 자체가 뜻깊고, 만났을 때 워낙 두 분 모두 깊어지고 그윽한 느낌이 달라졌다""고 감회를 밝혔다.

전미선은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해서 그때 만났던 느낌이랑 지금 만난 느낌이 똑같더라. 그래서 더 의지하고, 든든하게 받쳐주는 두 분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말이 필요 없었다. 예전에 만난 오빠, 동생 느낌이라서 편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영화를 15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조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 계기가 개인사도 있는데, 어머니가 평생 한이 글자를 모르는 것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더불어 "'다빈치코드'에 여러 가지 문화 코드가 숨겨 있듯 '훈민정음'에도 여러 숨겨진 코드들이 있다. '나랏말싸미'를 통해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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