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인터뷰①] ‘푸른밤’ 옥상달빛 "DJ 섭외 미끄러진 끝에.. 값진 자리"

[DJ인터뷰①] ‘푸른밤’ 옥상달빛 "DJ 섭외 미끄러진 끝에.. 값진 자리"

2019.06.15.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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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인터뷰①] ‘푸른밤’ 옥상달빛 "DJ 섭외 미끄러진 끝에.. 값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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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TAR는 라디오 DJ들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 매체인 '라디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릴레이 인터뷰를 위해 지상파 3사(KBS·MBC·SBS)에서 활약하고 있는 DJ 이숙영, 김영철, 정소민, 존박, 윤정수·남창희, 이수지, 문희준, 김이나, 안영미·최욱, 김상혁·딘딘 등을 만났다. 11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MBC '옥상달빛' 김윤주·박세진]이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2011)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 가사에 한 번쯤 흠뻑 빠져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년들의 ‘현실가’를 부르며 위로의 아이콘이 된 인디밴드 ‘옥상달빛’이 매일 밤 11시 MBC FM4U 라디오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에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멤버 김윤주·박세진은 성시경, 알렉스, 문지애,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 등이 거쳐 간 ‘푸른밤’ DJ로서 하루의 끝, 힐링의 시작을 도맡았다.

그간 발표한 노래 이미지를 이어받아 라디오에서 조차 누군가를 어루만져야 한다는 데 부담감은 없을까.

1984년생 동갑내기 두 사람은 “예전처럼 쉽고 간단하게 조언하지 못하는 나이가 됐다. 라디오는 실시간 소통이라 특히나 더 조심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팍팍한 현실에 눈이 뜨여, 청춘들을 위로하는 게 쉽지만은 않음을 인정했다.

박세진은 “우리에 대한 수식어를 잘 알고 있다. ‘88만원 세대 청년들의 대변자’다. 이걸 듣고 가사 잘 써야겠다고 느꼈다”며 웃었다. 이어 “DJ 초반엔 책임감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청취자들 말에 저도 위로 받고 배우고 있다. 또 우리가 2명이지 않나. 윤주와 잘 맞아서 매일 즐겁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윤주는 “과거, 인지도가 낮아서였는지 DJ 섭외 단계에서 여러 번 미끄러진 적이 있다”며 “어렵게 MBC로 오게 된 만큼 이 자리가 소중하다”고 고백했다.

작년 10월 첫 방송 이후 아직 1년이 채 안 됐지만, 이들이 청취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유쾌한 ‘입담’이다. 때로는 이웃집 언니, 누나 같이 때로는 장난기 많은 친구 같다. 데뷔 시절 마포라디오의 ‘옥탑라됴’에서부터 라디오 고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박세진은 “'옥탑라됴' 당시 게스트 초대 손님으로 아이돌을 최대 11명까지도 한 자리에 모셔봤고 그때의 경험이 많이 도움되고 있다”며 “반대로 저희가 게스트로 활동할 때 김신영 씨 등 훌륭한 DJ들을 만나 배울 기회도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윤주는 라디오와 인연이 남다르다. 남편이자 가수 10cm의 권정열을 라디오에서 처음 만났다. 김윤주는 “유희열 선배님 라디오 고정 게스트를 함께 하며 친해졌다. 방송할 때는 앙숙 분위기였는데 뒤늦게 서로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DJ인터뷰①] ‘푸른밤’ 옥상달빛 "DJ 섭외 미끄러진 끝에.. 값진 자리"

새벽까지 이어지는 생방송에 체력이나 목 관리는 어떻게 할까. 김윤주는 “원래 야행성이라 피곤하진 않다”며 “오히려 목소리가 좀 차분해 지고 심야 바이브가 생겨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박세진은 “방송 후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힘들긴 하다. 운동을 따로 하진 않지만 필요성을 점점 느낀다”고 말했다.

둘은 평소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떠는 편이다. 김윤주는 “세진이와 원래 대화하던 대로 방송을 해도 되나 싶었다”며 “그런데 얼마 전 김신영 씨 라디오 게스트로 나갔을 때 제 음색 자체가 많이 조용해졌다며 주변에서 놀라더라”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물으니, 두 사람은 작곡가 윤상을 꼽았다. 옥상달빛은 윤상이 故신해철과 함께한 곡 ‘달리기’를 S.E.S에 이어 리메이크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세진은 “섭외 요청에 윤상 선배님이 정말 흔쾌히 응해주셨다. 방송 전날 문자가 와서 필요한 게 있으면 다 이야기하라고 하셔서 감사했다”며 “앞으로 ‘푸른밤’ 초대DJ 성시경 선배님도 초대하고 싶다. 고등학교 때부터 팬이다”라고 밝혔다.

박세진의 최애 코너는 '취향발전소'다. 면 덕후, 헌혈 덕후, 빵 덕후 등 취향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시간이다. 그는 “사람들이 본인 이야기 하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구나 싶었다”며 “청취자들이 우리 얘긴 안 듣고 본인들 얘기만 하는 걸 보면 진짜 재밌다. 서로 본적은 없지만 통하는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김윤주는 아직도 라디오 시작 전 긴장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라디오 경력이 꽤 길지만 제가 아직도 생방에 적응을 못 했음을 느낀다. 하지만 적당히 기분 좋은 떨림”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박세진에 대해서는 “매일 엄청 일찍 와서 미리 입을 풀고 방송을 준비한다. 또 방송 후에도 꼼꼼하게 모니터하는 걸 보고 성실하다고 느꼈다. 라디오를 하면서 세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세진은 “원래 제가 배짱이 같았는데, 라디오를 하면서는 일개미 이미지로 바뀐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두 사람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라디오’.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라디오는 친구 같아요. 요즘엔 라디오를 일부러 찾아듣지 않으면 접하기 어려워요. 참 따뜻한 매체인데 아쉽죠. 언제 어디서나 가장 가깝게, 친구 같이 옆에 있는 DJ로 남고 싶어요.”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YTN Star 공영주 기자(gj920@ytnplus.co.kr)
[사진제공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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