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피플] "당신은 나의 동반자"....'봉송' 콤비, 어떻게 칸 꼭대기 올랐나

[Y피플] "당신은 나의 동반자"....'봉송' 콤비, 어떻게 칸 꼭대기 올랐나

2019.05.28.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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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피플] "당신은 나의 동반자"....'봉송' 콤비, 어떻게 칸 꼭대기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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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 송강호에 감사하다."(봉준호 감독)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과 한국영화의 진화다."(배우 송강호)

20년의 인연이 결국 일을 냈다. 두 사람이 함께한 4번째 작품 '기생충'. 호흡에는 물이 올랐고 결과는 세계 최고 영화제의 최고상이었다.

[Y피플] "당신은 나의 동반자"....'봉송' 콤비, 어떻게 칸 꼭대기 올랐나

지난 25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칸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의 주인공이 공개됐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기생충'(감독 봉준호)이었다. 형편도 상황도 너무나 다른 두 가족이 고액 과외를 매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공개 이후 뛰어난 완성도로 국내외 언론의 호평을 한몸에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에 이름이 호명되자 가장 먼저 옆에 있던 송강호를 얼싸안았다. 그러고는 단상에 올라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내게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장면은 봉 감독이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넘긴 부분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과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던 영화"라면서 자신의 페르소나인 송강호를 언급,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 송강호의 코멘트를 꼭 듣고 싶다"며 송강호를 시상대로 불렀다.

봉 감독은 시상식 이후 진행된 포토콜 행사에서 송강호를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황금종려상을 건네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송강호는 자신을 먼저 알아봐 준 봉 감독이 당연히 받아야 할 상이라고 답해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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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두 사람이 감독과 주연 배우로 호흡을 맞춘 4번째 작품이다. 시작은 '살인의 추억'이었다. 이후 '괴물' '설국열차' 등을 거치며 20여 년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을 늘 함께했다.

봉준호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생충'의 시작부터 송강호와 함께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캐스팅뿐 아니라 영화적 만듦새에도 지대한 역할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사실 제게 송강호 선배는 캐스팅, 출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선배와 함께했기에 더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Y피플] "당신은 나의 동반자"....'봉송' 콤비, 어떻게 칸 꼭대기 올랐나

송강호 역시 봉 감독을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 통찰력으로 도전하고 영화를 만드는 분"이라고 말한 송강호는 "감독님이 만든 세계라면 그 속에서 마음 놓고 즐기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봉 감독과 작업을 하면 배우가 시공간을 메꿔야 한다는 강박증이 없어진다. 봉준호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계산됐고 정교하게 구축되어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편하게 임할 수 있다"고 봉 감독만의 특징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봉 감독에게) 왜 이 시점에서 이 영화를 하느냐, 어떤 계기로 하느냐 이런 걸 저는 하나 안 물어본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봉 감독도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다른 신뢰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면서 '기생충'에 대해 "봉준호 감독, 한국 영화의 진화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동시에 송강호라 가능한, 송강호이니까 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다수의 작품을 거치며 동료이자 인간으로서 서로를 향한 신뢰는 더욱더 굳건해졌다. 또한 이는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값진 열매를 낳았다. 영화를 통해 주고받은 두 사람의 긍정적인 시너지는 '기생충'을 봐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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