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nd 칸 현장] 봉준호 "나는 소심·어리숙한 영화광, 황금종려상 영광" 소감

[72nd 칸 현장] 봉준호 "나는 소심·어리숙한 영화광, 황금종려상 영광" 소감

2019.05.26. 오전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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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nd 칸 현장] 봉준호 "나는 소심·어리숙한 영화광, 황금종려상 영광"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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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은,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다. 감사하다. 메시!(Merci!)"

봉준호 감독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에 호명된 후 단상에 올라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내게 영화적인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 작업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에 공을 돌렸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과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던 영화"라면서 자신의 페르소나인 송강호를 언급,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 송강호의 코멘트를 꼭 듣고 싶다"고 마이크를 넘겼다.

무대 한 쪽에서 봉준호 감독을 축하하던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모든 대한민국의 배우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끝으로 봉준호 감독은 "지금 가족이 뤼미에르 극장 2층에 와있다.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나는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은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다. 감사하다"고 황금종려상 트리피를 들었다.

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특히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기념비적인 해에 봉준호 감독이 수상 낭보를 전하며 의미를 더했다. 앞서 한국영화는 2016년 '아가씨'(감독 박찬욱), 2017년 '옥자'(감독 봉준호)와 '그 후'(감독 홍상수), 2018년 '버닝'(감독 이창동)까지 4년 연속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간 경쟁 부문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 영화는 '올드 보이'(감독 박찬욱)였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를 받았다. 이밖에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고, 배우 전도연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개막작인 '더 데드 돈트다이'(감독 짐 자무쉬)를 비롯해 '기생충'(감독 봉준호) '쏘리 위 미스드 유'(감독 켄 로치), '영 아메드'(감독 장 피에르·뤽 다르덴 형제) '어 히든 라이프'(감독 태런스 맬릭)와 '페인 앤 글로리'(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도'마티아스 앤 막심'(감독 자비에 돌란), '레 미제라블'(감독 래드 리),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감독 디아오 이난) '더 트레이터'(마르코 벨로치오 감독), '오 머시!'(아르나드 데스플레친 감독), '아틀란티크'(마티 디옵 감독), '리틀 조'(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도나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더 휘슬러'(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프랭키'(아이라 잭스 감독), '포트레이트 오브 어 영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시아마 감독), '잇 머스트 비 해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시빌'(쥐스틴 트리에 감독)이 황금 종려상을 두고 겨뤘다.

올해 칸영화제는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지 칸에서 열린다. 개막작은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 마지막 상영 작품은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다.

칸=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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