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2019.05.2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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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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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이 구역의 왕은 접니다!"

지난 15일 종영한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극본 황인혁, 극본 박계옥) 속 배우 남궁민의 이 같은 선언은 짜릿했다. 얽히고설킨,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수 싸움은 팽팽하게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일품이었다. 그 중 남궁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단단히 입증했다. 완급을 조절하는 표정 연기, 디테일한 표현력은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남궁민)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치는 신개념 감옥X메디컬 서스펜스 드라마다. 평균 시청률 13.2%, 최고 시청률 15.8%를 기록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1부부터 4부까지 대본을 봤는데 완성도가 있었어요. 쉬어가거나 지루한 지점이 없었죠.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려면 그런 부분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당시 봤던 어떤 작품보다 짜임새가 좋아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촬영이 연기되는 바람에 조금 기다렸다가 합류했습니다."

[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나이제는 '다크 히어로'였다. 복수하기 위해 병을 만드는 '착하지 않은' 의사가 됐다. 남궁민은 냉철한 카리스마부터 인간적인 면모까지 나이제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했다. 그는 나이제를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단단한 인물이라 (복수할 때) 망설임이 없었다"며 "절제하는 연기를 했다. 몰래 주사를 놓을 때도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은근슬쩍 했다. 그런 점에서 (시청자들이) 나이제의 냉철함을 느껴주시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식상한 장르나 이야기는 위험해졌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무조건 독특하기만 해도 안 되고요. '닥터 프리즈너'는 소재가 새로웠고 그 안에서 권력 다툼을 하는 모습은 재밌었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이 실패하더라도 그에 대해 감당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지 않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한 남궁민의 노력은 그야말로 처절했다. '닥터 프리즈너'를 찍을 당시를 떠올린 그는 "피드백을 받지 못할 때였는데, 대사를 하거나 연기하는 신(scene)이 마음에 안 들어서 자존감이 땅바닥에 떨어졌었다"고 의외의 고백을 했다. "저 자신을 많이 괴롭혔다"던 남궁민은 "부족함을 느끼니까 노력할 수밖에 없더라"라고 말을 이었다.

[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제가 가진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카메라가 찍을 수 없어요.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그 감정이 보여야 연기죠. 그런 걸 하려면 제 몸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몸과 정신을 자유롭게 풀어주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항상 적는 편이에요. '닥터 프리즈너'를 할 때는 150개 정도의 메모를 휴대폰에 남겼습니다."

남궁민이 보여준 메모에는 발음, 발성, 호흡 등 연기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에 대한 모든 것들이 적혀 있었다. '내가 알아낸 것(종합)'이라는 제목으로 정성스럽게 정리까지 했다.

'닥터 프리즈너'는 시즌제에 대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이에 대해 "드라마를 잘 끝난 상태인 만큼 시즌2를 하고 싶지만 복잡한 문제가 있다"면서 "제작사나 방송사 등 문제가 잘 해결이 된다면 시즌2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Y터뷰①] 남궁민 "'닥터 프리즈너'로 자존감 바닥을 쳤죠"

2001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로 데뷔해 어느덧 19년 차 배우가 된 남궁민이다. 부드러운 이미지는 물론 악역과 코믹, 장르물 등을 오가며 맹활약 중이다. 그는 "연기를 하다가 답답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면 제가 연기했던 걸 모아놓은 걸 쭉 본다"면서 "잘한 것도 있고 이상한 것도 있다. 여러 변주 속에서도 지금까지 잘 온 거 같다"고 돌이켰다.

"지금 이대로, 부족함을 알면서 10년, 20년 이상 연기하고 싶어요. 자만심에 빠지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기를 안 할 때는 불행하다고 느껴요. 할 일도 없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없죠. 연기가 꼴도 보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거 없으면 못 살겠고 가장 큰 행복을 주기도 하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 나듯이 저도 자신을 계속 담금질하면서 계속해나가고 싶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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