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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Posted : 2019-05-20 00:36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여기가(시네파운데이션) 끝은 아니니까요. 계속 나아갈 거고요. 갈 길이 멉니다. 하하."

영화인의 축제, 칸 영화제. 그곳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우리나라 감독들이 있다.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칸의 밤을 뜨겁게 달굴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 그리고 시네파운데이션(학생단편경쟁) 부분 '령희'의 연제광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29)이다.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영화학도라면 한 번쯤 꿈꾸는 시네파운데이션(학생단편경쟁) 부분은 공식 부문 중 단연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올해에는 2000여 개의 출품작 중 단 17편 만이 칸에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로 29살 신인 감독으로 그가 남긴 그의 발자국은 결코 작지 않다.

칸영화제를 찾은 그에게 소감을 묻자 연 감독은 쑥스럽게 웃었다. 아직은 인터뷰가 익숙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취지와 연출 의도를 요목조목 설명했다. 3일간 비구름이 걷히지 않았던 칸의 하늘도 인터뷰 동안 맑게 개었다.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2년 전 단편 '더 게스트'가 비경쟁부문인 '쇼트필름코너'에 상영된 이후 두번째 칸 행이자 공식 부문은 처음이다.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고무될 법도 한데 칸의 푸른 해변에서 만난 연제광 감독은 정작 의연한 모습이었다.

"설레고 들뜨기보단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실 배우들한테도 칸영화제에 출품한 걸 이야기하지 않았거든요. 김칫국 마시는 게 싫었어요.(웃음) 경쟁 부문 발표를 본 순간, '와! 됐다'했죠. 지금은 다시 평온해요."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령희'는 15분 분량의 단편 영화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에서 함께 살며 공장에 다니는 중국 동포 홍매(한지원)와 령희(이경화)가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담는다. 공장에 들이닥친 불법체류 단속을 피하려다 령희가 죽자, 공장 측은 이를 은폐하려 하고 그날 밤 홍매는 공장이 빼돌린 령희의 시신을 찾아 나선다.

연 감독은 연출은 물론 각본도 썼다. 뉴스로 접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사한 불법체류자의 사례는 감독에게 적잖히 충격을 안겼다.

"불법 체류자가 몇 년 전에 단속반을 피하다 추락사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사고사였지만 당시 자살 처리가 됐었죠. 이들의 상황에서 기본적인 인권도 지켜지지 못했다 생각에 보고 충격이었습니다."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감독은 한국 사회에서 약자에 속하는 불법 체류자의 이야기를 통해 관심을 환기하고 약자가 결국 약자를 처리하는 모순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도 있는 소재. 감독은 장면과 구도 하나하나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윤리적 시선'이에요. 장면이 또다른 혐오를 낳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결국 '사회에서 약자를 처리하는 사람은 약자다'라는 의도에서 마지막 장면에 동남아 노동자분들이 등장하는데요. 조금이라도 나쁘게 보이거나 의도치 않은 오해를 만들지 않도록 가장 고민하며 찍은 장면입니다."

이번 영화 '령희'를 비롯해 경력은 길지 않지만 감독의 시선은 줄곧 사회에 있는 약자를 향한다. '홍어'부터 '더 게스트' '종합보험' '표류' 그리고 '령희'까지. 혹자는 작품에 사회적 메시지를 녹여내는 연 감독을 두고 "봉준호 감독의 초기를 보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런 말씀은 정말 영광이에요. 영화학도들에게 물어보면 단연 봉준호 감독을 롤모델로 꼽는 걸요.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작품에 현실을 잘 담아내는 다르덴 형제의 작품을 참고하기도 했죠. 다만 이를 저만의 스타일로 녹여내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아요."

 칸 홀린 29세 신인 감독 연제광 "송강호 선배와 작업 꿈꾸죠"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를 묻자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조심스럽게 "배우 송강호"를 꼽았다. "열이면 열, 송강호 선배님을 꼽을 거에요.(웃음) 늘 그 이상을 보여주시는 분이잖아요. 함께 하게 된다면 너무나 영광이죠."

앞으로의 목표를 뭘까.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은 현지시간 오는 23일 수상자가 발표된다. 그는 "상이나 성과보다도 계속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심 담아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부가적인 요소를 생각하고 또 이루겠다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작품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칸영화제는 정말 제게 좋은 원동력이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요."

칸=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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