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김현철 "13년 만의 신보, 설렘 반 두려움 반…초여름 분위기 선곡"

가수 겸 프로듀서 김현철의 이름 옆에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박학기 1집, 장필순 1집 등에 참여하며 음악적 재능을 뽐냈고, '제2의 유재하'로 통했다. 명반으로 꼽히는 1집 앨범에 작곡가,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고, 세련된 사운드로 반향을 일으켰다. 그렇게 1990년대 웰메이드 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요즘 10~20대에게는 MBC '복면가왕' 연예인 판정단으로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2006년 발매한 정규 9집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이후 13년 공백기를 보냈기 때문. 그런 그가 다시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가을 정규 10집을 낼 예정이며, 그에 앞서 오는 23일 새 미니앨범을 선공개한다.

YTN Star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컴백을 앞둔 김현철을 만났다. 1989년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30주년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쑥쓰러워 하며 웃었다. 30주년보다는, 10집 앨범을 낸다는 부분에 더 집중했다. 그는 "지금은 약간 설렘 반, 두려움 반"이라며 10집 앨범 발표를 앞둔 소감을 대신했다.

무려 13년의 공백기를 깨는 앨범이다.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에 대해 김현철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30주년에 맞춰 10집을 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규 10집을 냄으로써 '큰 짐을 벗는 것 같다'며 허심탄회한 소회를 전했다.

"정규앨범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어요. 이번 앨범 이후에는 훨씬 자유로워질 것 같아요. 하루에 두 곡을 내든, 미니나 싱글을 내든, 이제는 정말 상관없을 것 같아요. 어쨋든 큰 짐을 벗는 것 같은 느낌이고, 작업도 재미있게 했어요."

선공개되는 미니앨범에 담긴 곡들은 미디엄 템포의 곡들로 구성됐다. 색다른 장르를 시도하기보다는 '김현철표 발라드'로 복귀한다고 보는 편에 가깝다. 대신 마마무, 옥상달빛, 쏠, 죠지 등 다채로운 장르의 후배 뮤지션과 호흡을 맞춰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

"김도훈 작곡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마마무가 부르는거 어떨까' 해서 '진짜?' 했어요. 마마무가 유명하기 때문이라서보다는 제가 말씀 안 드려도 워낙 노래를 잘하기 때문이죠. 휘인과 화사가 노래를 참 잘 불러줬어요. 노래 녹음도 일찍 끝났어요."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면 타이틀곡인 '한사람을 사랑하고 있어'에서 김현철은 프로듀싱을 맡은 점이다. 휘인과 화사만 가창에 참여했다. 미니앨범에서 김현철은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고 홀로 완창한 곡은 수록곡 '열심'이 유일하다.

"저는 이게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해요. 예전엔 '내 노래는 내가 불러야지' 생각이 많았지만, 30년 동안 음악하면서 보니 나보다 어울리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많은 후배들이 참여해서 좋은 건 젊은이들에게 알리게 되는 거죠. 아는 가수들이 저와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에 들어오는거죠."

그렇다면 이번 미니앨범을 통해 선공개한 곡들을 선별한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올가을 김현철은 선공개한 5곡을 포함해 더블 앨범을 낼 계획이다. 정규앨범에 포함될 곡들은 후배뿐 아니라 동료, 선배 뮤지션들까지 참여했다. 테잎도 제작해 음악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전망이다.

"(미니앨범에 들어갈 곡들로는) 아무래도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들로 많이 추려진 것 같아요. 물론 발라드는 사시사철 발라드지만, 쏠(SOUL)과 부른 'Tonight is the Night'이나 옥상달빛이 피처링한 '웨딩왈츠' 등 초여름에 어울리는 곡들로 선곡이 많이 됐어요."

13년 만의 컴백을 앞두고 이달 초 '어게인, 학전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펼쳐지는 릴레이 공연에 참여해 관객을 만났다. '학전' 무대에 게스트로 오른 적은 있지만, 김현철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이 좋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공연이었고, 옛날에 오던 사람 반, 새로운 사람 반이었어요. 저분들을 위해서 내가 음악과 공연을 해야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죠. 밴드도 차려졌고, 정규앨범을 내고 올해 연말부터 하겠지만 페스티벌이나 작은 무대 같은데는 서려고 하고 있어요."

뿐만이 아니다. 유튜브 채널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 달라진 방송환경에 맞춰 새로운 콘텐츠로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는 신인 소개를 하는 채널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저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너무 아쉬워들 해요. 자기 음악을 해볼 기회도 못갖고 사라지는 걸 아쉽게 생각하는데, 잘하면 콘텐츠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올해 안에 빨리 준비해서 론칭하려고 합니다."

한편 김현철은 23일 오후 6시 '10th-preview'를 공개한다. 정규 10집에 앞서 선공개하는 미니앨범으로, 미디엄 템포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마무를 비롯해 R&B 싱어송라이터 조지, 쏠(SOLE), 인디밴드 '옥상달빛' 등 다채로운 뮤지션들이 피처링으로 대거 참여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제공 = Fe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