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2019.05.15.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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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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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과감히 버렸다. 여기에 '좋은 놈'은 없다. 조직폭력배와 형사, 연쇄 살인마까지, 제대로 '나쁜 놈' 세 명이 맞붙어 내는 에너지는 강렬하고도 신선하다.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이다.

[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중부권을 주름잡는 제우스파 보스 장동수(마동석)는 비 오는 날 의문의 한 남자로부터 습격을 당한다. 격투 끝에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조폭이 칼이 찔렸다는 소식이 퍼지자 장동수의 자존심에 제대로 스크래치가 난다.

그런 그 앞에 정태석(김무열)이 나타난다. 미치도록 범인을 잡고 싶어하는 강력반 형사다. 그는 충남 일대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같은 사람이 저지른 연쇄 살인이라고 확신하지만 좀처럼 증거를 찾지 못한다. 그러다 장동수가 그 살인마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목격자이자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접근한다.

동기는 다르지만, 목적은 같은 이 두 사람은 공동의 적을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단, 먼저 잡는 사람이 놈을 갖는다는 조건을 내건 채. 악인과 악인이 더 나쁜 악인을 잡기 위해 손을 잡는 기묘하고 기막힌 공조가 그렇게 시작한다.

[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악인전'은 이같은 '의외성'이 주는 묘미가 큰 작품이다. 파격적인 설정 덕분 일테다. 영화는 권선징악이라는 구태의연한 틀을 집어던졌다. 인물들은 모두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고, 상황에 따라 그 위치는 변한다. 그 과정에서 사회가 정의한 악의 기준도 그 흐릿해진다. 달라서 흥미롭고 예측할 수 없어 신선하다.

캐릭터 역시 관객의 예상을 배신한다. 힘은 물론 머리를 쓰고 상대를 이용하며 치열하게 수 싸움을 하는 조폭,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악인과도 손잡는 형사, 상대가 누구든, 이유도 목적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연쇄 살인마까지. 감독은 익히 아는 캐릭터와 배우에게서 이면을 꺼냈다. 장르적 쾌감을 높이는, 기분 좋은 '낯섦'이다.

차진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박진감 있는 카 체이싱, 허를 찌르는 급습부터 묵직하고 타격감 있는 맨손 액션까지 빠른 호흡과 다채로운 형태의 액션이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악인전'이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만큼 마동석표 맨손 액션을 보는 외국 관객의 반응은 어떨지 자못 궁금해진다.

다만 그 강도는 '범죄도시' '성난황소' 등 기존에 그가 출연했던 여느 작품보다도 세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게 혈흔이 낭자하고 폭력 수위도 꽤 높은 편이다.

범죄 영화를 표방하는 만큼 여기서도 경찰 유착은 빠짐없이 등장한다. 극적 상황을 위해 설정한 클리셰인 줄만 알았는데 맞닿은 현실을 보니 비단 영화의 영역으로 치부하기 어려워 씁쓸함을 더한다.

[Y개봉작] 쉴 틈 없이 강렬한 악인의 향연...'악인전'

쉼 없이 강렬한 악인들의 향연이 이어지지만 그중 가장 빛나는 건 역시 마동석이다. 압도적인 외모와 카리스마에 가공할 만한 파괴력으로 상대를 단숨에 제압한다.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민첩한 타격 액션은 여전히 통쾌하고 시원하다. 늘 앞서 악을 물리치던 그의 악당 변신은 무척 새롭다.

이번 작품을 위해 15kg을 증량하며 외적인 변화를 꾀한 김무열은 한 극 안에서도 집요함과 너스레를 적절히 오가며 넓은 스펙트럼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임을 또 한 번 증명했다. 김성규는 '악인전'이 새롭게 발견한 보물이다. 처음으로 타이틀 롤에 이름을 올린 그는 과장 없이 힘을 뺀 연기로도 시종일관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1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0분.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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