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nd 칸②] #넷플릭스? #여성연대後 #필름마켓 60돌...72살 칸

[72nd 칸②] #넷플릭스? #여성연대後 #필름마켓 60돌...72살 칸

2019.05.14.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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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nd 칸②] #넷플릭스? #여성연대後 #필름마켓 60돌...72살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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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바르다가 65년간 드러낸 창조력과 실험정신은 매해 과감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하려는 칸 영화제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칸 영화제 집행위원회)

제72회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올해 영화제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누벨바그의 대모 아그네스 바르다의 정신을 잇는 수많은 영화인이 올해도 영화제를 찾고 일부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한다. 72년간 칸 영화제는 다양한 풍파 속 전통과 정체성과 지키면서도 변화를 적절히 수용하며 올곧이 그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영화제 곳곳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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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의 연대, 그 후

지난해 칸 영화제 최대 화두는 여성 영화인의 연대였다. 할리우드를 강타한 '미투'(Me too) 운동의 여파는 칸에 이르렀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에바 허슨 감독의 '걸즈 오브 더 선' 공식 상영에 앞서 82명의 여성 영화인이 침묵하며 레드카펫을 걸었다. 여기에는 심사위원장인 케이트 블란쳇, 심사위원인 크리스틴 스튜어트, 레아 세이두를 포함해 감독, 제작자, 배급담당자 등 굵직한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82명의 여성은 1946년, 칸 영화제가 개막한 이후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여성 감독의 수를 의미한다. 같은 시기에 경쟁 부문에 초청된 남성 감독은 1688명.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영화인은 1993년 '더 피아노'를 발표한 제인 캠피온 감독이 유일하다. 이들은 71년을 이어온 칸 영화제에서 턱없이 부족한 여성 감독의 작품 초청 수를 꼬집었다. 또한 남성 중심적인 칸 영화제를 비판하고 성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1년이 지난 칸 영화제 상황은 어떨까. 크게 내디딘 걸음에 비해 두드러진 차이가 보이진 않지만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영화제가 대표적인 여성 영화인으로 꼽히는 아그네스 바르다 타계를 추모하며 올해 영화제의 상징(공식 포스터)으로 삼은 점 역시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쟁 부문에서 여성 감독들의 작품 4편이 초청됐다. 여전히 많지 않지만 지난해보다 1편 증가했다. 심사위원단의 경우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남녀 비율을 맞췄다.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예고한 칸 영화제에서 여성 영화인들의 성과와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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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와 줄다리기는 진행 중·사전 시사는 일부 부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넷플릭스가 만든 영화는 칸에서 상영되지 않는다. 영화제와 넷플릭스 갈등은 2017년 처음 시작됐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의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자 극장사업자들은 프랑스 극장법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칸 영화제 측은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만을 경쟁부문에 출품할 수 있도록 규정을 수정했고, 넷플릭스 영화는 출품을 철회했다.

올해에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 맨'(넷플릭스 제작)을 초청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영화 후반 작업과 양쪽의 의견 차이로 초청이 불발됐다. 외신들은 "넷플릭스와 칸 영화제가 올해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베니스 영화제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앞서 제75회 베니스 영화제는 넷플릭스의 영화 '로마'의 경쟁 부문에 진출을 허용했고 그해 '로마'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와 넷플릭스 모두 해당 문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제 내에 방향성을 언급할지 향후 이들의 관계에 영화계의 눈과 귀가 쏠린다.

한편 기자와 평론가를 대상으로 한 사전 시사는 일부 부활한다. 지난해 칸은 경쟁 부문 주요 작품들의 공식상영 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시사를 폐지한 바 있다. 영화제는 올해 일부 영화에서 사전 시사를 재도입하면서도 스포일러 행위를 방지하고자 엠바고 규제를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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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최대"...칸 필름마켓 60돌

영화제 열기로 가득한 칸 뤼미에르 극장. 그 한 켠에 상영관을 제외하고 이들이 공통으로 향하는 장소가 있다. 세계 최대이자 최고(最古)의 필름마켓 '마르셰 뒤 필름'이 바로 그곳. 1959년 시작된 이 필름마켓은 올해 60주년을 맞이했다. 칸 영화제 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한 7,600명이 올해 참가자로 등록했다"며 진행 상황을 알렸다.

규모에 비례한 수많은 협상 기회로 마르셰 뒤 필름은 밀라노 필름마켓, 아메리칸 필름마켓과 더불어 세계 3대 필름마켓으로 꼽힌다. 특히 칸 영화제만 유일하게 세계 3대 영화제·세계 3대 필름마켓 행사가 동시에 개최되기에 마르셰 뒤 필름은 국적을 막론하고 매체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 전시장에는 수천 명의 제작자, 바이어, 배우 등 영화인이 모인다.

각국에서 온 배급사에게 신작 영화를 파는 홍보의 장이 된다. 국내 배급사 역시 다양한 신작과 함께 올해 필름 마켓을 찾는 만큼, 어떤 영화가 세계 영화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올해 필름 마켓은 14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칸 영화제,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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