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걸캅스' 라미란 "시나리오 수정 NO, 현실 들어맞아 놀랐다"

[Y터뷰②] '걸캅스' 라미란 "시나리오 수정 NO, 현실 들어맞아 놀랐다"

2019.05.03.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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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걸캅스' 라미란 "시나리오 수정 NO, 현실 들어맞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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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45)이 전매특허 코믹 연기에 액션까지 장착, 화력이 더욱 커진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이야기.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지만 나쁜 놈들을 때려잡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속 시원히 해결하는 걸크러시 콤비 미영(라미란 분)과 지혜(이성경 분)를 통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라미란이 연기 인생 14년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라미란은 극 중 민원실 퇴출 0순위 주무관이 된 전직 전설의 형사 박미영 역을 맡았다. 처음부터 라미란을 염두에 뒀다는 정다원 감독의 말처럼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그녀는 특유의 생활밀착형 연기는 물론, 전직 전설의 형사다운 날카로운 눈빛과 카리스마로 강도 높은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라미란은 그간 tvN '응답하라1988' 치타 여사부터 tvN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라부장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보여줘 왔다. MBC '진짜사나이',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 예능에서도 맹활약하며 대중과 가까이 호흡했고,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수 많은 영화에서 감초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런 라미란이 이번에는 액션까지 섭렵하며 또 한 번 스펙트럼을 넓힌다. 특히 라미란은 촬영 전 한달 반 동안 액션스쿨을 다니며 복싱, 레슬링 등을 배웠다. 이러한 노력 덕에 라미란은 첫 액션 연기 도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찰진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에 생생한 리얼리티를 더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여성 액션물의 새 장을 열 캐릭터를 탄생시킨 라미란. 그녀를 만나 오는 9일 개봉을 앞둔 감격의 첫 주연작, '걸캅스'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Y터뷰②] '걸캅스' 라미란 "시나리오 수정 NO, 현실 들어맞아 놀랐다"

-영화 속 사건과 닮은 사건들이 실제로도 발생해 이슈가 됐다.
특정 연예인이 거론되면 이슈가 되기 전, 이미 작년부터 몰카 범죄나 이런 뉴스는 많이 나왔다. 물론 우리가 하려던 얘기인데 수면 위로 올라오니까 '정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구나' 싶었다. 그런 소재를 다룬다는데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뒤에 생각보다 큰 이슈가 터져서 놀라기는 했다.

-혹시 최초 시나리오에서 현실 이슈를 반영해 바뀐 부분도 있나?
그렇진 않다. '해피벌룬'처럼 실제 사건을 반영하긴 했지만, 그런 건 몇 년전 이슈잖나. 오히려 신종 마약은 예상 못했던 건데 현실 상황과 잘 들어 맞았단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들이 자책하는 상황에 대해 미영이 안타까워 하는 대사가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어떤 식으로 소화할지 고민 했을 거 같은데.
피해자들의 자살 소식이 들려오고, 미영으로서는 너무 답답하고 부아가 치밀고 그랬을 거다. 그런 사람이니까 무모하게 사건에 뛰어들었을거다. 그 대사를 신파처럼 느껴지지 않게 쿨 하게 하고 싶었다. 근데 별로 쿨 하진 못했던거 같다. 감정을 다 못 누른 부분도 있다.

-사무실 신도 액션 못잖게 긴장감이 있었다.
(최)수영 씨 욕설 애드리브가 좋았다. 대본을 충분히 살리지만 호흡이라도 하나 더 하려고 애쓰더라. 저나 (이)성경 씨까지 셋 다 욕을 하면 끝이 없기에 자제했다. 하하. 사무실은 수영 씨 공이 컸다. 의외로 욕도 잘 하고... 자긴 아니라고 하지만, 그게 본래 모습인거 같다. 아직도 가면을 쓰고 있는 거 같다. (웃음)

[Y터뷰②] '걸캅스' 라미란 "시나리오 수정 NO, 현실 들어맞아 놀랐다"

-영화에서 케미가 돋보였다.
미영과 지혜가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라 굳이 친할 필요가 없지만, 처음 만날 때부터 너무 친해졌다. 근데 편해서 더 앙숙 연기를 리얼하게 할 수 있었던거 같다. 편하게 대해줬더니 막 하더라. (웃음) 그게 저의 장점인거 같다. 처음 만나도 한 10년 만난 것처럼 편한 것.

-그런 라미란의 마당발 면모가 특별출연에서도 빛을 발한 듯하다.
다들 히든카든가 있었는데 대표님이 하정우 카드를 썼고, 성동일 선배님이 저를 위해 출연해 주셨다고 들었다. 아쉽게 촬영 때 만나질 못했는데, 너무 감사했다. 안재홍 씨는 제 아들이기도 하고, 감독님 후배이기도 해서 안 나올 수 없었을 거다. 하하.

-윤상현이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를 보여줬는데, 지철 캐릭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기도.
남성을 비하했다는 반응도 있는데, 절대 그런 것을 생각하고 만들진 않았다. 만약 주연이 남자 두 명이었다면 지철에 대해 그런 반응이 나왔을까? 오히려 보시는 분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윤상현과 실제 호흡은 어땠나?
정말 가정적이더라. 사실 '동상이몽' 보기 전에는 왜 저렇게 끝나고 바로 집에 가나 잘 몰랐는데, 당시 아내가 셋째 임신하고 아이 둘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더라. 예능을 보니까 십분 이해했다. 지철 캐릭터는 바보 같고, 답답하고 이런데 미워할 수 없는 힘이 있는 거 같다.

-앞으로 더 시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는?
사실 색다른 것을 하기 보다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새로운 롤모델이 생겼다. 김혜자 선배님이다. 선배님 연배에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데, '눈이 부시게'가 허를 찔렀달까. 잘 만든 작품이었다. 좋은 작품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저 또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을 외쳤지만, 혹시 20년 연기를 되돌아 봤을 때 '인생작'과 '인생캐'가 있다면? '친절한 금자씨'는 제가 연기를 시작하게 해 줬고, '댄싱퀸'은 오디션 없이 처음 한 작품이다. 가장 비중도 많았고, 많이 알아봐 주셨다. '소원'이라는 작품은 제가 상을 타게 해 줬고. '응답하라1988', '막돼먹은 영애씨'도 대중적으로 알려준 소중한 작품들이다. 캐릭터는 다 잘 어울렸던 거 같다. 하하. 제가 합리화를 잘 한다. '이게 너한테 어울리까?'라고 누군가 물으면 저는 '이런 사람도 있어. 왜 이런 캐릭터는 꼭 이래야 한다고 생각해?'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나 스스로도 설득한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지 않나.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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