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평범하고도 비범"...봉준호의 진화 '기생충'(종합)

[Y현장] "평범하고도 비범"...봉준호의 진화 '기생충'(종합)

2019.04.22. 오후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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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평범하고도 비범"...봉준호의 진화 '기생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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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한국적인 뉘앙스와 디테일로 가장 차있는 영화다. 동시에 보편적인 빈부 문제를 다룬다. 이에 외국 관객들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율 배반적이지만 두 가지 기대를 모두 갖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조여정,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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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재진 앞에 선 봉준호 감독은 "제목처럼 기생충이 나오진 않고, 캐릭터 안에 몸에 기생충이 있지도 않다"면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뜻이 뭘까, 추측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의 출발점을 짚으며 "2013년 겨울로 기억한다. 지인에게 두 가족의 이야기를 이야기했다. 너무나 다른 환경에 일상을 살아가는 두 가족이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초반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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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인 만큼, 이날 영화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5번째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봉 감독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옥자'(2017)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린다. 언제 가던지 새롭고 긴장되는 곳이다. 고생해 촬영한 영화를 열기가 가득한 곳에서 선보이게 되니까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들도 칸 행을 앞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송강호는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에 이어 5번째 칸 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송강호는 "경쟁 부문 초청은 3번째인데 그 전 작품들이 여우주연상('밀양') 심사위원상('박쥐') 등 모두 상을 받았다. 그 전통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한국 영화의 진화,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게 되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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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초청작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기생충'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는 많다. 그간 작품을 통해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만큼 봉 감독의 차기작이라서다.

봉 감독은 작품에 대해 "사실 부유한 사람과 그렇게 않은 사람. 마주칠 기회 상당히 적다. 누가 구획을 그어놓지 않는데 우리 사회에는 암묵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기우가 과외하러 가게 되면서 두 가족의 경계가 허물어진다"고 내용을 귀띔했다.

이 영화의 주 축을 이루는 건 상황도 형편도 다른 두 가족이다. 먼저 전원 백수인 가족의 가장 기택 역을 봉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명배우 송강호가 맡았다.

송강호는 "전원 백수라고 해서 특이한게 아니다. 가장 평범하고 이 사회에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이다. 열심히 본인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데 처해진 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사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기택은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사고를 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연체동물같은 느낌이다. 기택은 우리의 이웃이자 나 자신일 수 있다. 그래서 희극적이고 비극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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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의 아내로 장혜진이 나섰다. 장혜진은 역할을 소개하며 "충숙은 해머 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5kg 찌웠다. 살집은 있지만 날렵해야 해서 몹시 어려웠다"며 "살아가고자하는 의지가 강해서 백수 남편을 많이 구박한다. 동시에 사랑하는 마음이 넘치는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귀띔했다.

송강호 장혜진의 아들과 딸로 최우식과 박소담이 나선다. 두 배우는 각각 박사장네 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장남 기우와, 빼어난 포토샵 실력으로 ‘기우’의 가짜 재학 증명서를 만들어주는 동생 기정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특유의 에너지와 오늘날의 청춘을 대변하는 설득력 있는 연기로 묘한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최우식은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인 마음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박소담은 "당돌한 친구이자 판단력이 빠르다"며 "강한 역할을 많이 했었고 저만의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라 제 말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신나고 재밌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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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은 기택의 장남인 기우가 과외 면접을 보러가는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 역을 맡았다. 조여정이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박사장은 부와 명예를 지녔다. 친절하고 나이스하지만 선을 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강박적인 면모도 보인다. 가장 넓은 사람이지만 동시에 가장 좁은 사람이기도 하다. 양면성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Y현장] "평범하고도 비범"...봉준호의 진화 '기생충'(종합)

영화는 예고편부터 시종일관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관객의 이목을 끈다. 봉준호 감독은 "계속해서 회자가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한국적인 뉘앙스와 디테일로 가장 차있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빈부 문제를 다룬다. 덕분에 외국 관객들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송강호 역시 "평범하고도 비범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봤을 때와 가장 느낌이 비슷했다. 봉준호 감독과, 한국영화의 진화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영화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영화는 오는 5월 중 개봉한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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