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윤진이 "할아버지 팬이 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 무섭다고"

[Y터뷰] 윤진이 "할아버지 팬이 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 무섭다고"

2019.03.2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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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윤진이 "할아버지 팬이 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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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어요."

배우 윤진이(30)에게 '하나뿐인 내편'은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김사경 극본, 홍석구 연출)은 28년 만에 만난 부녀 김도란(유이 분)과 강수일(최수종)이 '세상 단 하나뿐인 내편'을 만나며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49.4%, 102회)을 기록한 화제작이다. 이는 지난 6년간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이다.

윤진이는 극중 수일의 과거와 악연으로 엮인 인물이자, 도란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못된 동서 장다야 역을 맡아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주인공 도란의 위기를 조장하는 악역으로서 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악역이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이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에도 일조했다.

"선생님들이 저한테 '악 쓰다가 득음 한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이번 드라마 하면서 소리란 소리는 다 질러보고, 덕분에 연기력도 많이 는 것 같아요. 드라마 할 때 항상 긴장을 많이 하는데 다야 역할을 만나서 떨림도 줄었고, 애드리브도 해봤어요. 선배 연기자분들께 많이 배웠어요. 결말에서도 작가님도 다야 잊지 않고 잘 써주셨고, 감독님도 잘 찍어주셔서 너무 행복했죠."

장다야의 역할이 전개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지만, 악행이 심해질수록 시청자 분노의 피뢰침이 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윤진이는 이를 잘 하고 있다는 응원으로 받아들였지만,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한 악플도 있었다. 이에 그는 SNS에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진이는 "악플은 잘 안 보려 했지만 DM(다이렉트 메시지)로까지 보내니까 어쩔 수 없이 속상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개인 SNS에서만은 그런걸 안 했으면 좋겠다 싶었고, 다른 배우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됐어요"라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Y터뷰] 윤진이 "할아버지 팬이 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 무섭다고"

윤진이는 또 "밖에서도 알아보신 시청자분들이 계신데, '너무 귀엽다고'고 해주시는 분도 있고 더러는 다야를 욕하는 분도 계세요"라며 "한 번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한 할아버지께서 고기를 주시면서 드라마 너무 재밌게 보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너(장다야) 같은 며느리 만날까봐 무섭다'고 하셔서 충격을 받기도 했죠. 하하. 한편으론 그만큼 연기를 잘 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어요"라고 웃으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윤진이는 "사실 또 하고 싶어요. 악역이라고해도 나쁘지 않았고 정말 많이 배웠어요. 다야보다 좀 더 날카롭고 멋진 악역을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며 다시 한 번 악역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첫 번째로 희망하는 캐릭터가 악역은 아니다. 윤진이는 인터뷰 내내 "제일 하고 싶은건 로맨틱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혹, 로맨틱 코미디로 만나고 싶은 상대배우가 있는지 묻자 그는 "사실 상대 배역보다 김선아 선배님이 자꾸 생각나요"라고 답해 눈길을 모았다.

"김선아 선배님을 정말 좋아해요.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연기도 정말 잘 하시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건 아닌데 로코를 제일 잘 하는 배우란 생각이 들어요. 롤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배경화면에 저장하고 싶어요.(웃음)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너무 멋있었어요. 저런 역도 잘 하시는구나 싶었고, 스타일도 좋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윤진이는 "그때부터 저도 커트 머리로 자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라고 덧붙여 김선아를 향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Y터뷰] 윤진이 "할아버지 팬이 저 같은 며느리 만날까 무섭다고"

사실 윤진이의 데뷔작도 로맨틱 코미디였다. 2012년 방송된 SBS '신사의 품격'에서 임메아리 역으로 출연해 김민종을 향한 순애보 연기로 데뷔와 동시에 유명세를 탔다. 운이 좋았지만, 당시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벅찼던 모양이다.

"한 번은 주인공 제의가 들어왔는데 거절 했어요. 제 능력으로 그럴만한 자격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용기도 났죠. 24살이었고, 내 연기가 아직 깊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신사의 품격'은 그냥 '나라면 이렇게 해야지'라는 식으로 보여줬던 거고 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진 못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할 걸 그랬나? 그럼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물론 해요. 하지만 그때 주인공이 됐어도, 잘 해내지 못하면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거 같아요. 하하. 저 100살까지 배우 할거니까 차근차근 쌓아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데뷔 초부터 주인공 제안이 들어올 정도로 떠오르는 신예였던 윤진이.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는, 선뜻 배우의 길로 달려갈 수 없었다. 정체성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결국 슬럼프가 왔고, 그녀의 태도에 대한 오해도 생겼다.

"캐스팅이 잘 안 되고 하면서 2년간 공백기를 갖게 됐어요. 혼자 배낭여행을 다니고 여러 나라 다니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렸으니까 아무것도 몰랐을 때 잘못한 게 있겠고, 반성과 후회를 통해 성숙해졌죠. 그 시간을 통해 성장했고, 오히려 지금의 제가 있게끔 기폭제가 되 거 같아요."

때문에 2년만에 찾아온 '하나뿐인 내편'은 그녀에게 절실한 기회였다. 윤진이 또한 "감독님과 미팅할 때도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정말 열심히 해야지, 정말 잘 해야지.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저한테는 더 그랬죠. 그럴만한 작품이었고, 실제로 잘 돼서 행복해요"며 제작진과 시청자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돌고 돌아 이제야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똑바로 보게 된 윤진이. 멀리 돌아 온 만큼 그녀의 연기를 향한 열정이 뜨겁다.

"좋은 작품, 저한테 맞는 역할이 있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하고 싶어요. 목표요? 쉬지 않고, 힘닿는데까지, 계속 연기를 하고 싶어요."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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