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김혜자 알츠하이머였다...'눈이 부시게'의 반전→여운

[Y리뷰] 김혜자 알츠하이머였다...'눈이 부시게'의 반전→여운

2019.03.13.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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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김혜자 알츠하이머였다...'눈이 부시게'의 반전→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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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이탈이 아니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충격의 반전이 주는 먹먹한 여운이 깊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 10회에서는 김혜자(김혜자)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늙어 버린 스물다섯 청춘 혜자(김혜자, 한지민)를 통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과 당연하게 누렸던 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작품. 그간 시간 이탈을 통해 노인이 된 것으로만 알았던 혜자가 알고 보니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혜자는 이준하(남주혁)가 떠난 줄로만 알고 허한 마음을 달래려 여행을 계획했다. 버릇처럼 준하네 집을 찾은 혜자는 불 켜진 집에 어지럽게 난 구두 자국을 보고 불안해했다. 그 시간 준하는 홍보관 지하실에 갇혀있었다. 준하를 찾으러 홍보관에 온 혜자는 그가 갇혀있음을 직감했다. 보험에 가입한 노인들만 부르는 야유회도 의심스러웠다. 사무실에 놓인 수상한 보험 서류들로 이상기류를 감지한 혜자는 사채에 시달리고 있던 김희원(김희원)의 무서운 계획을 눈치챘다. 혜자는 노(老)벤져스를 소환해 노인들과 준하를 직접 구하기로 했다.

노인들의 생체리듬에 맞춘 아침 10시 홍보관 침투를 계획한 혜자와 노벤져스는 손발 척척 작전을 수행했다. 우현(우현)이 강당에 들어가 야유회의 위험을 알리고 사람들과 탈출하는 사이, 혜자와 노벤져스는 지하실로 향했다. "유통기한 얼마 안 남은 우리가 그 사람들 다 구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달리 이들의 능력치는 초능력급이었다.

한 사람처럼 움직여 착시를 일으키는 쌍둥이 할아버지(심남), 주머니에서 별것이 다 나오는 도라에몽 몸빼 할머니(원미원), 지팡이의 파장으로 어둠 속에서도 앞을 보는 지팡이 할아버지(정진각), 길을 막는 데는 달인인 단순 할머니(장미자), 의외의 무술 실력자 우현, 어떤 개든 마음대로 조종하는 뽀삐 할아버지(정대홍)의 활약으로 준하와 노인들을 무사히 구해 탈출에 성공했다.

혜자와 준하, 노벤져스는 석양이 지는 바다로 갔다. 눈부셨던 그들의 청춘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계 할아버지(전무송)가 그토록 간절했던 시계를 혜자에게 건넸다. 시계 뒷면에 적힌 이니셜을 본 순간, 혜자의 시간이 다시 뒤엉키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운 혜자의 눈앞에 상복을 입은 스물다섯의 혜자(한지민)가 서 있었다. 쏟아지는 기억 속 결혼사진을 찍는 행복한 미소의 혜자와 주혁도 스쳐 갔다. 그리고 멀리서 달려오는 엄마(이정은)와 아빠(안내상)는 웬일인지 혜자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대로 정신을 잃은 혜자가 눈을 떴을 때 현실의 모든 것은 달라져 있었다. "저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습니다"라는 혜자의 진실은 충격을 넘어 진한 여운으로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시간 이탈의 진실은 지금까지의 전개를 단번에 뒤집는 '역대급' 반전이었다. 모든 것은 시간을 돌리는 시계가 만든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에 걸린 혜자의 기억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스물다섯 혜자는 70대 혜자의 과거였고, 준하는 요양원 의사인 상현이었다. 엄마와 아빠도 아들과 며느리였던 것. "긴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젊은 내가 늙은 꿈을 꾸는 건지 늙은 내가 젊은 꿈을 꾼 건지"라는 김혜자의 눈빛은 시청자들을 깊게 끌어당겼다.

유쾌한 스펙터클을 선사한 노벤져스의 활약은 웃음 속에 의미를 남겼다. 나이 듦이라는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제대로 보지 못한 노벤져스가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은 통쾌함을 줬다. "몸은 그렇지만 마음은 아니잖아요. 늙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마음이 몸에 있지 않다는걸"이라는 혜자의 말처럼 젊음과 늙음을 초월하는 청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두고 '눈이 부시게'는 여전히 풀려야 할 비밀이 남아있다. 과거의 기억 속 부부였음을 암시하는 혜자와 준하, 상복을 입고 눈물을 흘리는 혜자 그리고 시계 할아버지의 정체까지 곳곳에 숨겨진 기억의 조각이 어떻게 맞춰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방송된 '눈이 부시게' 시청률은 전국 기준 7.9%, 수도권 기준 9.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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