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수수께끼처럼 따라가길"...'우상' 한석규의 바람 (종합)

[Y현장] "수수께끼처럼 따라가길"...'우상' 한석규의 바람 (종합)

2019.03.07. 오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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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수수께끼처럼 따라가길"...'우상' 한석규의 바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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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처럼 조각난 이야기다. 이수진 감독이 '저 골치 아픈 영화로 뭘 말하고 싶은 걸까?' 싶겠지만 요소요소에 수수께끼처럼 따라갈 수 있는 신호들이 있으니까 관객들이 그 재미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배우 한석규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 제작 리공동체영화사)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해 이같이 당부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구명회(한석규), 아들이 죽고 난 뒤 진실을 쫓게 되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련화(천우희),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수진 감독은 "단편 영화를 만들 때 장편 영화를 만들면 첫 데뷔작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는데 그것이 '우상'이었다"면서 "기회가 안 돼서 '한공주'를 끝내고 한참 뒤에 영화를 만들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 시작이 어디일까 고민했다. 저 나름대로 생각했던 것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한석규는 정치적인 야심이 크지만, 아들이 교통사고 가해자로 연루되면서 타격을 입는 구명회를 연기했다. 아들의 사고 이후 속 깊이 감춰둔 뜨거운 욕망을 드러내며 예고 없이 찾아온 최악의 위기를 헤쳐나간다.

한석규는 "비겁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다. 살아남는다는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비겁한 인물"이라며 "구명회는 그 목표를 위해 비겁하게 폭주한다. 구명회를 통해 관객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봐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상' 작업에는 만족을 드러냈다. 연기할 때 "생생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걸 신경 쓴다"던 한석규는 "'우상'은 선이 굵지만 디테일하고 촘촘한 성격의 작품이다. 그 결에 맞춰 연기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지만 원했던 작업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Y현장] "수수께끼처럼 따라가길"...'우상' 한석규의 바람 (종합)

설경구는 삶의 전부였던 아들이 죽고 절망에 휩싸인 유중식 역을 맡아 홀로 사건의 전말을 쫓기 시작한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한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지천명 아이돌'로 군림하고 있는 그는 "'불한당'에서 어렵게 폈는데 '우상'에서 다시 구겨졌다"고 웃었다.

그는 "영화가 촘촘하게 잘 짜여있었다. 처음에는 유중식이 이해가 잘 안 됐다. 이 사람의 선택을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궁금했다.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싶었다"며 "유중식은 메인 캐릭터이지만 온전히 돌파하지 못하고 리액션을 취한다. 그런 점도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공주'에 이어 '우상'으로 이수진 감독과 재회한 천우희는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최련화를 연기했다. 오로지 생존만이 최우선으로 그것을 위해서라면 극단적인 선택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천우희는 '우상'을 선택한 이유로 이수진 감독을 꼽은 뒤 "시나리오가 집요했고, 연화가 강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독님이 '한공주'와는 다른 느낌으로 어떻게 변신시켜줄지 궁금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천우희는 "자기 자신한테 되물어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성을 다하고 진심을 다해서 어렵게 만든 영화"라면서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우상’은 '한공주'(2014)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의 5년 만의 신작으로 앞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프로그래머 파즈 라자로(Paz Lazaro)는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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