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모든 것이 새로워"...박정민, '사바하'에 빠지다

[Y터뷰①] "모든 것이 새로워"...박정민, '사바하'에 빠지다

2019.02.24.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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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모든 것이 새로워"...박정민, '사바하'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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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마치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느낌을 받았죠. '시나리오 세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관객으로 이 작품을 본다면 참여하지 않은 걸 100% 후회할 거 같았고요. 바로 '감사합니다'하고 받아들였죠."

배우 박정민이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작 외유내강) 참여 과정을 이같이 설명했다. 박정민은 '사바하'의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 개봉 날인 지난 20일 만난 박정민은 "계속해서 '사바하'를 검색해보고 있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에게 "영화에 지분 있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작품에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이 영화를 진짜 좋아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실제로도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던 박정민은 "어떤 작가의 추리소설이 재밌으면 서점에 가서 싹 산 뒤 섭렵한다"면서 "'사바하'는 제가 좋아하는 플롯의 추리소설을 보는 느낌과 맞닿아서 더 좋았다"고 털어놨다.

[Y터뷰①] "모든 것이 새로워"...박정민, '사바하'에 빠지다

영화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나한(박정민), 쌍둥이(이재인) 등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2015)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몇 년 동안 봤던 시나리오 중에 가장 신선했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장재현 감독님이 만든 건데 뻔하지가 않더라고요. 종교는 민감할 수 있는 문제인데 용기 있고 대범하게 느껴졌어요. 거부감도 없었죠.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박정민은 극의 미스터리함을 더하는 정비공 나한을 연기했다. 나한은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과 낮게 깔린 음성, 탈색한 헤어스타일은 정체를 쉽게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 비밀을 감추고, 의문을 더하는 행동은 후반부에 그 퍼즐이 맞춰지며 관객들에게 강렬함을 안긴다.

박정민은 나한에 대해 "나약한 아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만 자란 애로 접근했다. 나한이 실제 저보다 네 살이 많은 인물인데 계속 아이라고 얘기한다"면서 "나약하지만 그걸 숨기고 표현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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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의 전사는 박목사나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는 구체적이지만 현재진행형인 극 전개에 있어서 디테일한 것들은 상상력으로 채워나가야 했어요. 나한이 가지고 있는 내적 상태가 중요한데 그걸 연구하는 게 힘들었죠. 관찰의 대상이나 피아노('그것만이 내 세상'), 랩('변산')처럼 연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속이 시끄러운 이 아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한이 나중에 토하듯이 무너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나한의 삶 자체가 비극이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지만 짠했다"고 인물에 연민을 보였다.

'사바하'에서 나한은 긴장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박정민은 이를 충실히 해낸다. 나한은 영월 터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철진이 자살하던 날 함께 있었던 장본인이다. 나한은 철진과 함께 주문을 외우고 자살을 종용한다. 그런 나한이 어느 날부터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동생 금화 곁을 맴돌기 시작하며 극의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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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의 감정이 드러나기 전까지 나한이 수행해야 할 기능이 확실히 있더라고요. 영화의 연출적인 부분과 관련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연기도 최대한 짧게 했고요.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를 잘 수행하는 게 중요했죠. '사바하'를 통해 장르 연기라는 말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연기할 때 늘 자신을 괴롭혀왔다던 박정민이다. 그는 "머리 싸매고 괴로워하고 저 자신을 공격했었던 시절이 꽤 길었다. 그런 점에서 '사바하'가 고맙다"고 고백했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더 이상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됐다는 것.

"장재현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어요. 질문도 하고 모르면 모른다고 할 줄 아는 용기도 생겼죠.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참여하는 일원이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괴로움을 내려놓으니 현장이 재밌고 분위기도 좋아지더라고요."

[Y터뷰①] "모든 것이 새로워"...박정민, '사바하'에 빠지다

박정민은 '사바하'에 대해 "종교적인 지식이 없어도 금방 따라갈 수 있다"고 한 뒤 "조금만 찾아보면 재밌는 것들이 많이 있다. 장재현 감독님이 단서를 싹 뿌려놓고 그걸 하나씩 모으고 회수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까지 영화에 대한 반응을 신경 써본 적이 처음이에요. 제 이름도 검색 안 하고 계속 '사바하'만 보고 있어요. 그만큼 영화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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