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2019.02.23.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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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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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라고 말하는데 왜 이렇게 담배를 자주 피우지 싶었어요.(웃음) 많이 껄렁한 목사이면서 반항심이 많은 신자라고 생각했죠."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작 외유내강)로 '빅매치'(2014) 이후 5년여 만에 현대극으로 돌아온 배우 이정재는 이같이 말하며 껄껄 웃었다. '사바하'가 "'검은 사제들'(2015)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것에 솔깃했다"던 그는 "'검은 사제들'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 탐정 수사물 느낌을 받았다. 독특하고 신선했다. 기존 캐릭터와 차별성이 있었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빅매치' 이후 이정재는 '암살'(2015) '인천상륙작전'(2016) '대립군'(2017)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등 시대극, 판타지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나한(박정민), 쌍둥이(이재인) 등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의 첫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도전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고 고백했다.

[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형사로 출연을 했다면 한동안 형사를 피해가려고 합니다. 외형적으로 큰 차이를 줄 수 없기 때문에 직업이라도 바뀌면 좀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요. 근래에 시대극이나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만큼 생활 연기를 하고 싶었죠. '사바하'는 강렬한 이야기지만 캐릭터는 일상성을 띠고 있어요."

이정재는 신흥 종교 '사슴동산'을 쫓는 박목사를 연기했다. 점점 큰 혼란으로 빠져드는 사건에 흔들리고 고민하는 캐릭터로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정재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강렬한 중저음의 목소리와 박목사만의 독특한 화법이 만나 캐릭터의 매력을 높였다.

"장재현 감독님이 '이런 느낌으로 썼어요'하면서 연기를 했는데, 잘 듣다 보니까 그 포인트를 살리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처음 연습하는 날부터 감독님한테 연기를 시켰죠. 제 첫 대사부터 마지막 대사까지 다 찍었어요. 집에서 그 영상을 보면서 다시 연습했고요.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감독님이 굉장히 독특해요.(웃음)"

[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이정재는 '사바하'의 화자에 가깝다. 극의 핵심 이야기보다 그 주변을 맴돈다. "탐정 수사물 같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미스터리한 부분을 찾아서 관객들에게 알려드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이 고민하고 상의했다"면서 "관객들이 너무 일찍 비밀을 알아채면 안 되니까 적당히 숨기면서 단서가 밝혀졌을 때 놀라움이나 충격을 주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자기 복제'는 이정재가 금기하는 부분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염두에 두는 것도 예전의 표현방식을 안 하는 것이란다. 그는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자주 하는 편"이라며 "예전에 했던 표현법이 나오지 않았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정재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첨언했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은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정재는 "얼마나 놀렸는지 모르겠다"고 웃었지만 이내 "첫 번째 작품이 호평을 받았고 흥행했다. 부담이 많았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가 갑자기 지나간 것 같다. 그래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고 그를 이해했다.

[Y터뷰①] '사바하' 이정재 "껄렁한 목사, 신선함에 욕심났죠"

'사바하'는 박목사의 독백 "신이시여 어디 계시나이까, 정령 우리를 잊으셨나이까"라는 절절한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시즌2를 기대케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정재는 "박목사의 애환이 담겨 있는 사건들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한 뒤 "영화화할 수 있는 재미난 소재가 많았다. 잘못된 종교인들과 관련해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악의 탄생, 예언, 구원 등 종교적 개념들이 기독교, 불교, 민속신앙, 밀교 등과 두루 어우러진다. 이정재는 "종교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면 불편해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사바하'는 잘못된 종교인을 처단하는 이야기다. 기독교인인 박목사와 불교도인 혜안스님(진선규)이 합심을 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사바하'만의 매력을 짚었다.

"'사바하'는 장르적 특성을 뛰어넘는 장재현 감독만의 독창적 스릴러 영화입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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