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토크] '증인' 정우성 "좋은 배우 조건은 책임의식...김향기에서 발견"

[Y토크] '증인' 정우성 "좋은 배우 조건은 책임의식...김향기에서 발견"

2019.01.22. 오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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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토크] '증인' 정우성 "좋은 배우 조건은 책임의식...김향기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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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47)이 '좋은 배우'의 조건에 대해 "책임의식"을 꼽았다.

영화 '증인'(이한 감독)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대전 대상 수상작이자,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와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의 특별한 교감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정우성과 김향기의 첫 연기 호흡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정우성은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 순호 역을 맡아 강인한 카리스마를 벗고 인간적이고 소탈한 캐릭터로 변신해 새로운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로 분한 김향기는 세상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캐릭터를 특유의 순수한 매력과 섬세한 연기로 그려낸다.

'더 킹'의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강철비'의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등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정우성은 '증인'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이고 공감 가는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순호가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은 정우성의 인간미가 묻어나는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정우성은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따뜻한 얘기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 가는대로 선택하는 편"이라며 "'증인'을 읽고 나서는 상대적으로 지난 몇년 동안 숨 막히는 캐릭터를 해서인지 뭔가가 해갈되는 느낌, 숨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도 모르게 치유되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센 역할들을 하다가 이런 일상적이고, 교감 안에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캐릭터를 보면서 힐링을 느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Y토크] '증인' 정우성 "좋은 배우 조건은 책임의식...김향기에서 발견"

이번 작품에서 특히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지우의 꾸밈없는 질문이 순호가 처한 상황들과 맞물려 강렬한 여운을 안긴다.

'잘 하는 배우'와는 별개로, 정우성이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영화가 갖는 사회적 영향, 배우로서의 파급력에 대한 인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거 같다"면서 영화 '비트' 이후 겪은 경험담으로 의미를 설명했다.

"자주 했던 얘기인데 '비트' 많은 것을 준 동시에 '영화라는게 이렇게 무섭구나', '배우가 이렇게 큰 파급력이 있구나'란 걸 느끼게 한 작품"이라며 "학교에서 '똥개'라는영화를 촬영을 하다 밖에 담배를 피러 나갔는데, 어두컴컴한 반대편에서 애들이 '오! 멋있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날 보고 있던거다. 그 순간 어떻게 감춰야할지 모르겠더라. 내 손이 민망해졌다. 그런 의도되지 않은 파급력에 대한 책임의식도 있어야 되는 거 같다."

이어 정우성은 그런 배우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일찍 인지했다는 점에서 김향기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향기가 생각이 되게 멋진게, 인터뷰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 자폐를 연기하면서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나 그 가족들이 혹여 오해를 받거나 상처를 받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고. 그런 말을 할 때 멋지고 큰 배우처럼 느껴졌다."

김향기와 현장에서 호흡을 묻자 정우성은 "일부러 다가가려고 애쓰진 않은 거 같다. 어떤 배우인지 가만히 보려고 했다. 향기는 말수가 적은 스타일이라 쓸데 없이 말을 많이 하려고 하진 않았다. 자리가 비어 있으면 그냥 옆에 조용히 앉고,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한마디 툭하곤 했다"고 말했다.

가만히 지켜보고 그 사람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방식이 마치 영화 속 순호가 지우에게 다가가는 과정과 닮았다.

"장면에 대해 서로가 느낀 감정에 대해 논의한 게 아니라, 향기가 보여주는 지우를 인정하고 쫓아갔다. 그런 지우를 바라보면서 나 스스로도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더라. 소통이라는게, 어쩌면 나를 표현하는 것보다는 상대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우성과 김향기가 새로운 변신과 호흡을 보여준 '증인'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 오는 2월 13일 개봉이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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