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새해 첫날마저...박스오피스 1위 빼앗긴 韓 영화

[Y이슈] 새해 첫날마저...박스오피스 1위 빼앗긴 韓 영화

2019.01.02.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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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이슈] 새해 첫날마저...박스오피스 1위 빼앗긴 韓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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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일, 새해 첫날 박스오피스 1위는 영화 '아쿠아맨'(감독 제임스 완)의 차지였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쿠아맨'은 1일 38만 4120명의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아쿠아맨'의 뒤를 'PMC: 더 벙커'(감독 김병우)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 '범블비'(감독 트래비스 나이트) '언니'(임경택) '스윙키즈'(감독 강형철)가 이었다. '마약왕'(감독 우민호)은 박스오피스 10위까지 떨어졌다.

한국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화의 기세가 맹렬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8년 12월(1일~31일)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46.1%로, 역대 12월 가운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철비' '신과함께-죄와 벌' '1987'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영화 점유율이 78.2%에 달했던 2017년 12월과 비교하면 극심한 침체다.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여 온 12월 시장을 외화에 내준 것은 2011년(37.4%) 이후 무려 7년 만이다.

한국의 주요 투자배급사는 매년 성수기 시즌인 여름과 겨울 대작을 선보인다. 올겨울엔 '스윙키즈'(배급사 NEW) '마약왕'(배급사 쇼박스) 'PMC: 더 벙커'(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개봉했다.

같은 날인 지난해 12월 19일 개봉한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약왕'은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자 대중들의 신뢰를 받는 배우 송강호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약 183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스윙키즈'는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지만 현재까지 약 132만 관객밖에 모으지 못했다. 같은 달 26일 개봉한 'PMC: 더 벙커'가 개봉과 동시에 사흘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29일 '아쿠아맨'에게 정상을 내줬다.

영국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해 10월 31일 개봉했으나 현재까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거듭하며 위력을 발휘한 것. 누적 관객 수는 무려 약 936만으로 2019년 첫 1000만 관객 돌파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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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100억대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들의 흥행 실패는 올해 100주년을 맞는 한국 영화에 큰 시사점을 안긴다. 스타 캐스팅과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획과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관객들이 한국 영화라도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몇 년간 한국 상업영화는 범죄, 액션, 느와르 등 특정 장르가 강세였다. '마약왕'은 대중의 무의식 속에 그간 이어져 온 상업영화의 사이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안긴 것 같다. 'PMC: 더 벙커'는 게임 형식을 도입한 새로운 시도였지만 중반 이후 전형적인 신파 서사가 들어가 있는 것이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연말에 가족 혹은 연인과 영화를 보러 간다고 했을 때 한국 영화는 선택의 범위가 좁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독립영화처럼 새로운 장르가 상업영화에도 많이 들어와야 할 것"이라며 "멜로나 여성 주인공 등 그간 상업영화가 외면했던 소재를 소환해서 장르를 다양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년간 영화의 추이를 살펴보고 관객들이 싫증을 느끼는 소재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산업이든 다양성을 찾지 않으면 도태된다. 제작자들도 새롭고 참신한 기획과 제작에 눈을 돌려야 할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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