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2018.12.29.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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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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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게 얼마나 좋으면 에세이까지 썼다. 제목은 '걷는 사람, 하정우'다. 배우 하정우의 걷기 사랑은 유별나다. 그만큼 걸으면서 그의 삶이 달라졌다. 20명이 되는 걷기 모임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영화 'PMC: 더 벙커'(감독 김병우, 제작 퍼펙트스톰필름)로 호흡을 맞춘 이선균도 최근 걷기 모임에 동참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에도 참가했다. 하정우는 왜 걷는 걸까?

영화배우, 감독,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리고 작가. 하정우를 설명하는 단어가 많다. 여기에 걷는 사람도 빼놓을 수 없다. 하정우는 최근 발간한 '걷는 사람, 하정우'에서 무명배우 시절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걸어서 출근하고, 기쁠 때나 어려운 시절에나 골목과 한강 변을 걸으면서 자신을 다잡은 기억을 풀어놓았다.

하루 3만 보, 심지어 10만 보까지 기록했을 정도로 남다른 '걷기 마니아'인 하정우는 손목에 걸음 수를 점검하는 피트니스밴드를 차고 걷기 모임 친구들과 매일 걸음 수를 공유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걷기의 즐거움을 전파한다. 그가 걷기 학교 교장 선생님, 걷기 교주로 불리는 이유다.

[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제가 해서 좋으면 많이 권하는 편이에요. 걷기는 장비도 필요 없고 촬영을 하면서도 할 수도 있어요. 세트장을 빙글빙글 돌아도 되죠. 부담이 없어요. 제가 걸으면서 얻는 것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변 배우들에게 많이 권하고 있습니다. 같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요. 그 마음이 제일 커요."

하정우는 걷기 사랑과 함께 하와이에 대한 사랑도 크다. "한국에서 쉽게 일상을 보내기 어렵다"는 그에게 하와이는 새로운 세계였다. 그는 "한강 정도야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면 되지만 밥집이라도 들어가면 순식간에 이목이 집중된다. 저 때문에 일행도 불편하고 보편적인 일상을 보내기가 어렵다"고 고백했다.

"하와이에서는 저를 잘 모르잖아요. 반팔에 반바지 입고 편하게 보내도 상관이 없죠. 그렇게 일상을 보내는 장소를 잘 정한 거 같아요. 2012년 1월에 하와이를 처음 갔는데 그때 '여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도 좋고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여러모로 시간을 보내기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미국이지만 아시아 사람도 많고 음식도 많아서 한국인이 보내기에도 적당하고요."

[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하정우는 이선균 그리고 동생 차현우(김영훈)의 연인인 황보라와 최근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에 참가해 완주했다.

"전 6시간 3분 정도 걸려서 완주했어요. 이선균 형은 7시간 45분 걸렸고요.(웃음) 선균 형이 운동을 좋아해요. 마라톤 대회가 있는데 '참여하겠느냐'고 제안했죠. 선균 형이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뭔가 달라졌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소주 대통령(하정우가 이선균에게 붙여준 별명)으로 다음 날 아침까지 소주를 먹던 사람이 졸려서 자리를 뜨더라고요.(웃음)"

하정우는 2012년 서울부터 해남까지 577km를 걷는 과정을 담은 '577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577 프로젝트' 시즌2에 대한 문의(?)도 많이 받는다고.

"577km를 완주하고 나면 어떤 느낌이 있을 거 같았는데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어요. 서울에 가서 일상에 복귀했는데 그때 걸었던 과정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우리가 죽을 때 '난 뭘 이뤘어'라는 성취감보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재밌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해요. 걷는 건 저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와서 좋았죠."

[Y터뷰②] 걷는 사람, 하정우..."왜 계속 걷냐고요?"

인터뷰가 있는 당일 오전에도 1만 보 이상을 걸었다던 하정우다. 그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빌려 자신이 걷는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이 걸으면 나쁜 운도 좋은 운으로 바뀐다고 해요. 걸으면서 얻어지는 고통이 뭔가를 대신한다고 하더라고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나쁜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나쁜 상황이 벌어진다고 생각되거든요. 걸으면서 기운이 좋게 바뀌지 않을까 해요. 전 걸으면서 기도를 하는데, 요즘에는 'PMC: 더 벙커' 흥행을 기원하고 있습니다.(웃음)"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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