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 윤경호, “유해진 선배와 한 번 더 호흡 맞춰보고 싶어”

‘완벽한 타인’ 윤경호, “유해진 선배와 한 번 더 호흡 맞춰보고 싶어”

2018.12.03.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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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 윤경호, “유해진 선배와 한 번 더 호흡 맞춰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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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완벽해 보인다고 진짜 완벽한 사람일까. 나와 주변 사람들의 진짜 모습과 관계, 상황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완벽한 타인’. 오랜만의 커플 모임에서 휴대폰 내용을 공개하는 게임을 통해 각자의 비밀이 하나둘 들통나면서 전혀 상상하지 못한, 심장이 쫄깃해지거나 가슴이 먹먹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등 쟁쟁한 배우들 속 낯선 듯 낯익은 배우가 있다. 윤경호다. 윤경호는 ‘완벽한 타인’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허를 찌르는 반전 비밀을 간직한 영배로 완벽 변신, 사실적이고 실감 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것.

‘완벽한 타인’의 ‘그 친구’ 배우 윤경호를 만났다. 윤경호는 영화의 흥행에 살짝 들떠있는 모습이었지만,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로 영화와 연기, 인생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놨다.

◆ ‘완벽한 타인’ 500만 돌파…“인기 실감, 사랑에 감사”

윤경호에게 ‘완벽한 타인’은 상업영화 첫 주연작이다. 게다가 5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윤경호는 “요즘에 인기를 실감한다. 환영받는 것 같아 기쁘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한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경호는 “이렇게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돼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선배들을 만나 겁이 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 대본 리딩할 때 다른 배우들이 ‘쟤는 누구지?’할까봐 걱정도 했다”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모두 의심 없이 한 식구로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촬영을 시작하고도 그의 고민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잘 맞춰나갈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윤경호는 “영화 찍는 내내 심적 부담이 컸다”면서도 “선배들이 잘 챙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자연스럽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살아온 얘기도 물어보고 아이가 있단 얘기에 선물을 주시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괜한 걱정이었다. 윤경호는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영배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호평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윤경호는 극 중 유해진, 이서진, 조진웅과 ‘절친’이다. 이들에 비해 실제 나이가 많게는 10살 어리지만, 친구 사이로 나온다.

이에 대해 윤경호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얼굴인 걸 안다”며 “이걸 부정하고 살았으면 더 힘들었을 거다. 인정하고부터는 장점이 된 적이 많다”고 쿨하게 말했다. 중요한 건 연기력, 나이를 먹어가며 그 실력을 더 키우는 것이라고.

◆ 유해진과 호흡…“애드리브에 ‘깜놀’, 한 번 더 연기하고파”

윤경호가 직접 소개하는 ‘완벽한 타인’이 궁금했다. 윤경호는 “관객마다 각자 나름의 해석이 있을 것”이라며 “40년 지기 친구들이 집들이에서 모여 휴대폰에 오는 연락을 공개하기로 한다. 큰 문제가 없을 거라며 가볍게 시작한 게임인데 서로 몰랐던 얘기들을 알게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고 설명했다.

영배에 대해서는 “커플끼리 모이는 자리에 유일하게 혼자만 참석한 친구”라며 “숨길 게 가장 없다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면 남들과 다른 엄청난 비밀을 가진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점 중 하나는 윤경호와 태수 역을 맡은 유해진의 코믹한 콤비 호흡이다. 윤경호는 “유해진 선배의 애드리브에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지 몰랐다”고 밝혔다.

관객들을 빵 터뜨린 장면, 영화를 봤다면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영배와 태수의 ‘키티’ 대화. “사건의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고, 대사와 설정이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설명한 윤경호는 “대사와 상황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유해진 선배가 의외성이 들어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며 아이디어를 계속 던지셨다”고 말했다.

“유해진 선배와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키티까지는 대본에 있었지만, 그 이상은 해진 선배의 애드리브였어요. 선배의 애드리브에 깜짝 놀랐고, 좋은 애드리브란 건 이런 거구나 생각하며 많이 배웠죠. 그 덕분에 관객들이 더 재미있게 보셨을 거 같아요.”

◆ 좋은 선배들과 잊지 못할 추억 ‘행복’

‘완벽한 타인’의 주요 무대는 조진웅과 김지수의 집 주방과 거실. 밖으로 나가는 건 거실과 연결된 베란다가 전부다. 한 곳에서 하루 저녁에 일어난 일을 그리다 보니 장소는 물론, 옷도 똑같고 주방과 식탁 위 세팅된 음식도 똑같다.

같은 공간에 모두가 모여 있는 배경과 설정은 배우들이 더 빨리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추억은 덤. 윤경호는 “선배들과 계속 같이 있으면서 함께 운동도 하고 목욕도 하고, 눈이 많이 왔는데 눈이 오면 눈싸움도 했다”면서 “선배들이 컨디션도 챙겨주고 상담도 많이 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윤경호는 “푸드팀 활약도 굉장했다”며 “매일 아침 강원도에서 닭강정과 물곰탕 등 그 많은 음식을 촬영 시간에 맞춰 공수해왔다. 촬영하며 한입 먹고 내려놓은 음식의 모양까지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타인’에는 강원도에서 유명한 음식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하지만 산해진미도 계속 먹다 보면 질리기 마련. 윤경호는 “같은 음식을 며칠 동안 먹다 보니 살짝 질리기도 하더라”면서 “영화를 보면 나중에 해진 선배는 샐러드 위주로 드시는 걸 볼 수 있다”며 웃었다.

◆ 연기활약은 계속된다…“인간미 넘치는 배우 되고파”

윤경호가 이름은 낯설어도 작품 속에서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랫동안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기 때문. 그의 데뷔작은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다. 당시 보조출연자로 활동했지만, 연기 열정은 남달랐다. “사실 보조 출연한 ‘야인시대’를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지만, 연기를 시작한 그때의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이 드라마를 필모그래피에 넣었죠.”

앞서 윤경호는 다수의 연극 무대와 영화 ‘군함도’, ‘옥자’,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했다. 이미 그는 팬들에게 ‘전생에 나라를 두 번 구한 사람’이다. ‘도깨비’에서는 김신의 충신으로,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나라를 지키려는 백성으로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윤경호는 “이름을 알리기보다 한 작품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다”면서 “이번에 천운이 와서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었고, 좋은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와 일할 기회가 생겨 과분한 행복을 누렸다”며 미소 지었다.

최근 윤경호는 OCN 새 드라마 ‘트랩’에서 맡은 분량의 촬영을 마치고, tvN 새 드라마 ‘왕이 된 남자’를 촬영하고 있다. ‘트랩’에서는 악역을 맡았지만, ‘왕이 된 남자’를 통해서는 “사람 냄새 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에게 ‘딱’ 어울릴 캐릭터로 변신한다. 윤경호는 “광대 신분으로, 놀이패 대장”이라며 “놀이에 탁월하면서도 친근한 서민을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인간미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 윤경호. “살을 좀 빼야겠다”며 “한 해를 마감하기 전에 다시 건강한 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요, 딸이 하나 있는데 저와 같은 원숭이띠로 띠동갑이에요. 아내가 돼지띠인데 내년에는 아내와 띠동갑인 둘째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K STAR 강주영 기자, kang6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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