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성난황소', 이미지 소비에 맞서는 마동석의 자세

[Y리뷰] '성난황소', 이미지 소비에 맞서는 마동석의 자세

2018.11.13. 오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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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성난황소', 이미지 소비에 맞서는 마동석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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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맨주먹은 웬만한 무기보다 강하다. 정의를 모르는 악당에게 총과 칼도 아까운 듯, 사정없이 펀치를 휘두른다. 이때 살인은 금물. 그 '정당한' 응징을 보고 있으면 묘한 쾌감이 인다. 인간미와 정의를 갖춘 히어로 마동석의 반가운 귀환, 영화 '성난 황소'다.

'성난 황소'(감독 김민호, 제작 플러스미디어엔터테인먼트)가 지난 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한 동철(마동석)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그는 납치범(김성오)을 찾기 위해 후배 춘식(박지환)과 흥신소 곰사장(김민재)과 백방으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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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영화의 서사는 간단하며 익숙하다. 바꿔 말하면 새롭지 않다는 뜻도 된다. 의문의 괴한에 납치된 가족, 도움을 요청하지만 미지근한 반응의 경찰. 결국 직접 나서는 가장. 리암 니슨의 '테이큰'이나 원빈의 '아저씨'가 저절로 오버랩된다.

다행인 건 만듦새가 성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사 없이 맹목적으로 마동석에 기댄 '동네사람들'과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동철은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수집하듯 아내의 흔적을 찾는다. 그 속에서 자신을 막는 장애물을 '도장 깨기' 하듯 헤쳐나간다. 다음 단계를 알리는 '미션 클리어' 문구를 따라 서서히 적진에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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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전개를 뛰어넘는 건 영화의 강력한 변화구인 마동석의 존재일 테다. 답답할 정도로 어리숙한 생활 연기부터 눈빛 하나로 움찔하게 만드는 카리스마까지. 그만큼 '성난 황소'는 마동석이 열고 마동석이 닫는 영화다.

무엇보다 그의 '맨주먹' 액션은 영화의 백미. 검술이나 총격전 없이도 현란하고 화려하다. 손짓 한 번에 철제 사물함이 구겨지고 상대를 들어 올려 천장을 뚫는다. 들고 던지고 부수며 맨주먹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을 보여준다. 한계를 짐작할 수 없는 일련의 과정은 본 적 없어 새롭다.

마동석 혼자 해낸 일은 아닐 테다. 허명행 무술 감독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허 감독은 마동석과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함께'를 함께 하며 그에게 최적화된 액션을 구상했다. 아이언 맨의 슈트처럼 딱 맞는 '주먹 액션'을 입고 납치범에 맞서는 마동석은 든든하다.

여기에 김민재와 박지환의 유머는 신의 한 수. 쏜살같이 이어지는 액션에 피로감을 느낄 무렵 분위기를 환기한다. 과하지 않은 이들의 차진 호흡에 웃음 타율도 높다. 예사롭지 않은 두 사람의 활약에 관객은 마동석의 맨주먹만큼이나 크게 얻어맞을 수 있다.

[Y리뷰] '성난황소', 이미지 소비에 맞서는 마동석의 자세

마동석은 이 작품으로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만 세 편의 '마동석 장르' 영화가 개봉하며 '이미지 소비'에 대한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우려를 영리하게 비껴갔다. 그만큼 더할 건 더하고 덜 건 과감하게 덜어내 장점을 또렷이 살린 영화다. 뜬금없는 신파나 복잡한 전개 대신 빠른 속도감과 명쾌한 결말이 주는 쾌감도 크다.

다만 납치범에 대한 묘사는 아쉽다. 인질의 머리채를 잡아끄는 등 필요 이상으로 반복되는 자극적인 묘사에 관객에 따라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오는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15분이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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