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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Posted : 2018-09-24 08:00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도 저 깡패 같지 않다고 뭇매 맞기도 했어요. 차 빼고 포 빼면 어울리는 역할만 하게요? 그렇게 자기 복제하다 먼 훗날 대중의 기억 속에 '그때 조인성이라는 배우는 재벌 2세가 참 잘 어울리는 배우였어' 이렇게 남기 아쉬워서요.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게 낫죠."

이유 있는 변신.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에서 안시성주 양만춘으로 돌아온 조인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곱상한 얼굴에 수염이 붙었고 호리호리한 몸에 정장 대신 갑옷이 자리했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 배우의 필모그래피 속 장군 양만춘은 단연 두드러진다.

 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낯섦에는 선입견이 따르기 마련이다. 조인성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의 조인성이 거칠고 카리스마 있는 장수라니.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그 역시 초반에는 "부담감이 굉장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처음 시나리오가 왔을 때 두 번을 거절했어요. 제가 장군이라니...게다가 제작비도 200억대더라고요. 특히 시나리오를 보니 전쟁 신(Scene)도 많았죠. 두렵고 부담스러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핑계로 피해 보고도 싶었습니다."

일단 출연을 결정한 후에는 본인부터 편견을 버렸다. "수염에 갓을 쓰고 한복을 입는 건, 현대극 속 이미지와 엄연히 다르니까요. 낯설어 보일 순 있죠. 다만 조선 시대 사람이 그렇게 산 건데 그게 누군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는 거 같더라고요."

 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그렇게 탄생한 조인성 표 양만춘은 신선하다. 그동안 영화 속 전형적인 장수의 이미지와 다르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기보다 소통하고 사려 깊다. 외적인 모습보다 내적인 무게감에 집중했다.

"한번 생각해봤어요. 카리스마가 있어 제가 저절로 따르게 되는 분들에 대해서. 법륜스님이 목소리가 굵거나 체구가 크지 않더라고요. 배려와 생각의 깊이, 태도에 감복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제게 '형이 하면 해요'라고 할 때 그 이유가 목소리는 아니었습니다. 공감이고, 형 같은 리더십이었죠. 그런 점을 양만춘에 대입시켰습니다."

양만춘에 대한 사료는 빈약하다. 정사(正史)에는 기록되지 않은 야사(野史) 속 인물이다. 고증이 어렵다는 것은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아 단점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여지가 많아 장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 점을 조인성은 영리하게 재해석했다.

"대막리지 연개소문에 반기를 들었지만, 오히려 집권당이 아니어서 편한 점도 있었을 거예요. 큰 고구려가 아닌 자신이 맡은 안시성을 잘 지키면 되니까 괴로움이 덜하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이런 상상력으로 형 같은 리더십을 발전시켜 나갔던 것 같아요."

 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영화 속에서 당 황제 이세민은 안시성을 함락하기 위해 20만 대군을 몰고 온다. 이에 맞서는 고구려군은 고작 5000명. 국내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셈이다. 이에 영화 속에서도 성문을 열고 항복하자는 현실적인 주장과 끝까지 싸우자는 주장이 팽팽히 대립한다. 그에게도 어려운 고민이었다.

"양만춘이 되어 몇 번을 생각해봤는데 답이 잘 안 내려지더라고요. 다만 우리가 항복하지 않았기에 이뤄낸 역사가 많잖아요. 고려, 조선은 물론 근현대사에서도 일본에 맞서 저항했고 나라를 되찾은 것처럼요. 굴욕적인 역사도 있지만 그걸 극복한 게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요즘 '미스터 션샤인'도 잘 챙겨보고 있어요.(웃음)"

배역과 영화 줄거리 설명 중 고구려 역사를 익숙하게 읊는 그에게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고구려 박사라니, 부심 정도다"라며 웃고 만다. 촬영 끝나고는 역사기행도 다녀왔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문제의(?)' 투어 사진이다. "이 영화를 보면 관심이 커질 분 꽤 계실걸요. 워낙 고구려 역사에 '부심'이 있는 분들이 많으니까."

"(역사 유적을) 직접 가서 보니 대단하더라고요. 돌 크기도 크고 잘 다듬지 않고, 무언가 강함이 느껴졌습니다. 성이 어떻게 저 위에 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백암성은 기암절벽에 있었어요. 스스로 공부도 하고 제 식으로 해석도 하고 그랬죠."

 조인성이 전하는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

수천 년 전 역사가 현대에 주는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시성'이 현재에 남기는 메시지에 대해 조인성은 이같이 말했다.

"남북이 갈라져 있고 통일도 두 정상의 대화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미국, 중국도 있고 일본도 한자리 끼겠다고 하는 게 현실이고요. 때론 열강 속에 놓여있는 대한민국이 작아 보이기도 했죠. '안시성'을 찍으면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우리 역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뜨거워졌습니다."

조인성은 '안시성'을 기점으로 다양한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나오길 바랐다. 영화가 양만춘 일대기 혹은 고구려 역사의 전부라고 볼 수도 없는 만큼 이제 시작이라는 것.

"이순신 장군도 김명민, 최민식 선배가 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다음번에 이를 기획하는 영화가 있다면 다른 모습으로 다루겠죠. 양만춘이 아닌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할 수도 있고요. '안시성'을 발판삼아 이 시대를 비추는 다양한 영화가 나오길 바랍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IOK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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