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라이프' 호불호 갈린 결말에도 묵직한 메시지 빛났다

[Y리뷰] '라이프' 호불호 갈린 결말에도 묵직한 메시지 빛났다

2018.09.12.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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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리뷰] '라이프' 호불호 갈린 결말에도 묵직한 메시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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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폐부를 겨냥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빛났다. 드라마 '라이프'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Life)'(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최종회는 5.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방송에서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이 화정그룹에 맞서 영리화를 막아냈다. 손발이 묶인 상황에 답답해하던 예진우(이동욱 분)는 구승효(조승우 분)를 찾아갔다. 예진우는 "사장님 영혼은 누구 겁니까? 그것마저 재벌 회장이 쥐고 있습니까?"라고 소리쳤다.

구승효는 애써 예진우를 외면했지만 그 길로 화정그룹 조남형(정문성 분) 회장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다. 조남형은 민영화의 뜻에 반하는 구승효의 행보를 못마땅 하게 여겼고 구승효를 총괄사장직에서 직위 해제했다.

상황을 돌리기 위해 강경아(염혜란 분) 팀장은 화정과 환경부 장관의 관계를 이노을(원진아 분)에게 귀띔했다. "조회장을 누를 수 있는 사람한테 가져가죠"라는 예진우의 의견에 따라 오세화(문소리 분)와 주경문(유재명 분)은 환경부 장관을 찾아가 조남형이 병원 행정에서 손을 떼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위기에 몰린 조남형은 분노하며 상국대학병원으로 달려왔다. 해법을 구하는 조남형에게 구승효는 송탄 부지에 국유지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명분과 국유지와 환경부 장관 부모와의 관계를 패로 내밀었다. 이어 병원을 조각내지 말아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민영화 계획을 멈춘 조남형의 "상국대병원? 10년, 아니 5년만 두고 봐"라며 야욕을 드러냈다. 상국대학병원에서의 마지막 날, 의료진의 앞에 다시 선 구승효는 "(병원이) 얼마나 버틸 것인가? 기본이 변질되는 걸 얼마나 저지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여러분들 손에 달린 거겠죠 이제. 저는 제가 잠시나마 몸담았던 상국대학병원 지켜볼 겁니다"라고 당부했다.

구승효가 떠났어도 화정의 지배력은 여전했다. 후임 총괄사장으로 조회장의 동생이자 의사인 조남정(이준혁 분)이 취임했다. 화정에 끊임없이 대항해야 하는 숙제가 의료진에게 남았다. 하지만 구승효라는 강력한 항원이 지나간 자리에는 병원에 남아 신념을 지키기로 한 예진우 등 더 강력해진 항체가 병원을 지키고 있었다.

드라마는 또 다른 대립을 암시하며 열린 결말을 맞았다. 의료진은 상국대학병원의 민영화를 막았지만 기업의 지배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립재단이라는 대안을 두고 의료진은 또다시 의견을 달리했다.

러브라인의 필요성과 맺어지지 선우, 진우 형제의 서사를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오간다. 그럼에도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의료계 시스템의 민낯과 병폐를 파고드는 '라이프'의 시선은 신선하고 달랐다.

특히 의료계가 직면한 문제를 극 안에 충실하게 녹여냈다. 환자에게는 날카롭게 메스를 꺼내들다가도 정작 본인 몸 속 곪은 곳의 치료는 머뭇거리던 의료계의 모순부터 병원 영리자회사 허용, 재벌의 병원 부대사업 독점, 국립대병원 경영평가까지 다양한 공공의료 파괴행위를 눈앞으로 제시했다.

결말까지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환기한 '라이프'. 중요한 본질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라이프'가 던진 메시지가 묵직하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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