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수애 "도전적인 '상류사회', 한 단계 도약의 계기"

[Y터뷰] 수애 "도전적인 '상류사회', 한 단계 도약의 계기"

2018.08.26.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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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수애 "도전적인 '상류사회', 한 단계 도약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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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에서 배우 수애가 연기한 오수연은 거침이 없다. 욕망을 향해 내달린다. 미술관 부관장인 그는 관장이 되기 위한 욕심을 스스럼없이 꺼낸다. 남편인 장태준(박해일)에게 "나는 당신이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때를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수애의 욕심은 단연 '연기'였다. "매 작품이 도전이었다"는 말처럼 1999년 드라마 '학교'로 데뷔한 이래 멜로, 로맨틱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장르는 물론 첫사랑, 시골 아낙, 악녀, 특수요원, 운동선수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왔다. '상류사회'에서는 노골적으로 야망을 드러내는 역할로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수애는 촬영을 할 때 이해가 되지 않거나 모르는 지점은 "공격적으로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단아하고 차분한 이미지와는 상반됐다. 그러면서도 역시 대중의 신뢰를 받는 배우의 태도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수애는 연기뿐만 아니라 조금 더 현장을 아우르고 전체를 볼 줄 아는 태도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었다. 과거 치열했던 연기 생활을 바탕으로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선배로 거듭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Y터뷰] 수애 "도전적인 '상류사회', 한 단계 도약의 계기"

이하 수애와 나눈 일문일답

Q: '상류사회'는 어떻게 결정하게 됐나?
수애: 시나리오를 읽고 오수연에게 매력을 느꼈다. 굉장히 당당했고, 본인의 족쇄를 자신이 풀 수 있는 결단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베드신부터 민낯을 드러내야 하는 욕망 등 도전적인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매 작품이 도전이다. 의도됐든 그렇지 않았든 저의 다른 모습이 전달된 거 같아서 다행이다. 이 작품으로 (배우 인생의) 전환이나 도약이 되면 바랄 것이 없다.

Q: 욕망을 지닌 캐릭터는 쉽게 이해됐는가?
수애: 오수연은 이미 많은 걸 누리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꼴등이 1등이 아니라 2등이 1등이 되고 싶어 하는 지점을 다룬다. 오수연은 젊었을 때 열정적으로 일을 했지만, 주변에 재벌 등 잘난 사람들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했을 거 같다. 그런 왜곡되고 일그러진 상황에서 본인이 1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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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나리오에 없는 전사까지 구축했나 보다. 오수연의 욕망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수애의 뻔뻔한 표정이나 눈빛 등의 연기가 새로웠다.
수애: 시나리오에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 장태준이 바람을 핀 걸 알고 (바람피운) 상대를 찾아가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이면 조금 더 강하게 표출을 했을 때 오수연은 그렇지 않았을 거 같았다. 감정이 표출되면 오히려 안 무서울 거 같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그런 알 수 없음이 전달되길 바랐다. 표현이 어려워서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했다. 제가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끄집어날 때는 내 안에서 충돌이 있다.

Q: 그런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나?
수애 : 작품을 할 때 모르는 지점이나 알지 못하는 지점이 있으면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기도 한다. 공격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건 '여기까지 질문을 해도 되나?'라는 것에 있어서도 가감 없이 거리낌 없이 얘기를 나누는 자세를 가지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Q: 변혁 감독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을 것 같은데?
수애 : 소통이 필요한 장면들이 많았다. 현장에서 진행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사전에 얘기를 나눴다. 그래야지 현장에서 매끄럽게 더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민감하거나 감정적으로 어려운 신들은 변혁 감독님과 사적으로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연기하기가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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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상류사회'를 통해 얻고자 했던 바가 있다면?
수애 : 촬영을 하면서 막연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가보지 못한 지점이 채워지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것이 연기일 수도 있고 관객들의 평일 수도 있겠지만 한 단계 도약이 되지 않을까 했다. 촬영을 하러 가기 전에는 의심을 많이 한다. 확신이 없다. 감독님도 의심한다.(웃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확신을 가진다. 지금은 가장 강해야 할 때다. 즐길 수는 없지만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피드백이 궁금하다.

Q: 화려한 의상이 돋보였다. 신경 썼던 점은?
수애: 전문성이 보여야 했다. 이렇게까지 화려한 역은 처음이었는데 여성성이 보이는 건 경계를 했다. 직접 큐레이터를 만나기도 했다. 사람이나 작품을 대할 때의 태도들이 궁금했다. 그들의 말투와 동작 등 특성을 간파하려고 유심히 관찰했다.

Q: 박해일과의 첫 호흡은 어땠는가?
수애 : '상류사회' 대본을 받고 제가 먼저 제안을 했다. 박해일 오빠가 함께하면 버팀목이 될 거 같고 시너지가 생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실 시상식장에서 인사 몇 번 한 게 다이지만 그런 자신감으로 먼저 얘기를 했다. 박해일 오빠가 가진 에너지가 저를 궁금하게 했다. 기대 이상으로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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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부보다는 동지에 가까운 오수연과 장태준의 관계는 어떻게 받아들였나?
수애 : 변혁 감독님은 두 사람이 조금 더 날이 서 있는 느낌을 원했는데, 극 중간중간 너무 알콩달콩하다고 얘기하더라. 이 부부의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바뀐 지점들이 있었다. 원래는 더 싸한 지점들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오수연은 장태준에게 자기 속내를 다 이야기한다. 파트너는 굳이 그렇게 안 한다. 그래서 이 사람만큼은 내 편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사랑은 없더라도 신뢰는 두터운 부부라고 생각을 했다.

Q: 1999년도 '학교'로 데뷔해 벌써 데뷔 20년 차가 됐다. 돌이켜보면 어떤가?
수애 : 데뷔하고부터 정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치열했다. 여유가 없었다. 연기를 전공한 게 아니라서 한순간도 몰입을 안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력이 쌓이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지금은 조금은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대표2'(2016)가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느꼈다.

사실 욕망이 있는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지금 제가 가장 추구하는 건 평화와 평온이다. 작품을 끝내고 초월명상을 배우러 갔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저를 단련하고 수련하는 지점들이 필요했다.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제는 조금 더 폭넓게 아우르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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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그렇게까지 치열했던 건가?
수애: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이었다. 연기력이 들키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생각을 했다. 못했다고 지적받는 게 싫었다. 그래서 더 치열했다. 그게 능사인 줄 알았다. '감기'(2013)를 할 때 장혁 선배가 '우리 즐기자' '같이 즐겨보자'는 말을 유독 많이 했다. 제가 그럴 수 없는 배우였다. 당시 장혁 선배도 그러려고 노력했다. 이끌어주는 분들이 많아서 느끼는 바가 컸다.

Q: 지금은 많이 달라진 건가?
수애: 편안함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벽이 아주 많은 배우였다. 그게 저의 무기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들키면 안 된다고 여겼다. 지금은 여러 경험을 통해 차분해지고 평온해진 지점이 있다.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명상으로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말이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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