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2018.07.26.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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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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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개콘'보다 떨려"...20년차 베테랑 김대희, 소극장 연 이유에 이어)

개그맨 김대희, 박영진, 대니조는 출발점도, 현재 위치도 서로 달랐지만, 코미디를 향한 사랑만큼은 모두 한마음이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전으로 그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세 사람이었다.

지난 6일 개관한 JDB스퀘어에서 만난 이들은 "웃음이라는 콘텐츠가 시도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도전해야 하지 않나 싶다. 어느 한 분야에 국한돼서, 공개코미디만 한다거나 유튜브만 한다는 건 어리석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JDB스퀘어를 열고 개그 지망생 육성에 나섰고, 박영진은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미국에서 17년 동안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온 대니조는 한국 무대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오직 웃음, 한국 코미디를 위해.

김대희, 박영진, 대니조는 TV 공개코미디 프로그램 위주의 한국 코미디계에서 새로운 웃음의 영역 확장을 위해 달리고 있었다.

[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Q: 혹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SNS 플랫폼 코미디가 공개코미디 방송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하더라.

▶김대희(이하 김): 패션이 돌고 돌듯이 코미디도 계속 흐름이 바뀐다. 개그맨으로서 트렌드도 맞춰 나가야 하지만, 웃음이라는 콘텐츠가 시도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도전하고 시도해야 하지 않나 싶다.

Q: 현 한국코미디를 보다 다양화 해야 한다는 뜻인가?

▶김: 1990년대 공개코미디가 붐업되자 모든 개그맨이 공개코미디만 했다. 모든 개그맨의 장기가 공개코미디나 꽁트 연기는 아닐 텐데, 각자 자기만의 장기를 잊고 살지 않았나 싶다. JDB스퀘어라는 무대에서는 한 장르만 파는 게 아니라, 모든 장르의 공연 콘텐츠를 다 시도하려고 한다. 박영진도 연기도 잘하지만 사석에서 말을 굉장히 조곤조곤 잘한다. 그게 지금의 스탠드업 코미디로 발전했다. 박영진이 미국의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고 배우기 위해 직접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올 정도로 열정이 뜨겁다.
▶박영진(이하 박): 미국의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 분위기를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2주 정도 다녀왔다. 영어는 잘 못 하지만 무작정 스탠드업 공연 티켓을 끊고 봤다. 무대 위 코미디언은 계속 떠들고 관중들은 계속 웃더라. 제가 알아들을 만한 수위 높은 몇몇 단어들이 계속 왔다 갔다 했다. 과연 '이런 수위 높은 코미디가 한국에서는 통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분위기를 느끼고 왔다.

[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Q: 박영진은 스탠드업 코미디의 어떤 매력에 반했나?

▶박: 일단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TV에서는 사실 제약이 많아 못하는 말들이 있었다. 그런데 공연장에서는 해소할 수 있다. 또 관객들이 그걸 듣고 웃음으로 받아주신다는 점에서 매력을 크게 느꼈다. 혼자서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웃음이 터졌을 때 그걸 내가 다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매력이 있다.

Q: '개그콘서트'에 다시 복귀할 생각은?

▶박: 방송, 공개코미디의 끈을 놓은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 코너를 짜고 있다. 다만 멀티태스킹이 어렵다 보니까 스탠드업 코미디에 집중하는 것이다. (개콘) 복귀 시점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계속 회의를 하고 있다.
▶김: 저는 박영진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경험하기 위해 '개콘'을 쉬는 것도 큰 용기라고 본다. 게임 '배틀그라운드'에도 주무기가 있고 서브무기가 있지 않나. 제 주무기가 연기 코미디라면 저도 서브무기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다. 무기는 다양하게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

[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Q: 미국에서 17년 동안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온 대니조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가 있는지?

▶대니조(이하 조): 처음부터 한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생각은 없었다. 우연히 한국에서 유병재 씨나 작은 그룹들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고 해서 직접 공연을 보니 재미있더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제가 조금이라도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의 발전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더라. 그게 지금의 제 목표다.

Q: 정식으로 JDB엔터테인먼트에 소속이 됐는데 어떤 인연이 있었나?

▶조: 미국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했는데, 한국에서도 7개월 정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대표님도 우연한 기회에 보시고 그래서 공연장을 여는데 같이 쇼를 하겠냐고 해서 함께 하게 됐다. 공연 뿐만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여러방식으로 한국에서 활동을 해보고 싶다.
▶박: 저는 후배들이 홍대에서 '스탠바이 스튜디오'라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대니조를 처음 봤다. 너무 재미있더라. '정통 미국식 스탠드업 코미디가 이런 거구나, 나도 저런 식으로 어떻게 해볼까' 고민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대니조 공연을 보고 마이크 하나 들고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JDB에서 한솥밥을 먹게 돼 개인적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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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국 스탠드업 코미디와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의 차이는 무엇인가?

▶조: 수위적인 면도 있고, 영어에는 '내숭'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코미디언은 관객들의 반응이 중요한데 한국에서 공연을 해 보면 분명히 웃고 있는데 웃음을 참더라. 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면 웃을 이야기도 공연에서는 웃지 않는다. 미국은 그런 걸 눈치 보지 않는다.

Q: 해외에서 인기있는 스탠드업코미디가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반대로 K-코미디가 해외에서 통할 수 있을까?

▶조 : 사실 외국인들은 자막을 보는 스타일이 아닌데다, 언어적·문화적 차이도 있다. 넌버벌(무언어) 코미디팀 중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팀들이 꽤 있다. 언어를 바꿔도 웃긴 에피소드를 찾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박 : 김병선이라고 스페인어를 하는 후배가 한국식 개그를 조금 바꿔서 했는데 굉장히 잘 통한다고 하더라. 언어만 극복된다면 충분히 우리가 가진 에피소드들을 터뜨릴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
▶김: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언어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도 고민이 많다. 지금까지는 넌버벌 코미디만 주로 해외에 진출해왔는데 대사만 최소화한다면 우리식 콩트 코미디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렵긴 하겠지만,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

[Y메이커②] 김대희·박영진·대니조 "웃음 만들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

Q: 최근 선배급 개그맨들이 코미디 무대에 오르는 등 분위기가 활발해지고 있다.

▶김: 너무 바람직하고 좋은 것 같다. 선후배를 떠나서 모든 코미디언들이 '나는 방송 아니면 안 한다'는 생각은 없다. 웃길 수만 있다면 방송이든 공연장이든 유튜브든 다 무대다. 개인적으로 JDB스퀘어 극장장을 맡았지만, 후배들이 먼저 소극장을 열고 해오고 있었다. 소극장 선배들이다. 그들과도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조언도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만들어가고 싶다. 서로 으쌰으쌰하고 있다.

YTN star 최보란 기자(ran613@ytnplus.co.kr)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JD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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