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②] '미씽'→'탐정2', 이언희 감독이 기회를 잡는 법

[Y메이커②] '미씽'→'탐정2', 이언희 감독이 기회를 잡는 법

2018.06.13.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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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②] '미씽'→'탐정2', 이언희 감독이 기회를 잡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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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탐정2' 이언희 감독 "추리보다 코미디에 집중한 이유?")에 이어

영화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제작 크리픽쳐스, 이하 탐정2)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은 2003년 개봉한 'ing...'로 입봉했다. 임수정 김래원 주연의 이 영화는 불치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고생과 그의 아랫집에 사는 평범한 대학생의 애잔한 사랑을 담아내며 '웰메이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물에 대한 통찰력과 안정된 연출력은 이 감독이 선보일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차기작인 '어깨너머의 연인'(2007)으로는 30대 여성의 고민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이후 약 9년간 이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없었다. '미씽: 사라진 여자'(2016)로 돌아오기까지 말이다.

'미씽: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는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를 찾아 나선 한 여자의 5일간의 추적을 그린 스릴러로 여성의 시각으로 사회적 약자의 삶과 아픔 그리고 행복을 먹먹하게 그려냈다.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여성의 삶을 통해 짙은 여운을 남겼다. 섬세한 감정을 그려왔던 그가 코미디 장르의 '탐정2'로 돌아왔다.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Y메이커②] '미씽'→'탐정2', 이언희 감독이 기회를 잡는 법

이 감독은 '기회'를 언급했다. '미씽' 인터뷰 당시 '망하는 여성 감독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한 슬로건을 예로 들었다. "그만큼 기회가 중요하다"던 이 감독은 "운이 좋아 데뷔를 일찍 했지만 30대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 시간이 아깝더라. 작업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인생에 있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치열하게 고민을 했지만, 영화를 만들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2년간 두 편의 영화 작업을 한 것에 대해 "성숙해지고, 자신을 파악하는 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됐다. 닥치는 대로, 기회가 있으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어깨너머의 연인' 이후 9년간의 공백 기간. 어떤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다렸는지 묻자 "'곧 영화를 찍을 수 있겠지'라는 마음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죠. 그게 이 직업의 힘든 점이기도 해요.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거든요. 결혼하고 나서 요리에 관심이 생겼어요. 먹는 거만 좋아했지 제가 직접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제 지인이 '결과에 대한 반응이 빨리 나와서 그런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결과가 빨리 나오는 것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습니다."

[Y메이커②] '미씽'→'탐정2', 이언희 감독이 기회를 잡는 법

그렇게 만난 '미씽'에 이어 '탐정2'까지. 이 감독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간 선보여왔던 작품들과 '탐정2'는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낯설었다"고 표현한 그는 "보통 인물의 감정을 깊숙이 파고들었다면 이번에는 많이 열어뒀다. 안으로 들어가기보다 밖에서 판을 까는 느낌이었다. 다른 인격체가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연출자로서 필모그래피가 쌓일수록 제가 뭘 잘하는 것보다 좋은 능력을 갖춘 배우, 스태프들과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느껴져요. 좋은 감독이 되면 좋은 배우가 붙는 거죠. '탐정2' 같은 경우는 코미디 장르에 있어서 탁월한 배우들이 있었고요. 너무 알아서 잘해줘서 고마울 뿐이죠."

곧 관객들에게 영화를 선보이게 될 이 감독은 "겁이 난다"고 했다. 그렇지만 "목표로 하는 지점이 넘어선다면 큰 자신감을 얻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탐정2'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미씽'을 찍을 때 배우들과 함께하는 재미를 느꼈어요. 그것 때문에 '탐정2'에도 도전할 수 있었고요. 코미디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배우들을 통해 보완을 할 수 있겠다 싶은 거죠. 용기를 얻었어요. 앞으로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싶어요. 그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김태욱 기자 (twk55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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