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2018.05.16. 오후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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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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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 조사위원회는 세월호 뉴스 화면 관련 논란이 조연출의 실수에서 비롯됐다고 결론내렸다. 조사위원회는 불순한 의도, 즉 고의성은 없다고 봤으나, 해당 조연출 비롯한 프로그램 관련자들의 징계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조능희 위원장(기획편성본부장), 고정주 위원(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위원(예능본부 부국장), 오동운 위원(홍보심의국 부장), 이종혁(편성국 부장), 그리고 조사위원이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특위 일원인 오세범 변호사가 참석했다.

MBC 측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조사의 미진함이 없었는지 2차, 3차 검증을 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히며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받으신 세월호 가족과 시청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MBC가 기자간담회를 연 이유는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앞서 '전참시'는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뉴스 속보 화면과 편집해 방송에 내보냈다.

[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하지만 당시 사용된 뉴스 자료화면들이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임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어묵'은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는 데 사용한 단어다. 이에 논란이 가중되며 시청자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에 MBC는 지난 9일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하고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기본적 경위 파악과 관계자 면담조사를 실시했고, 이후 조사위 확대 및 현장조사가 필요함을 인지, 외부 전문가를 위촉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는 프로그램 제작 전 과정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관계자 면담도 실시했다. 편집실, 컴퓨터 그래픽실 등 실제 제작현장에서 연출, 조연출, FD, 작가, 엔지니어를 포함한 모든 제작관계자를 조사했으며 본인 동의하에 제작진 6인의 휴대전화, SNS 관련 활동 현황 역시 그 안에 포함됐다.

[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 사건 경위

조사위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연출은 프로그램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 영상을 요청했고, FD는 자료를 찾아 2일 조연출에게 전달했다. 전달한 자료는 총 10건. 그 가운데 2건이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가 포함된 영상이었다.

3일 조연출은 미술부에 세월호 뉴스 영상 흐림 처리를 위한 그래픽 작업을 의뢰했다. 편집이 완료된 영상을 다시 돌려 받았고, 4일 CG 처리된 작업에 자막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최종 편집본은 5일 방송됐다.

해당 조연출은 왜 해당 뉴스 속보 영상을 사용했을까. 조사위에 따르면 그는 1일 1차 시사가 끝난 후 방송 몰입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했다. 방송 내용 상 이성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출연자의 상황이 뉴스 속보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였다. .

조연출은 전달 받은 영상 중 '뉴스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화면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후 자료를 선정했음을 증언했다. 또한 만약 뒷배경이 보이지 않도록 흐리게 처리하면 뉴스 자체에는 세월호 언급이 없기 때문에 해당 장면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 고의성 여부

이날 현장에선 고의성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MBC 측은 '전참시' 제작진이 해당 장면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장면임을 알고도 삽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던 바.

조사 결과를 발표한 홍보심의국 부장인 오동운 위원은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섰던 '어묵' 자막 사용 관련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요지는 희생자에 대한 조롱과 고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조사위에 따르면 조연출은 어묵이 특정 사이트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단어임을 몰랐다. 상급자와 동료들을 통해 조연출 성향도 조사했지만, 정치적인 성향이 특별히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오동운 위원은 "뉴스 화면에 나왔던 자막은 '이영자 어묵 먹다 충격고백'이었는데 당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서 만든 것이었다. 이영자가 매니저와 어묵을 만든 장면에서 그러한 발언이 있었고 다른 의도 없이 있는 상황 그대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Y현장] '전참시' 조사위 "세월호 화면, 고의성 없었다" (종합)

◇ 후속 조치

조사위 해당 조연출 뿐 아니라 제작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연출이 희생자 가족에 대한 조롱과 희화화하려는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럼에도 단순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사위는 자료 사용에 대한 게이트 키핑 미흡, 파편화된 제작과정 등 시스템적 문제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잘못된 제작 윤리가 가장 큰 문제라는 점도 짚었다.

오동운 위원은 "본질적 문제는 웃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인 세월호 속보 화면을 쓴 것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는 방송 윤리 훼손"이라면서 "조사 위원회는 해당 조연출 및 담당 연출과 부장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현장에서 정확한 징계 일정과 수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항간에 불거진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능본부 부국장인 조사위원회 전진수 위원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는 "프로그램 제작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전참시' 출연진 역시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던 상태"라면서 "조사 결과 발표 후 출연자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 방송 일정에 대해 정리가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 폐지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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