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Y]#미투 캠페인 한 달…회식금지, 중견배우 피하기까지

[팩트Y]#미투 캠페인 한 달…회식금지, 중견배우 피하기까지

2018.03.30.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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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Y]#미투 캠페인 한 달…회식금지, 중견배우 피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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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에서 촉발된 미투 운동이 국내에서 확산된지 한 달째다. 국내에서 미투 캠페인은 분야를 막론하고 이뤄졌다. 법조계에 그치지 않고, 문화계, 특히 연예계로 확장되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대부분이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혹은 공연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기에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연대로 이뤄지는 미투 캠페인에 결국 사과하거나, 활동을 중단했다.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던 배우 조민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이전까지 활발했던 미투 캠페인은 조민기의 죽음 이후 이전만큼의 화력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투 캠페인 한 달째, 미투 운동의 현재를 짚어봤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앞으로 미투 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 업계 관계자들에게 물었다.

◆조민기 사망 그 후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성 추문 논란 이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배우 조민기였다.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교수 재직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고, 지난 12일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틀 전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는 조용히 진행됐다. 유가족은 장례를 비공개로 진행했고, 빈소를 찾는 발걸음도 뜸했다. 고인과 친분이 있던 배우 정일우가 SNS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비난이 일자 글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많은 이들이 고인의 허망한 죽음의 한편에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걱정했다. 직접적인 사과를 받지 못한 미투 피해자들이 폭로 행위를 자책하거나, 미투 캠페인이 시들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투 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금방 시들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갑을관계가 존재하는 현장에서 드러나지 않은 미투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많을 거로 생각한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조재현·오달수·남궁연, 이들의 행방은?

그렇다면 지난 한달간 활발하게 이뤄진 미투 캠페인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가해자들은 잠정 활동을 중단,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사실상 칩거 중이다. 배우 조재현, 오달수, 남궁연이 그 주인공.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정신적·금전적 피해도 막대했다. 배우 조재현이 출연했던 tvN '크로스'는 완성도에 생채기를 입으며 지난 20일 종영했다. 후배 연기자들은 종영 인터뷰에서 조재현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해야 했다.

오달수는 올해 개봉을 앞둔 영화가 4편이었다. 8월 개봉 예정이었던 '신과 함께-인과 연'은 오달수 출연 분량을 걷어내고 재촬영을 확정했다. 지난해 여름 촬영이 끝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측 역시 오달수 분량을 통편집했다. 이 드라마는 보통 첫 방송 전 홍보차 진행하는 제작발표회도 생략했다. 제작진은 연관없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이 오달수 하차를 의식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했다.

역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남궁연의 경우 경찰은 곧 정식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남궁연은 애초 강경 대응의 입장을 밝혔지만, 다섯 번째 폭로까지 나오자 이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 #미투,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

국내에서 미투 캠페인이 활발하게 펼쳐지자, 업계의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한 방송 관계자 B씨는 "방송사에서 지침이 내려왔다고 하더라. 회식에서 1차 이후 파하기, 노래방 가지 않기 등 논란거리를 만들 수 있는 일체 행동을 하지 말라는 지침인데, 앞으로 더욱 조심하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 배우기획사 관계자는 "중견배우들을 둘러싼 미투 논란이 연일 터지다보니 시나리오를 받으면 중견배우가 출연하는지, 누가 출연하는지 신경 쓰인다. 중견배우 분량이 없는 대본 위주로 보는 편이 마음 편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대중예술계는 상하관계가 뚜렷한 특수한 구조라 성폭력·성추행 문제가 더욱 극심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취약한 법제도를 보안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YTN Star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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