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2018.01.14.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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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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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메이커]는 신뢰와 정통의 보도 전문 채널 YTN의 차별화 된 엔터뉴스 YTN STAR가 연재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이커스들을 취재한 인터뷰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이때 창의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요를 창출하는 메이커스들의 활약과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 열여섯 번째 주자는 [천만] 메이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의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입니다.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몇 번씩 왔다 갔다 했습니다."

'신과함께'의 흥행 소감을 묻자 원동연 대표는 다소 안심한 얼굴로 이 같이 답했다. 이로서 원 대표는 2012년 1231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에 이어 또 다시 '천만 클럽'에 가입하며 '쌍천만 제작자'에 이름을 올렸다. "나는 대범한 사람이 아니다"고 고백한 원 대표는 "개봉 전 우울해하니까 주변에서 나를 위로하더라. 미안했다.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했지만, 나처럼 조증이 있는 사람이 망하면 정말 힘들다. 우울증 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라고 머쓱해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신과함께'가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국내 최초로 1, 2편이 동시에 기획되고 촬영까지 이루어진 영화의 총 제작비는 400억원에 달한다. 영화는 1편만으로도 2편의 제작비까지 모두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신과함께'는 인간의 죽음 이후 저승 세계에서 49일 동안 펼쳐지는 7번의 재판 과정 동안, 인간사에 개입하면 안 되는 저승차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원작은 망자가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경험한다는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뛰어난 상상력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게 하는 통찰력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같이 일하던 동료가 (웹툰을) 추천했다. 당시 연재 중이었는데, 몇 시간 만에 다 봤다. 이야기가 섹시하고 재밌었다. 곧바로 판권 구매를 요청했다. 사실 경쟁이 꽤나 치열했다. 내가 일본 만화 원작이었던 '미녀는 괴로워'를 리메이크한 바 있다. 주호민 작가가 우리에게 판권을 맡기게 된 큰 동기가 됐다. 그때 영화와 드라마 판권을 구매했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1년 판권구입부터 촬영과 개봉까지 6년 이상의 시간이 들었다. 원작의 내용이 방대해 이를 각색하는 과정이 꽤나 오래 걸렸다. 그는 "웹툰과 비슷하게도 해보고 완전 다르게도 해봤다. 잘 풀리지가 않아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을 만들었던 김태용 감독을 거쳐 '미녀는 괴로워'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김용화 감독이 최종적으로 작품 연출을 수락하면서 영화 제작에 가속도가 붙었다. 원 대표는 앞서 한 차례 연출 제안을 거절한 김 감독에 다시 한 번 부탁했다.

"김용화는 스토리텔러이면서 최고의 테크니션을 지닌 감독이다. 이야기를 직조할 수 있는 감독들은 많다. 그걸 테크닉과 연결시켜 구현할 수 있는 감독은 많지가 않다. 다른 영역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비주얼로, 영상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는데 테크닉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쉽지가 않다. 이야기를 예쁘고, 감동적으로 만드는 것과 그걸 구현하는 건 다른 영역의 일이다. 김용화는 그것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감독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독보적이지 않나. 그래서 다시 한 번 제안했다."

[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신과함께'를 영화로 만들기로 하면서 원 대표는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신과함께'를 꼭 영화로 만들어달라. 그러면 우리나라가 0.1%라도 착해질 것 같다"는 내용이었단다. 그는 "내가 사회를 교화시키고, 개혁하고, 정의를 부르짖는 놈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통해 0.1%라도 대한민국이 착해진다면 소임은 다 한 게 아닐까했다"며 "(작품을 통해) 분명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신과함께'에 대해 "관객들이 많이 봐야하는 숙명을 지닌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때문에 이야기는 최대한 쉽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물론 "뻔한 건 원하지 않았다"면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보편적 감성으로 만들되 그것이 너무 착하고 예상이 가능하지 않았으면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기술력은 둘째였다. 감정과 이야기, 캐릭터가 우선 순위였다. 기술력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서사를 제일 고민했다"면서 시나리오만 30가지 버전이 탄생된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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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의 주무대인 저승세계는 대부분 VFX(시각 특수효과)로 입혀졌는데, 김 감독이 수장으로 있는 덱스터스튜디오(이하 덱스터)에서 맡아 작업했다. 원 대표가 있는 리얼라이즈픽쳐스가 후방지원을 했다면, 김 감독이 대표로 있는 덱스터는 기술력을 발휘했다. 11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촬영했기 때문에 제작사의 부담과 책임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1개월가량 촬영 기간이 늘어진 것 외에는 큰 문제없이 감독의 지휘 아래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1, 2편을 동시에 찍다보니까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강행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름 여유롭게 찍었다. 다행히 예산을 오버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프로듀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쓸데없는 예술혼을 주장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다만 촬영기간이 길어지면서 여름 개봉 예정을 겨울 개봉으로 돌렸다. 여름에 개봉했어도 '군함도' '택시운전사'와 삼파전을 이룰 뻔했다. 우리의 운명인 거 같더라.(웃음)"

[Y메이커①] 원동연 대표 "'신과함께' 천만? 숙명을 타고난 작품"

원 대표는 '신과함께'의 드라마화도 추진 중이다. 그는 "원작이 워낙 방대하다보니까 드라마로 제작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미정"이라면서도 "올해 드라마 대본을 쓰고, 내년에는 제작을 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영화에서는 없앨 수 없게 없었던 진기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은 물론 덱스터와 원작에 충실한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이어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하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내보낼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도 덧붙였다.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2편 '인과 연'에 대한 힌트를 달라고 하자 "편집은 대략 끝이 났다. CG작업은 계속하고 있다. 김수홍(김동욱)이 삼차사의 49번째 귀인으로 나선다. 더 재밌고 훨씬 더 감동스럽다. 그야말로 웃기고 울린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 뒤 자신 있는 미소를 지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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