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빠져봐야 물'...'핫'한 서핑의 세계

[와이파일] '빠져봐야 물'...'핫'한 서핑의 세계

2020.07.01.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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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빠져봐야 물'...'핫'한 서핑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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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우연히 양양을 찾았을 때가 기억납니다. 엄동설한 속에서도 적지 않은 '용자'들이 서핑을 즐기던 믿기지 않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바닷 갈매기들을 벗삼아 어른 키높이 만한 파도까지 아랑곳 않는 모습. 동해안 일대 파랑주의보가 내려 해변 둘레길 산책까지 통제됐던 상황이 바로 전날이었는데 말이죠.

옷을 입어도 추운 날. 파도에 온몸을 맡긴 채 누구보다 행복해 하는 서퍼들을 보면서 서핑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결국 60년 만의 6월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주 강원도로 떠났습니다. 비치보이스의 명곡 'Wouldn't it be nice'가 저절로 입가에 머금어 졌습니다.





6월부터 폭염..탈출구는 서핑!

제주 중문, 부산 송정에 이어 최근 몇 년 새 '서핑의 메카'로 떠오른 양양. 파도타기에 적당한 바람과 일정한 수심도 그렇겠지만, 서울에서 불과 2시간 거리인 것도 큰 장점인 듯 보였습니다. 하필 비까지 내리고, 기온 역시 전날 30도에서 섭씨 20도 부근까지 떨어진 날씨에 어떻게 취재를 하나 걱정이 태산. 하지만 이 정도면 추운 것도 아니라는 수중촬영 전문가 송윤상 님의 격려에 힘입어 근처 인구해변과 죽도해변을 찾았습니다.


'열정만 있다면 발리도 부럽지 않아요!'

먼저 서핑숍과 카페의 아기자기한 소품 그리고 발리풍 그림, 빈탕 맥주가 눈에 띄었습니다. 보통 해수욕장 부근에 있기 마련인 주점이나 식당들 대신이랄까요. '서핑의 성지'라는 발리, 또 최근 동양의 하와이로 급부상한 타이완의 서핑 명소 '컨딩'이 떠오르는 다소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아직은 차가운 물...두툼한 뱃살 걱정 어쩌나

수온이 낮은 6월, 몸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 몸에 딱 달라붙는 서핑수트를 입자니 두툼한 뱃살부터 온몸이 다 드러난다며 나잇살 걱정하던 아내의 목소리가 파도소리보다 선명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나마 가장 진한 색깔 수트에 뱃살을 감추고 입수 준비 완료!




2시간이면 나도 서퍼...스트레스야 가라!

죽도해변에선 마침 단체강습이 한창이었습니다. 대부분 모래 위에서 기본동작을 배운 뒤 물로 들어갑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보통 한두 시간 타면 두세 번은 서핑보드 위에 선다는 게 강사들의 얘기였습니다. 코로나 국면에 휴직 중이어서 해변을 찾았다는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아예 서핑 시즌에는 일을 접고 파도만 좇는다는 열성 서퍼도 적지 않았습니다. "매일 새로온 파도가 새로운 느낌을 줘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서핑의 매력을 설명했습니다. 파도는 무섭지만, 빠져봐야 물이겠죠.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흔치 않은 느낌, 자유롭게 물결 위를 가르는 쾌감은 중독성까지 있는 듯 보였습니다.


















양양 수산항의 소박한 아름다움

가족 단위 서핑객이라면 투명한 물빛을 자랑하는 양양 군의 '내항' 수산항을 둘러보시길 권합니다. 마치 여행에세이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 편안한 풍경에 스며들 지도 모릅니다. 말미잘은 물론 희귀한 바다생물 '군소'까지 직접 볼 수 있을테니까요. 즐비한 개인요트들은 좀 과장하면 프랑스 남부해안 느낌도 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해안의 명물 먹거리 섭국. 자연산의 식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쫄깃합니다


강제(?) 국내여행...올 여름은 동해안으로!'

세계 최고 30미터 높이를 자랑하는 포르투갈 나자레의 파도. 서핑의 성지로 너무나 잘 알려진 하와이 오아후섬 북쪽 노스쇼어. 다 좋습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코로나 19가 종식된다 해도 빨라야 내년이나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올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코로나 청정지대이면서. 언어와 음식이 모두 친숙한 동해안 양양에서 생애 첫 파도를 갈라보는 건 어떨까요?

서봉국[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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