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기 빛내는 '흙투성이 슈퍼맨'...베테랑이라면 정근우처럼

황혼기 빛내는 '흙투성이 슈퍼맨'...베테랑이라면 정근우처럼

2020.05.27.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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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어디 가서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면 '꼰대'라는 소리 듣기 십상인데요.

잔소리 대신 실력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베테랑 선수가 프로야구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로 16년 차, 불혹의 나이를 앞둔 LG 정근우 선수가 주인공입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38살 베테랑 정근우는 매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중계방송 멘트 : 자 뜁니다. 홈에 옵니다. 홈에. 홈에. 세이프. 말씀하신 대로 정근우의 발이 1점이네요. 아직 살아 있는 정근우의 발!]

죽기 살기로 전력 질주한 뒤 마치 슈퍼맨처럼 몸을 던집니다.

[정근우 / LG 내야수(지난 24일) : (3루 주루) 코치님은 스톱 사인을 주셨는데… (그럼 사인 미스예요?) 사인 미스이긴 하죠.]

오심에 시선이 집중된 24일 경기에선 도루 2개를 포함해 세 차례나 그라운드 위로 날았습니다.

베테랑의 흙투성이 유니폼은 훈장처럼 빛났습니다.

[정근우 / LG 내야수(지난 14일) : 제 나이도 많다면 많은 나이인데 제가 경기를 나가고 안 나가고를 떠나서 팀이 이겼으면 좋겠고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와 1년 계약한 정근우에게 올해는 선수 경력의 9회 말과 같습니다.

전 소속팀 한화의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충격에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입니다.

[정근우 / LG 내야수 : 일단 야구 선수는 야구를 잘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서 초반에 잘 안 풀려서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14일 SK전 9회말 대타 끝내기 안타,

24일 kt전 2안타 2도루

26일 제2의 고향 한화 상대로 시즌 첫 홈런.

시즌 초반 주춤했던 정근우는 최근 고비마다 LG의 해결사로 활약하며 존재 이유를 증명했습니다.

[정근우 / LG 내야수 : 조금씩 더 좋아지는 모습으로 팬들께 찾아갈 테니까 LG트윈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선수 인생 황혼기에도 식지 않는 열정과 간절함은 팀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서 나옵니다.

[정근우 / LG 내야수 : 못해도 응원해주고 잘해도 같이 응원해주는 우리 아내한테 너무 감사하고요. 항상 아빠 '파이팅'하라고 하는 재훈이 지완이 수빈이한테 너무 감사해서 부끄럽지 않은, 열심히 잘하는 가장이 되겠습니다.]

그라운드를 날아다니는 베테랑 정근우의 투지에 LG는 26년 만에 우승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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