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고라니 등장?...대구 최영은 '시선집중'

K리그에 고라니 등장?...대구 최영은 '시선집중'

2020.05.26.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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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관중 없이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에서, 대구 최영은 골키퍼가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경기 내내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 '고라니'라는 이색 별명까지 얻었는데, 성대 결절 판정까지 받았지만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사슴을 닮은 순진한 외양에 반전 목소리를 뽐내는 초식동물 고라니.

K리그에 때아닌 고라니가 출몰했습니다.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동료를 독려하는 절규에 가까운 이 목소리.

대구 골키퍼 최영은 선수의 외침인데, 90분 내내 목이 터질 듯 외치는 샤우팅이 K리그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고라니, 익룡'이라는 별명에, 꿀물을 선물하는 팬도 줄을 잇습니다.

[최영은 / 대구 골키퍼 :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오면 슈팅을 주지 말라고 '나가, 나가'라는 소리를 많이 외쳐요. 실력으로 관심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얼떨떨한 것 같아요.]

관중 없는 코로나 시대라 유독 도드라질 뿐, 3년 전 대학생 때, 국가대표팀 훈련을 며칠 돕고 '7옥타브 골키퍼'로 소개됐을 정도로 샤우팅 역사가 깊습니다.

초등학생 최영은을 축구선수 길로 이끈 롤모델 이운재 골키퍼를 따라 하다가 성대 결절 판정까지 받았지만, 경기력의 일부라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최영은 / 대구 골키퍼 : (이운재 선수를) 많이 보다 보니까 아, 골키퍼는 저렇게 소리를 많이 쳐야 하는구나…. 그게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성대 결절인데 이 목소리로 평생 살고 있어요.]

파이팅은 이렇게 가득한데 K리그 생활은 가시밭길, 지난해 천금 같은 선발 기회에서 의욕 과잉 탓인지 허무하게 퇴장당했고 그게 2019년 유일한 경기가 됐습니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떠난 올 시즌 처음 주전을 꿰찬 프로 3년 차는 3경기 3실점, 준수한 활약에도 아직 배고픕니다.

[최영은 / 대구 골키퍼 : 전 경기 출장하고 0점대 실점률을 하는 게 제 가장 큰 목표인 것 같아요. 국가대표 돼서 월드컵 나가보는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무관중 시대, 뜻밖에 화제 인물이 된 최영은은 지난해 1만2천 석을 가득 메웠던 대구 홈팬 앞에서 '고라니 샤우팅'과 선방 쇼로 보답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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